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이토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을까. 어딘가에는 분명히 존재할 것 같은, 그리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으로 잠자리에 들게 하는, 오랜만에 가슴 설레며 또 깊이 몰입하게 한 책이다.
나는 보통 책을 읽을 때, 작가 소개와 작가의 말을 꼼꼼히 읽는 편이다. 이번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역시 구매하자마자 책 표지와 제일 첫 장에 적힌 작가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고 그 순간 나는 이 이야기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단번에 예감했다.
특히 작가 소개글에 적힌 '좋아하는 것은 8시간 푹 자고 일하기 싫어하는 것은 잠도 못 자고 밤새워 일하기'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아마도 누구나 공감하는 아주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현대인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은 작가의 이력이나 학력이 담겨있는 소개글에 이 책의 작가는 아주 짧지만 강렬한 문장으로 자신이 왜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에 바로 빠져들 준비가 되었다.
평소 기억에 남는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는 작가처럼 나도 꿈을 참 많이 꾼다. 좋아하는 연예인과 키스를 하는 꿈을 꾸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쫓기며 도망치거나 울고불고하기도 한다. 피를 흘리거나 똥꿈을 꾼 날은 로또를 사기도 하고 아리송한 꿈을 꿨을 때는 항상 인터넷에 꿈해몽을 찾아보기도 한다. 가끔은 신비한 꿈(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내 꿈에 찾아왔었고, 지인이 피를 철철 흘리는 꿈을 꾼 날 그가 크게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을 꾸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마치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 마냥 우쭐해지기도 했다. 데자뷔도 여러 번 경험하고 그래서 그런지 꿈을 잘 믿는 편이다. 또, '일어날 일은 꼭 일어나고야 만다.'라고 생각하고 그러니 벌어지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보내자는 주의이다. 그래서 유독 이 책의 꿈속의 세상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고, 내가 마치 그 세상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빠져들 수 있었다.
무엇이든 가능한 게 꿈이지만, 깨버리면 모든 게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것 또한 꿈이다. 이 책은 꿈의 이런 양면성을 잘 버무려서 새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세상에 언제든지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왜냐하면, 한 번도 꿈을 안 꿔본 사람은 없을 테니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 덕분에 잠들기 전 오늘은 어떤 꿈을 살까 고민해보는 시간도 즐겁고, 내 다리에 얼굴을 기대어 세근 세근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우리 집 강아지를 볼 때마다 꿈 백화점 4층에서 꼬리를 흔들며 꿈 쇼핑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미소 짓게 된다. 그리고 부디 우리 모두 매일 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만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