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심한 주피 Mar 02. 2021

라이브 클럽 방문기 -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공연

Photo by  Steve Harvey  on Unplah.com  


며칠 전에 홍대 작은 까페 겸 공연장에서 공연을 봤습니다. 코로나로 온라인 생중계와 소수의 관객만 신청받아 진행했는데요,  아티스트는 예전에 믹스테이프로도 올렸던 가수 예람입니다. 밴드셋으로 라이브를 한다기에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궁금해서 서둘러 신청했습니다. 

예람 정규 1집 <성> 앨범 표지

-> 예람 노래 듣기


그런데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음향에만 신경 쓰다 보니 현장의 확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섞여 있는 공연을 보면서 회사에서 수도 없이 했던 생방송 또는 녹음방송 형식의 라디오 공개방송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특히 코엑스 광장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했던 공개방송에서 아찔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방송 10분 전 최종 테스트할 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생방송 들어가는 순간 현장 확성이 죽어버렸죠. 라디오로는 프로그램 시그널이 나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엔지니어에게 빨리 현장 확성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그분은 방송은 괜찮다고 문제없다고 괜찮다고만 하시고 무대를 채운 관객들과 아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진행자들과 바로 이어서 나올 가수들은 생각은 전혀 없었죠. 하긴 그분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개방송 때 f(x) 라이브를 잡으면서 마이크를 중간중간 빼먹어 MR 위주로 녹음하신 분이니까요. 아무튼 다른 엔지니어가 문제를 해결해서 오프닝 하는 중에 확성을 틀어 현장에서는 라디오 시그널이 중간부터 나오는 어이없는 일이 있었는데요. 진행자들에게는 제 눈빛과 손 신호로 시그널이 나가고 있다고 자연스레 진행을 부탁했고 그들을 무리 없이 잘 해결했구요. 


아무튼 오프라인과 온라인 콘서트를 같이 진행하는 건 두 곳으로 소리를 내보내야 합니다. 문제는 오프라인의 소리와 온라인의 소리는 그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가는 소리가 달라야 한다는 거구요. 그래서 공개방송 제작에서는 현장 용 콘솔과 방송진행 용 콘솔 두 개로 구성하여 같은 마이크로 수음되는 소리를 서로 다르게 조절하여 내보냅니다. 현장에서는 스피커와 관객, 공간, 주위 소음, 사람 등 여러 조건이 더 추가되고 그에 비해 방송은 수음되는 소리로만 조절하면 되기 때문에 둘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간단하게는 소위 말하는 에코(리버브란 표현이 맞습니다)의 양도 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제 열렸던 공연은 현장의 음향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온라인으로 쏘는 소리를 그대로 확성시켜 현장에선 조금은 듣기 불편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여러 곡에서 포인트인 '하늘에선'님의 비올라 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드럼의 하이햇, 심벌 소리도 약간 어긋난 날카로움을 느끼게 해 신경을 건드렸고, 노래 진행 중에 변하는 악기 편성에 따라서 보컬과의 밸런스도 계속 조정해 줘야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또한 콘솔 프로그램을 노트북으로 구동해서 마우스로 믹서를 조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정확도 면에서도 어려움이 있고 순간순간 대응하기에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태블릿으로 연동하거나 터치 스크린이 가능한 방식이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기술적인 측면과 비용 면에서 아는 게 적기 때문에 하는 불평일 수도 있지만요 


작은 클럽이란 환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앞으로 클럽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다면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기스튜디오(@senggi studio)라고 홍대에서 라이브와 스트리밍을 동시에 하는 공연장이 있는데, 그 팀이 만드는 고퀄에 대해서는 존경과 감사를 하게 됐습니다. 기회 되시면 생기스튜디오 유튜브(방문하기)와 현장 공연 관람도 추천드립니다 


또한 공연 중간에 세팅 문제로 잠시 멈춤이 있었는데, 현장에서는 해프닝이면 이해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환경이 천차만별이며, 그런 해프닝 앞에선 참여자의 시선이 바로 다른 곳으로 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장만큼의 집중도가 있는 곳은 절대 아닐 거며 온라인 상 시청자의 참을성은 기대보다 무지 짧은 게 사실일 테니까요. 


라이브클럽이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공연으로 어떻게든 새 길을 뚫어보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챙겨야 하는 사항도 많구요.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구요. 하지만 가야 하는 길일 테니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 한 발씩 물러서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소개드릴 행사가 있습니다. 


3월 8일부터 3월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입니다. 

제가 중년이라 이 이미지를... ^^;; 


팬데믹 앞에 공연장이 사라지는 현실에서 라이브 공연장을 중심으로 한 인디 음악의 커뮤니티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행사로 온라인 공연 페스티벌입니다. 크라잉넛, 브로콜리너마저, 카더가든, 다이나믹듀오를 포함하여 여러 인디 뮤지션이 함께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방문하시면 만날 수 있구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https://saveourstages.cc)


오늘의 노래는 밴드의 곡으로 골랐습니다. 

'별빛이 내린다'의 주인공 밴드 <안녕바다>가 2018년에 발표한 정규앨범 타이틀 곡입니다. 

 안녕바다 / LOVE CALL (M/V)


'별빛이 내린다'는 <안녕바다>가 2009년 발표한 첫 미니앨범 수록곡인데요, 당시에도 인기를 얻었지만 나중에 국민가요로 다시 인기를 얻었죠. 


그리고 최근 나온 노래 중에서 몇 곡으로 믹스테이프를 만들어 봤습니다. (믹스테이프 듣기) 

 - 개코 / 마음이 그래 (feat. 권진아) 

 - Jimmy Brown / 하애졌어 

 - 쓰다 / 잠도 오지 않는 밤에 (feat. 김도마) 

 - 다린 / 스파클 

 - 쓰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캐스커 / 소인 

 - 유라 / 미미 (MIMI) 

 - 서교동의 밤 / 눈물 나는 밤 (feat. 수민(sumin)) 

 - 나이트오프 / 친구 




작가의 이전글 정동진 바닷가 첫 경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