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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바쇼의 하이쿠」 마쓰오 바쇼 읽기(14)
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고 돈다
정주할 수 없는 사건. 꿈은 머물지 않는다. 마른 주름 사이로 피어오르는 검버섯. 닳아빠진 열정은 뻑뻑한 관절을 일으키려 한다. 도저히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은, 황폐화된 그곳.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장소를 슬픈 눈은 어루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희미한 빛을 꿈꾸는. 흐릿해진 동공 안에 여전히 흐려지지 않은, 어떤.
(160p) 끝.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부제 : 아름다운 존재가 되는 미학수업)』 그린비 출판사, 2024년 3월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