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교사까지 위협하다
우리 반은 힘의 관계를 맺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서로 자기보다 힘이 더 센(그렇다고 판단한) 친구한테는 조심스럽고
자기보다 힘이 약한(그렇다고 판단한) 친구한테 위협적으로 대합니다.
개장 약한 아이는 친구들의 위협을 받기만 하고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많은 아이들이 서열 안에 있었습니다.
서열에 없던 아이들마저 서열화의 영향을 받았고 점차 그 영향이 커집니다.
반 분위기가 서열에 영향을 받다 보니 다음과 같은 현상이 보입니다.
ㅡ힘이 가장 센 아이는 다른 아이를 말이나 신체적으로 억압한다. 우리 반 제일 힘이 센 아이는 때리진 않지만 몸을 누르거나 조이는 행동 등으로 힘을 과시한다.
때리면 혼나기에 교사에게 혼날 행동을 드러내게 하지 않는다.
ㅡ친구를 구박하고 지적함으로써 말로 친구를 억압한다. 교사가 지적할 때 일부러 큰 소리로 주변 아이들을 구박하고 지적한다. 겉으로 보면 교사의 훈육을 도와주는 듯하기도 해서 교사는 그런 행동을 제지할 구실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구박과 지적을 당한 아이들은 주눅이 들고 위축이 된다.
ㅡ서열의 중간단계에 있는 아이는 자기보다 힘이 센 아이의 눈치를 본다. 동시에 친구를 억압하는 행동을 따라 한다. 자기보다 힘이 약한 아이를 말로 구박하고 신체적으로 힘을 쓴다.
ㅡ서열의 낮은 단계의 아이들은 이미 교실 안에서 평판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다. 과거의 이미지 등으로 인해. 이 아이들은 억압을 끊임없이 당한다.
ㅡ교실의 분위기는 두려움으로 휩싸인다. 힘이 센 아이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다른 아이들은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한다. 동시에 서열 낮은 아이를 더 많은 아이들이 무시하고 싫어한다.
사진출처 언스플래시
교실에는 불편하고 불안한 기운이 감돕니다.
서열의 위, 중간에 있는 아이들은 낄낄거리고 목소리가 점차 커집니다.
서열의 아래에 있는 아이들은 항상 불안하고 눈치를 봅니다.
서열에 끼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에게도 영향이 올까 조심스러워지고 불안해 신경질적으로 변합니다.
무엇을 바로잡으려 해도 피해와 가해가 뚜렷하지 않으니 교사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습니다.
딱히 때린 것도 아니고 욕을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서열의 중간단계에 있는 아이들이 종종 드러나게 때리거나 물건을 망가뜨리는 행동을 해서 혼내고 지도했지만 전혀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서열화를 가장 주도하는 아이를 혼낼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드러내어 친구에게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기에 훈육할 거리가 애매했습니다.
한두 번 조언의 방식, 훈육의 방식을 시도해 보았으나 꾸짖을 구실이 충분치 않아 오히려 별거 아닌 걸로 혼내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위의 상황이 반복되자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자 필요한 순간 알맞은 훈육을 하지 못했습니다.
혼란 속에 저는 힘을 잃어갔고 다른 시스템마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더 규율을 잡고 혼을 내 보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반발하는 역효과를 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입에서 교사를 신고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온 걸지도 모릅니다.
정확하게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니
교실에 힘이 센 아이들은 더 힘이 세지고
불안한 분위기에 아이들은 교사 탓을 하게 되겠지요.
거기에 교사가 더 엄하게 하고 무섭게 하면
문제에 대한 원인을 교사라 생각하고
교사에 대한 반감이 커집니다.
교사가 무력감에 힘이 빠지니 힘이 센 아이들은 교사의 힘을 넘으려 시도하게 된 듯합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교사ㅡ> 학생들의 실망ㅡ>교사는 큰소리를 내거나 규율을 잡는 등 억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함ㅡ>학생들의 반발ㅡ>무력감에 교사는 힘이 빠짐 ㅡ>교사의 힘을 학생이 가져가는 시도를 하고 더 교사를 무력하게 함.
그래서 우리반 아이들은 교사의 힘을 가져가려는 시도의 하나로 교사를 신고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온 듯합니다.
한참을 교실 서열화와 싸워온 저는 좌절했습니다.
게다가 신고한다는 말까지 나오자 아이들이 두려워지기까지 했습니다.
사진출처 언스플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