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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 Nov 15. 2022

비 오는 날 그리고 슈룹

비 오는 날 부모의 대처 방법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부모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까?

1. 아이가 비를 맞지 않도록 최대한 커다란 우산을 펴주고 나는 비에 젖더라도 아이가 젖지 않도록 한다.
2. 작은 우산이라도 함께 우산을 들고 걷는다.
3. 아이에게 비 올 때 쓸 수 있는 우산을 쥐어준다.
4.  비 오는 날 부모는 왜 꼭 무언가를 해야 하는가? 비를 맞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예시가 적합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어릴 땐 세상의 나쁜 것은 다 막아주고 보여주고 싶은 좋은 것만 담아주고 싶었다. 세상이라는 비 한 방울 젖지 않도록 걸음걸음 길을 따라 지붕이라도 만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런 방법은 옳지 않음을 알고 있다.



  

  슈룹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슈룹이 무슨 뜻일까 찾아보니 ‘우산’의 옛말이란다. 드라마의 영어 제목은 ‘The queen’s umbrella’이다. 우산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얼마 전 우산에 대한 글을 적지 않았던가? 이 무슨 우연의 일치? (혹시 궁금하다면 아래 글 참조~^^)

https://brunch.co.kr/@sera1112/39


드라마 ‘슈룹’ 포스터


  세자가 되기 위한 왕자들의 경합과 엄마들의 치열한 대처방법을 보여주는 드라마인데 극 중 엄마들은 아들들을 위해 커다란 슈룹을 펼치기도, 길을 따라 지붕을 얹기도, 아예 비바람 속에 슈룹 하나 없이 던져두기도 한다. 삐뚤어져 보이는 모성도, 모성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둔 야망도, 진정한 사랑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혜수가 분한 주인공, 화령은 현명하고 대범하여 아들들이 위기를 넘기도록 도우며 시시때때로 사이다를 날려준다. 상황에 따라 슈룹을 펼치기도, 접기도 하는데 변화하는 대처 방법 속에서도 한결같은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어떻게 대처해 가는지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근본에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가 있다. 변함없는 사랑, 신뢰가 있다면 아이는 삐뚤어지지 않으리라 믿는다. 가끔 다른 길로 가더라도 다시 돌아오거나 혹은 그 길 위에서 분명 자기 길을 단단히 걸어갈 것이다. 아이를 굳건하고 단단하게 하는 것은 슈룹의 유무나 방법이 아니라 그 근본에 깔린 부모의 사랑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적당히 비, 바람을 맞혀야 하고 나아가 스스로 헤쳐나갈 힘을 키우도록 옆에서 격려해 주어야 함을 알고 있다. 실수도, 실패도 하면서 길을 돌아가 본 사람만이 조금 더 큰 실수와 실패에도 단단히 다시 설 수 있음을 안다. 글로, 머리로 아는 이 것을 실천하기까지 무지한 엄마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 우산을 몰래 숨기고 언제든 펼쳐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한 걸음 조금 더 ‘부모다워지고 있는’, 여전히 엄마가 처음인 내가 다시 묻는다.


비 오는 날, 부모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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