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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May 16. 2024

일기 속 일기

책) 스타벅스 일기_권남희

일기를 좋아하는 일인으로 남의 일기를 읽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다 발견한 산문집 <스타벅스 일기>.

번역가인 권남희 작가가 딸이 독립을 한 후 빈둥지증후군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그곳이 스타벅스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딸을 이해할 수 없었던 작가가 이제는 그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매일 스타벅스로 출근을 한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스타벅스에 가고 싶게 만든다. 오늘도 스벅 가서 이 글을 쓰려다 역시 난 집이 편한 집순이이기에.. 스타벅스 가방을 쌌다가 다시 주섬주섬 꺼냈다. 심지어 무료 쿠폰이 있는데도 보류. 내가 이 정도니 평소에 카페 좋아하는 사람은 이 책 다 읽을 때까지 스타벅스에 여러 번 가게 될지도 모른다.


집안일도 자꾸 눈에 보이고 너무 편해 카페에 가서 책 읽고 글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이긴 하겠지만 나한테는 정해진 마감일도 없고 커피값도 아깝다. 나도 아직 안 해본 사이렌 오더에 관한 얘기, 자꾸만 사고 싶은 텀블러, 옆에서 주워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참 공감이 가고 대리만족도 된다. 그런데 우리 동네는 책을 읽거나 일하러 갈만한 카페를 찾기 쉽지 않다. 젊은 엄마들이 많은 동네라 오전에 카페에 가면 수다 떠는 그룹들이 꼭 있어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계속 가다 보면 그 정도는 적응이 된다고 한다. 나는 성격상 스터디카페를 더 선호할 것 같다. 저자는 여러 가지 스타벅스 신상 음료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아 다음에 가면 꼭 마셔보고 싶은 음료 리스트도 생겼다. 일도 하고 맛있는 음료도 마시고 모이는 별을 딸에게 선물할 수 있으니 그녀의 스벅 출근은 일석삼조인 셈이다.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엔 스타벅스 즐겨 가는 사람이 없다. 다 알뜰한 사람들뿐인가 보네. 아님 다 나 같은 집순이들이거나.


정말 위트 있게 글을 잘 쓰셔서 읽으면서 혼자 피식피식 미친년처럼 웃는다. 일본어번역을 하시니 일본 문화나 일본작가, 작품에 대한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페는 가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줄 때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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