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바라고 있었다.

by 조아


글마다 메세지를 만들어라. 퇴고 1차 할 일이었다. 2주동안 어찌해야하나 고민만 하다 시간을 흘려보냈다.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메세지를 적었다. 썼다 지웠다를 여러번. 지우개는 어느새 한쪽 모서리가 눈에 띄게 짧아져 있었다. 공책 옆에는 지우개 가루가 지저분하게 널려있다. 밤 11시에 시작해 메세지 하나를 겨우 적었을 뿐인데 어느새 새벽 1시다. 그마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숨이 나왔다. 공책을 덮고 잘 준비를 했다. 샤워를 하면서도 물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느껴지지 않았다. 옷을 입으면서도 단추 채우기에 헛손질이 났다. 이토록 글을 못 쓰다니.


글을 못 쓴다는 느낌을 글을 쓰는 날마다 가지는 느낌이기는 하지만 유난히 강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다. 초고를 시작한 지 일주일 되던 때이다. 다섯 시간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는데 한쪽도 채 채우지 못했다. 그마저도 글이 엉망이었다. 억지스러웠고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았다. 노트북을 덮은 뒤 한참을 엎으려 일어나지 못했다. 글을 이렇게 못 쓰다니. 능력이 이렇게 부족하니 이대로 초고를 완성할 수 있을지 겁이 났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난 지금 초고는 완성되었다. 미약하기는 하나 그때보다 분명 지금 글솜씨가 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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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보다 실력이 늘게 만든 방법은 무엇이었는가. 바로 꾸준함이었다.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는 사실에 거의 매일 키보드를 두들겼다. 세 시간 동안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던 날도 있었지만 겨우 십 분밖에 앉지 못했던 날도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했다. 총 90장이 넘는 초고를 완성하는 동안 실력은 서서히 늘었다. 점차 글쓰는 속도가 빨라졌고 글을 읽기에도 훨씬 나아졌다. 실력이 늘게 만든 건 매일 쓰는 꾸준함이었다.


오늘 겨우 두 시간 앉아 메시지를 쓰면서 좋은 글이 나오길 바랬다. 재능의 일확천금을 바랬던 것이다. 나는 종종 돈 뿐 아니라 실력에서도 일확천금을 바랬다. 며칠 시도하고 실력이 늘기를 바랬다. 돈도 일확천금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실력또한 일확천금의 가능성은 제로였다. 단 며칠만에 실력이 늘길 바라는 바램은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 겨우 며칠 해보고 안 되면 포기했다. 난 재능이 없나봐 혹은 난 역시 안 되나봐 라고 말하면서.


일확천금의 마음 대신 느리지만 꾸준함을 챙겨야 했다. 묘사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묘사글에 실력이 늘은 것쳐럼 메세지 쓰기도 일단 꾸준히 해봐야 하지 않을까. 단 며칠만에 만족스러운 실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은 도둑놈 심보이다. 해야 한다는 마음을 놓지 않고 시간을 투자하는 꾸준함이 천금은 아니더라도 한푼쯤은 얻는 길임을 이제 경험으로 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게 무엇이 되었든 순식간에 잘하는 비법은 없다. 비법의 요행을 바라는 순간 실패로 갈 수밖에 없다. 우직하게 꾸준하게 시간을 투자하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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