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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한 주피 Feb 15. 2021

도솔미도.. 동요를 만들다

Photo by �� Janko Ferlič on Unsplash


요즘 취미로 음악을 배우고 있습니다. 음악 쌤이 동요를 만들어 보라는 숙제를 냈는데요. 제 조카 두 명을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 사인받아달라 했던 첫째 조카와 한 욕심하는 둘째 조카를 컨셉으로 했구요. 먼저 기타로 코드 진행을 대략 정하고, 가사를 끄적이고 음을 붙였습니다. 만들어 놓고 보니 가사를 쓰면서 조카와 저라는 화자 둘을 등장시켰더라구요. 조카의 눈높이와 제 입장이 살짝 부딪히는 지점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제3자의 입장에서는 금방 파악하기 힘든, 약간 '어랏, 이게 뭐지'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들어간 가사가 나왔습니다. 화자를 정확히 정하고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제 눈에는 자연스러운 이야기겠지만 타인이 봤을 때는 헷갈릴 수 있음을 놓쳤던 건데요,  화자를 정하고 이끌고 가는 작업의 중요함을 배웠습니다. 


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자와 주제를 정하고 일관성 있게 가야 하는데 이 얘기하다 저 얘기하다 나1과 나2, 나3 등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면 저는 당연히 이해하지만 어쩌면 읽는 이에게는 꽤 불편한 글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물론 의도적으로 여러 화자를 등장시켜 깔끔하게 엮지 않는 한 말이죠. 마치 한 땀 한 땀 수놓듯이요. 


그리고 또 하나 든 생각은 동요를 너무 오래 잊고 살아서, 아이들 또는 초등학생의 눈높이를 잊고 지낸 거 같습니다. 그들이 아는 단어, 말 빠르기, 음 높이 등 도요. 화자를 정한다는 건 매우 큰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A가 아니라 A의 나이, 나이에 따른 추측 가능한 생각의 영역과 신체능력, 학력, 배경 등 디테일을 자세히 부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아무튼 다음 주 숙제도 동요 만들기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잘 만들면 좋겠는데요. 언젠가는 제 노래를 이 곳에 올려보는 날이 오겠죠. 아마. 아마. 그럴 수 있겠죠? 


오늘 노래는 가수 이주영의 신곡 '눈이 내린다'를 골랐습니다. 이아립씨가 피처링으로 참여했구요. 제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눈'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물론 가요이니 어릴 때 감성의 곡은 아니지만 눈이 주는 아릿한 속성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이주영은 94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데뷔는 20여 년에 했지만 작년에서야 정규 1집 <이주영>을 발표했구요. 이 앨범도 참 좋습니다. 

이주영 / 눈이 내린다 (feat. 이아립) - Official MV


믹스테이프는 지난 포스트에 올린 몽니 곡을 포함해서 레트로 풍의 발라드로 묶어 봤습니다. 

오늘의 믹스 테이프 듣기

 - 몽니 / 오늘밤

 - 잔나비 / 처음 만날 때처럼

 - 카더가든 / 아무렇지 않은 사람

 - 015B & 양파 / 6월부터 1월까지

 - 최고은 & 한대수/ 물 좀 주소 

 - 김나영 / 니 말대로 

 - 다비치 / 내 사랑 내 곁에 

 - 정준일 / 첫사랑 (feat. SOLE) 

 - 재주소년 박경환 / 터 

 - 이적, 토이, 윤종신, 10CM, 잔나비, 마마무, 정승환 / 걱정 말아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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