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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롱님 Nov 01. 2020

아이와 함께 미디어 보기: 3) 잡지

광고홍보쟁이 엄마표 미디어 놀이 #9


좋아하는 잡지를 물어보면 취향을 알 수 있었다. 소개팅에서 상대방에게 묻던 단골 질문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영화, 음악, 그리고 잡지로 사람을 파악하고 말을 이어가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결혼 전 개인적으로 소장하던 수많은 잡지들을 중고나라로 판매했다. 이후 업무적인 이유가 아니면 잡지를 펼치지 않았고, 지금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며 잡지를 본다.


출처: Pxhere

온라인 수업 과제로 잡지에서 음식 사진을 잘라 콜라주 활동을 하라는데 집에 잡지라곤 이케아에서 가져온 카탈로그가 전부였다. 어쩔 수 없이 이케아스런 음식들로 활동지를 완성했는데 아이와 잡지를 본 적이 언제였나 싶었다. 종종 집으로 오던 신세계백화점 매거진, 비행기 안에서 보던 기내지 외엔 별로 없었다.


근처 도서관에서 과월호 잡지들을 무료로 배부해준다고 하여 패션지와 남성지 몇 권씩 가져왔다. 책상에 엘르, 얼루어, 에스콰이어를 계절별로 섞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1) 같은 잡지를 찾아본다. 제목이 왜 다 영어냐고 묻는다. 왜 외국인이 있냐고.

2) 어떤 잡지일 것 같은지? 글쎄...

3) 각각 누구를 대상으로 만든 잡지일까? 에스콰이어는 남자가 보는 거고, 나머지는 여자란다. 여자 중에 구체적으로 누구냐고 물으니 할머니란다. 왜냐고 물어보니 할머니가 좋아할 것 같단다. ㅎㅎ  (외국인 모델 사진이 좀 나이 들어 보이긴 했다. ㅠㅠ)

4) 어떤 계절에 나온 잡지일까? 커버 사진만 보고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잡지를 구별해냈다. 핑크핑크한 Elle 3월호를 제일 먼저 골라냈다.



잡지(Magazine) 일정한 이름을 가지고 호를 거듭하며 정기적으로 간행하는 출판물이다. 책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내용의 글이 실리며, 간행 주기에 따라 주간ㆍ순간ㆍ월간ㆍ계간으로 나눈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잡지 커버엔 표제가 있고, 안에 담긴 기사들의 헤드라인이 있다. 특히 커버 모델은 잡지를 구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러 잡지가 놓인 서점에 있으면 모델별 스탑핑 파워를 느낄 수 있다. 가령 유명 셀럽이 등장한 잡지는 품절사태가 일어난다. (한때 부록 선물도 이런 역할을 했다.) 신문과 달리 전체 목차가 있다. 목차를 보며 패션, 뷰티, 피처 순으로 읽고 싶은 기사를 훑어본다. 그리고 편집장 레터… 이달의 잡지를 만들며 독자에게 전하는 인사말 역시 신문에서 볼 수 없는 코너이다.


출처: PxHere


표지 뒤에 주요 광고가 나오고, 패션, 화장품, 문화/음식/리빙/여행 등에 대한 기사들이 실린다. 이 기사를 쓰는 에디터, 사진 찍는 포토그래퍼, 모델들… 다양한 직업들을 살펴보며 계절별로 잡지들이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살펴봤다. 아이의 눈이라 패션 화보들 중 웃기다, 예쁘다, 재미없다 말한다. 소품으로 꽃이나 보석이 나오면 좋아서 가위로 자르기도 한다.


잡지를 보고 난 뒤 기사와 광고를 구별해봤다. 특히 애드버토리얼과 같이 광고와 기사의 영역이 애매한 기사들은 요즘 상단에 promotion이라고 붙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지만, 아직 영어를 모르는 꽁이에게 어려울 수 있다. 잡지별로 다른 광고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패션지와 남성지의 광고가 다른 것처럼 왜 담배, 술, 자동차 광고는 남성지에 있는지 이유를 얘기해본다. 아빠에게 이 잡지를 추천할까? 물어보니 안된단다.  



마침 학교에서 가을 주제로 잡지 속 사진을 잘라 콜라주 해보라는 숙제가 있었다. 가을 잡지를 골라 가을을 표현할 수 있는 화보를 찾아봤다. 가을 톤의 옷을 입은 모델, 가을꽃과 함께한 화보, 여행 기사 컷을 잘라 붙여봤다. 제목은 가을!  


이제 우리의 잡지를 만들어볼 차례다. 잡지들을 활용해 여러 테마의 10월호 잡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잡지 제목, 목차, 순서를 정한 뒤 냥이 멍이 풍의 패션 기사, 광고들을 콜라주하여 정리했다. 한끼식사, 디저트 등 얌얌 주제의 사진을 묶어 책을 완성하니 꽤나 잡지처럼 보인다. 편집장은 꽁이여서 표제를 만들었다. 이제 헤드라인도 뽑고, 에디팅도 해보자.




야옹멍멍 잡지를 만들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아할 사진과 글을 찾고, 얌얌 잡지를 보며 카페 도장깨기 할 수 있도록 시리즈로 발간해보자고 했다. 잡지로 취향 공동체를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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