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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는지 Oct 25. 2023

파타고니아: 지구를 구하기 위한 비즈니스

4가지 코어밸류

어제 댄비학교 가을학기에서 진행하는 파타고니아 코리아 환경팀 김광현 팀장님의 강연을 들었다. 

평소 관심있게 지켜봐왔던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에 대해 실무자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파타고니아는 단순한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가 아니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의 철학 아래, 파타고니아의 미션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울려간다. 그렇다면 지구를 위한 사업은 어떻게 전략적으로 성공해왔는가?


대다수의 기업들은 지구의 자원을 활용하여 제품을 제작하고 유통,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지구의 자원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한다면, 파타고니아는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파타고니아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가치를 추구한다.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은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지난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 심지어 2008년 금융 위기와 코로나 위기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흑자를 냈던 기업이다. 파타고니아가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파타고니아의 4가지 코어 밸류에 있다.





성공의 비결: 파타고니아의 4가지 코어 밸류  


첫 번째, 품질

파타고니아는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제품의 내구성이나 기능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품질의 일부로 간주된다. 여전히 본인들의 제품생산 활동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썸으로 만들지는 못 하지만, 그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본인들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하고 있다.  


- 재생원료 사용: 제품 생산에서 약 75~80%의 재생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의 생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까지 고려하고 있다. 더불어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인들의 작업환경까지 고려한다. 파타고니아는 폐그물을 재활용하여 원단을 생산하는 뷰레오와 협업하며, 폐그물 채취부터 원단화 과정까지 모든 단계에서 환경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 동물 복지: 파타고니아는 동물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거위나 다른 동물들로부터 원료를 취득할 때 그들의 복지를 고려한다.


두 번째, 환경 보호

'환경'이라는 단어는 파타고니아에게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파타고니아의 환경 보호는 이론이 아닌 다양한 캠페인과 환경 단체 지원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이루어 진다. 


파타고니아의 환경 보호 활동  


(1) 캠페인: 대표적으로 환경부, 지자체와 협업해 '푸른 심장' 캠페인을 통해 댐과 보의 철거를 통한 자연을 되찾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파타고니아는 이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데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4대강이 굉장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 해당 사업을 위해 약 250억 예산이 확보되어 있었으나 정권교체로 인해 예산도 사업도 공중분해 되었다고.. 댐과 보 관련해서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여전히 버려진 댐과 보는 철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2) 환경 단체 지원: 연간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지원한다. 

단체 지원 선정 기준은 지역성, 활동성, 긴급성이 잇는 단체에 집중하여 지원. 그런데 개인적으로 좀 놀라웠던점은 단체의 활동 성과/결과는 별도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뒤에 나올 임팩트 이야기와 관련이 있다. 

작년에 약 720억 매출을 내서 올해는 8억으로 45곳 지원 (예: 새만금 보전, 설악산 보전, 신공항 개발 등 ) → 따라서 한 단체당 약 2000~25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는다. 
긴급 활동 지원의 사례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설악산은 전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산이다. 만약 설악산이 뚫리면 전국의 모든 산이 쉽게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드는 꼴이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년 초 착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3) 기업 간 협업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세탁 과정에서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와 같은 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이 그대로 세탁물과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내려간다. 당연히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장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래도 강,하천, 바다로 방류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류회사인 파타고니아는 자사의 원단을 덜 빠지게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바로 세탁기의 기술적 진화였다. 이를 인식한 삼성전자와 파타고니아는 2년 전부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노력을 시작하였다. 이 노력의 결과는 2022년 CES 라스베가스에서의 가전 박람회에서 세상에 공개되었다.


첫 번째 개발 결과물로는 세탁시 섬유의 마찰을 줄이고 미세섬유의 분리를 최소화하는 '미세섬유 저감 세탁 코스'가 선보였다. 유럽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도 출시되었으며, 현재 기술로는 미세섬유 분리를 약 60%까지 줄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머지 40%의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어떻게 이 부분을 해결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두 번째로 선보인 개발물은 세탁기 외부에 부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필터'이다. 이 필터는 올해 6월부터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되었고, 내년에는 유럽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출처: 삼성뉴스룸 




세 번째, 탈관습 


파타고니아 대표는 모든 지분을 비영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회사의 수익을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한 해, 파타고니아는 6천만불의 이익(약 780억 정도)을 비영리환경 조직에 기부했다. 즉, 일년동안 사업해서 번 모든 돈을 기부한 것. 


파타고니아코리아는 8억 (올해 환경 기부금액)이 아닌 더 많은 금액을 환경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분으로 배당되는 모든 금액은 국가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출할 예정이며 우리나라에서 버는 모든 수익도 모두 환경에 지출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기사 헤드라인 캡쳐. 링크는 아래 참조



네 번째, 진정성 

파타고니아는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관계를 추구한다. 이것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다. 


보통 매출 타겟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과잉생산을 하는 다른 의료회사들과는 달리 파타고니아는 재고가 남는 것을 막고 과잉생산하지 않기 위해 재고 관리를 철저히 하며, 유행하는 제품이 있더라도 추가 주문을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파타고니아는 시장에서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위한 사업 모델을 지향한다. 만약 다른 의류브랜드처럼 추가제작을 한다면 기존보다 2-3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파타고니아는 진정성을 획득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할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쌓여서 진정성이 만들어졌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진정성, 그리고 환경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성한다.




"약숫물로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죠?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건 바위가 깨지느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물방울을 계속 떨어지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환경이슈 안에서도 강,하수 수질오염, 미세플라스틱, 국립공원 생태계 등 여러가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것을 알고 강연 마지막에 내가 파타고니아에서는 활동에 대한 환경 임팩트를 측정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팀장님께서 위와 같이 답했다. 


"약숫물로 바위를 뚫는다"는 말처럼, 파타고니아는 바위를 깨뜨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물방울을 꾸준히 떨어뜨리는 데 그 의미를 둔다. 즉, 파타고니아는 임팩트 자체의 측정보다 그 임팩트를 일으킬 수 있게 하는 꾸준한 노력에 더 큰 중점을 둔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은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잘 나타내주며,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적절한 성장에 대하여 

많은 기업들이 무한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반면, 파타고니아의 경영진은 다소 다른 접근을 보이고 있다. "어디까지 성장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무분별한 성장이 아닌, '적절한 성장의 마지노선'이 어디인지 찾는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성장의 한계는 어디인가?" 이 질문은 파타고니아의 핵심 가치와도 연결된다.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일까? 아니면 기업의 본질과 사명, 그리고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는 것이 더 중요할까? 이러한 질문들로 파타고니아의 경영진은 자신들의 비즈니스 방향성을 재평가하며, 더욱 건강한 성장을 위한 길을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파타고니아는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지구를 위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업의 성공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지구와 인류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파타고니아와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커버사진: 댄비학교 

삼성뉴스룸 https://news.samsung.com/kr/%EC%9D%B8%ED%84%B0%EB%B7%B0-%ED%95%B4%EC%96%91-%ED%99%98%EA%B2%BD-%EB%B3%B4%ED%98%B8%EB%A5%BC-%EC%9C%84%ED%95%9C-%EB%AF%B8%EC%84%B8-%ED%94%8C%EB%9D%BC%EC%8A%A4%ED%8B%B1-%EC%A0%80%EA%B0%90-%EC%84%B8 


파타고니아 창업주 4조원 전 재사 기부..왜? https://www.smart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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