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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믿는다는 것은?

[신앙]

by 싱클레어

사람은 누구나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 믿음은 신을 향한 믿음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가치관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일 수도 있고, 공자, 간디, 칸트 같은 사상가, 철학자가 말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믿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 가족, 친구, 사회에서 말하는 수많은 사회 규범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듣고 자란다. 그 이야기들이 개인의 자아를 형성하고, 살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결정한 대로 실천하고,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삶을 지탱시켜주는 무엇인가를 믿는다. 그 믿음은 생존에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한 사람의 행동 양식과 사고 양식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종교를 믿으면 네가 약하기 때문에 의지할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신을 믿든, 자라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믿든, 인간은 무엇인가를 믿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약해서 종교를 믿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기에 모두가 약한 것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누군가와 협동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니, 지구 상에 살아가는 모든 동물들은 타자와의 협력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타고난 육체적 능력이 동물보다 더 약하기에 누군가를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네가 믿고 있는 것이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고, 살아있게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후퇴시키고, 옭아매는 것인가?라고 말이다.


예를 들면, "돈이면 다 된다"라는 믿음은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돈으로 판단하며,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자신을 억압하고, 이 믿음으로 가족, 친구, 사회 관계에 적용할 때 그 관계들이 성장하는가? 아니면 갈등을 계속 유발시키고 있는 것인가? 만약 이 믿음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신을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체험했고, 예수의 가르침과 삶이 나를 성장시키고 살아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이 윤리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될 수도 없다. 예수도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내가 믿는 바를 쫓아 살아가려는 구도자 중 한명일뿐이다.


나에게 신을 믿는다는 것은 생명수와 같다. 나 자신을 뛰어넘어, 타자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모래알이 바다를 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연유로 예수의 가르침인 생명, 사랑, 평화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해석한 바를 이 매거진에서 나누고자 한다.





커버이미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미켈란 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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