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너무 객관적이야. 방해되니까 손 좀 봐" 마피아 보스의 지령처럼 들리는 이 말은 이탈리아 명문클럽 유벤투스 FC의 전 단장 루치아노 모지가 UEFA 심판배정 부위원장 파올로 베르가모와의 통화에서 했던 말이다.
지목된 사람은 축구심판 콜리나와 로베르토 로세티였고 이 '칼초폴리'(2006년 발생한 이탈리아 축구계의 승부조작과 심판매수 스캔들)로 인해 새롭게 조명받은 콜리나는 이탈리아 심판고문역과 UEFA 심판위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 1월 22일부터 FIFA 심판위원장에 선임되었다.
레전드 선수들이 넘쳐나는 축구계지만 역대 최고의 심판으로 불리는 사람은 '콜리나' 단 한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축구뿐만 아니라 세계 전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심판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 반칙을 포착하는 매의 눈을 가졌음에도 옐로우 카드와 레드 카드에는 신중해서 심판이 경기를 주도했다는 말을 듣지 않았기에 아무리 거친 선수라도 그의 판정에 불복하거나 따질 수 없었다. 오죽하면 아주 드물었던 오심조차도 선수들이 '그라면 제대로 봤을테지' 넘어갔을 정도다. 명백한 오심으로 판명났을 때 그가 보인 태도는 쿨한 인정과 반성이었다.
성공한 인물들이 대개 그러하듯 그의 명성은 남다른 노력의 성과다. 판정에 참고할 사항들을 철처히 분석하고 파악했는데 선수들,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과 관계, 두 팀간에 얽힌 역사, 팀별 전술, 코칭스타일, 심지어 선수들의 주발까지 반드시 미리 파악하고 나서야 출장했다.
뿐만 아니라 자기관리에도 철저해서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 식단은 물론이고 경기장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체크하는 루틴을 유지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선수와 팬의 존경뿐만 아니라 심판들이 선망하던 레전드급 심판인 그가 비디오 판독 (VAR)도입 초기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는 사실이다. 일견 의외로 받아들여지겠지만 그의 입장은 단 하나의 이유로 단호했다. "올바른 판정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총선 기간동안 숫자에 불과한 1에 방송 제재를 가하는 방심위, 전세계 유래없는 투표장 대파 반입금지 조치를 한 선관위, 소관이 아님에도 총선직전 특정후보의 대출 건을 편법이라고 중간발표한 금감위, 유력 정당 대표를 투표 하루 전에도 법정 출두시킨 사법부는 실로 군부독재를 압도하는 검부독재의 실상을 파노라마로 펼쳐 보여주었다.
우리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사실은 이제 명제에 가깝다. 거기에 더해 이미 구제불능에 빠진 언론과 개혁 일순위인 검찰은 차치하더라도 엄정해야할 감독 행정기관과 사법부마저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의 심판 역할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일부의 바램처럼 AI 법정이 도입된다면 이는 콜리나의 발 뒷꿈치에도 미치지못하는 그들의 도덕과 양심, 권력에 굴종하고 일신상의 안위에만 집착한 무소신과 무책임의 소치다.
※ 이탈리아에 가보니 다들 혀 굴리는 된 발음을 하더라. 필시 본토 발음으로는 꼴리나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