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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 Jan 21. 2021

온라인 졸업식을 했습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1월이 시작되면서 나의 작은 도시 유. 초. 중. 고등. 특수학교 모두 전면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고 졸업식도 불가능해졌다.


온라인 졸업식이라니......


전면 원격으로 전환된 후 매일 아침, 아이들과 줌으로 만났다. 서로 얼굴을 보며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놀이를 했는지 이야기했다. 또 집으로 보낸 꾸러미 중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어떤 날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같이 부르기도 했고 또 어떤 날에는 동화를  읽어주기도 했다. 이렇게 열흘쯤 아이들과 줌으로 만나 이야기 나누고 동화를 들려주다 보니 졸업식날까지 왔다. 결국 졸업식 날도 등원은 불가능해서 온라인으로 하게 되었다.


졸업식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할지는 큰 고민이었다. 동영상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시청하도록 할까?라는 생각도 해 봤는데 역시 아이들과의 소통이 더 중요하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진행하며 서로 축하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전혀 졸업식 같지 않은 일명 ‘수다’ 졸업식이 되었다.


상장을 받을 때는 

‘누가 이 상을 받을 것 같아? 누가 이런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니?’

물어보며 같이 진행했다. 아이들과 생각이 똑같아서 여러 번 놀랐다. 같이 상장을 읽어주고 박수를 쳐주었다. 친구 이름과 사진이 나올 때마다 열심히 박수를 쳐주던 아이들 모습이 떠오른다.


화면 속에서의 졸업식. 애국가도 열심히 불렀다.




개학 연기로 평상시보다 짧은 일 년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쌓인 우리의 공감은 참으로 소중했다. 한 번뿐인 유치원 졸업을 이렇게 온라인으로 하게 되어 무척 미안하고 안타까웠는데 매 순간 공감해 주고 웃어주고 또 종알종알 이야기해 주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정말 행복했다. 함께 한 시간이 쌓이며 만들어낸 공감, 힘든 시간 속에서 전우애처럼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 그 어느 순간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힘든 시간(나의 힘듬에 비할 수 없을 만큼 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분들이 있음을 당연히 안다.), 나를 살게 하고 웃게 한 것은 언제나 아이들이었다. 언제나 깔깔깔 넘어가게 웃는 아이들에게 삶의 태도를 배웠다.


뭐 그리 고민하고 힘들어 하나..
그냥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면 되는 거지.


그 여름, 우리의 소중했던 바깥놀이


단순한 듯 하지만 순간순간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배우며 함께 성장한 시간이었다. 늘 고민 투성이, 걱정쟁이 선생님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알고 꿈꾸게 해 준 고마운 내 사랑둥이들. 그 아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서로에게 써주던 소중한 편지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너무나 보고 싶은 나의 사랑둥이들,

너희에게 우리 이야기를 아름답게 쓰고 싶다고 했는데 그래서 세상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감동을 주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해서 아름다웠던 이야기를 이렇게 평범하고 감동 없이 쓰지만 언젠가 글을  성장시킬  있는 사람이 되겠노라 약속해.  
우리 서로 응원해주자.

고마운  사랑둥이들,
정말 많이 보고 싶구나.

언제나 많이 웃는 행복한 사람이 되렴.”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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