안정한 / 예림북
저자는 서점 대표다. 아울러 책 소개 전문가이기도 하다. 10년이 넘게 텔레비전과 라디오, 신문 등의 매체에 1,000권이 넘는 책을 소개한 이력을 바탕으로 몇 권의 책도 펴냈다.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그런 저자의 결실이 담겨있는 결과물 중의 하나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정확히 반으로 쪼갤 수 있다. 앞부분은 독자의 단계를 구분한 것이고, 뒷부분은 언론 매체에 소개한 책 중의 일부 원고를 발췌하여 소개한 부분과 책 쓰기, 독서 노트 작성법 등 독서에 관해 알면 좋은 팁들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의 현재 직함을 고려한 듯 서점 사장님을 위한 팁도 마련해 두었다.
저자가 주장한 독자의 4단계는 리더(reader), 저널리스트(journalist), 프리젠터(presenter), 아서(author)로 나눌 수 있다. 각 단계별로도 라이트급, 미들급, 헤비급으로 나누어 독자별로 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를 제공한 것은 참신한 발상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다면 과연 독자로써 내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 책에서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자면 ‘책을 읽고 정리하는 사람’의 레벨인 저널리스트(journalist)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적어도 책을 읽고, 블로그에 도서 리뷰를 올리는 정도는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읽은 책을 발표하는 사람의 수준인 프리젠터(presenter)와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의미하는 아서(author)가 되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먼 것 같다.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독자의 4단계 중 아서(author)에 관련된 부분이다.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구체화 즉 사라질 수 있는 언어의 속성을 활자화한다는 측면, 실체화 즉 구체화된 글을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실체화시킨다는 측면, 실체화된 책을 통해 자기 브랜드화할 수 있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저자가 책을 쓰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다소 생경하면서도 참신한 이론이라는 느낌이 든다.
저자에 의하면 책을 쓰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점선면입체 방식, 블록 쌓기 방식, 스토리텔링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점선면입체 방식은 말 그대로 점(제목), 선(목차), 면(내용)을 설정해 놓고, 살을 붙여가는 확장형 기법이다. 블록 쌓기 방식은 일종의 압축형 기법으로 모아놓은 글들을 자기만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놓고, 이를 가감하여 원고를 확정 짓는 방식이다. 스토리텔링 방식은 마치 물줄기의 흐름처럼 유려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천재가 된 홍대리> 시리즈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열거한 방식들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혼용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읽고, 쓰고, 발표하고, 책으로 쓰기’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책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다양한 이론을 구체화하여 정립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독서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정리하고 발표하고 나아가 책을 쓸 수 있는 작가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독자로서의 발전적인 행보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비 작가들에게는 유용한 지침서가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