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민화를 다시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갔는데 문이 닫혀 있어 쓸데없는 오기를 부렸다.
민화재료를 한 트럭 사려다가 참고 일주일을 기다렸다.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다시 금요일.
오늘은 민화 수업을 제대로 하고 왔다.
그런데!
선생님이 12월까지만 하고 더 이상 수업을 안 하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하지만 12월까지면 아직 두 달이 남았다.
선생님 덕분에 민화의 기초를 살짝 배웠고
아름다운 색들을 만들며 컬러에 대한 욕망을 해소했다.
이게 창작의 욕망인지 컬러의 욕망인지는 모르겠으나 하고 나면 뭔가 후련하다.
오늘 확실히 느꼈는데 동양화 물감 색은 너무 오묘하고 영롱하다.
유화나 아크릴, 파스텔, 색연필, 수채화 등에서 느낄 수 없는 색에 대한 만족감을 준다.
색을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서 그렇지 색칠자체는 어렵지 않아(바림은 섬세함이 필요하다)
어렵게 만든 색을 칠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아크릴처럼 완전히 불투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채화처럼 투명하지도 않지만 살짝 번짐(바림)효과를 내서 명암을 나타내는 기법이 신기하다.
명암을 나타내지만 원근법을 표현하지 않는 평면적인 그림이라니.
완전 매력적이다.
한번 민화의 세계에 들어서면 빠져나가기 힘들 것 같다.
글 창작 욕망은 브런치로, 색 창작 욕망은 민화로 풀기로 결정?
아니 이건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