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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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의 일입니다. 카투사로 봉일천에 있는 부대에서 공병으로 복무했구요, 그 부대는 몇 년 전에 이라크로 파병돼 한국에는 더 이상 있지 않습니다. 부대가 떠난 자리에는 아파트와 공원이 들어섰구요.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2002년 중학생이던 미선이 효순이를 숨지게 한 부대입니다. 저는 99년에 제대해서 당시 뉴스를 보고 어떻게 사고가 발생했을지 바로 파악이 가능했었구요. 당시에 아고라 등에 관련해서 글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요. 오늘은 이 관련해서 글을 쓰려고 하는 건 아닌데요, 하지만 계속 기억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서 언급하고 들어 갑니다.
군대에서 발목을 다친 적이 있습니다. 미군과 함께 농구하는 중에 아프리칸 아메리칸인 하사와 리바운드 경쟁을 하려 같이 뛰어올랐는데, 공중에서 서로 부딪히고 그분은 살포시 공을 잡고 내려오고 저는 튕겨서 불시착을 했습니다.
왼쪽 발목이 심하게 꺾여 덩치 큰 미군이 저를 엎고 병원으로 갔는데요, 인대를 다쳐 깁스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훈련 일정 때문에 2주 만에 풀고 훈련에 참가해야 했구요. 그 결과로 왼발목 인대가 손상된 채로 굳어져 고질적으로 덜렁덜렁거리게 됐습니다.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자주 발목이 꺾이고 잠시만 통증을 느끼고 아프지는 않고요. 습관성 탈골이 아닌 습관성 삐끗이 생겼습니다. 산재 아닌 군재라 해야 할까요.
며칠 전에 제대로 왼쪽 발목을 삐끗했습니다. 보통의 삐끗은 한 5-10분 정도 통증이 살짝 오다 사라지는데, 이번에는 며칠 째 계속되네요. 압박붕대의 도움을 받고 있구요. 몸과 마음에서 무게추가 어디로 가는지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추운 날씨에 발에 문제가 생기니 마음도 덩달아 삐끗 거리는 느낌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과 몸의 관계는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마음과 머리가 몸을 통제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내 마음을 탓하고 나를 탓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자책감과 죄의식이 많이 있었는데요, 신체심리학을 전문으로 하는 분께 상담을 받으면서 새로운 지점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자세, 행동, 호흡이 내 마음과 머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체험하면서 스스로를 너무 옥죄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가짐만으로 안 되는 지점이 있는데 모든 걸 마음가짐으로 해결하려 했으니까요. 현재는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잡으려 노력 중인데요, 물론 쉽진 않네요. 몸의 소리를 너무 듣지 않고 살아와서 감각을 깨우는 데도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음만으로 살아온 세월이 길다 보니 자꾸 몸의 목소리를 놓치고 예전 상태로 돌아가려 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오늘은 2005년 데뷔한 밴드가 몽니가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올해 1월에 발표한 싱글을 골랐습니다. 글 내용과는 상관없을 수도 있는데요, 제가 요새 들으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은 곡입니다.
곡 소개에서 가져왔습니다.
밴드 ‘몽니’ 정규 5집 세 번째 선공개 곡 ‘오늘 밤’
몽니의 정규 5집 세 번째 선공개 곡 ‘오늘 밤’은 그 시절에 사랑했던 순간과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곡으로, 설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그대를 향한 아쉬운 마음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풀어낸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몽니는 그 시절의 감성을 표현하고자 보컬과 악기 모두 빈티지한 사운드로 담아냈다. 특히 레트로한 드럼톤과 드라마틱한 스트링 라인이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며 곡의 중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 기타 솔로의 하모니가 아련함을 더해냈다.
"오늘 밤 당신의 미소만 볼 수 있다면
난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참 사족으로 군복무 이후 국가대표에게 정신력으로 버티고 싸우라고 하는 뉴스나 해설자들을 보면 바로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체격과 체력이 다른 상대를 악으로 깡으로 싸우라고 하는 건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못하면 니들 탓이다.'라고 하는 아무말 대잔치라는 생각에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