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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떠나고, 꿈 꾸는 삶

건강한 결핍, 삶의 동력을 만들어 낸다

by 꿈꾸는 철이


삶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의미를 잃기 쉽다. 글쓰기와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창작과 탐험의 과정다. 이 두 가지는 나를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하며, 내면의 결핍을 동력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글쓰기, 내면의 정리와 욕망의 발견


브라이언 딜런은 에세이즘에서 글쓰기를 “할당된 지면을 채우고 다음 마감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안도감을 찾는 행위라고 했다. 나는 ‘브런치스토리’ 플랫폼에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며 이 안도감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가정과 직장에서 느끼는 소소한 깨달음을 적는 것만으로도 “뭔가를 쓰고 있다”는 만족감이 컸다. 예를 들어, 몸에 오는 통증을 기록하면서 그 의미를 알게 되고, 잘 못된 자세 등의 개선을 실천하며 건강이 좋아지거나, 성격이 많이 다른 아내와의 일상을 기록하고 쓰면서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플랫폼에 구독자가 생기고 그들의 “공감표시”를 보며 단순히 지면을 채우는 것을 넘어 “더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났다. 이 욕망은 도파민을 깨웠고, 나는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글쓰기에 쏟게 되었다.


여행, 낯선 세계와의 만남


여행은 글쓰기와 닮았다. 둘 다 낯선 세계로의 탐험이며,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자전거 국토 종주를 하며 땀과 바람 속에서 내 한계를 시험했고, 동해안 기차 여행에서 창밖으로 스치는 바다의 잔잔함에 마음이 차분해졌다. 제주의 비양도에서는 푸른 바다와 바람이 부는 언덕 위에 서서 완벽한 행복이 아니라 미완의 아쉬움을 느꼈다. 섬 끝자락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끝없는 가능성을 암시했지만, 그곳에 닿지 못한 아쉬움은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수덕사에서는 새벽 맑은 공기 속 스님의 목탁 소리에 고요함을 만끽하며, 일상에서 잊고 있던 내면의 평화를 되찾았다.

여행이 낭만만은 아니었다. 돈에 따라 경험의 깊이가 달라지는 자본주의의 단면도 마주했다. 예를 들어, 고급 호텔에서의 여유와 저렴한 민박(시골집)에서의 불편함은 새로운 풍경이지만, 다르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경주 남산에서 만난 여행자, 수덕사의 스님, 비양도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 등 각각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가 당연시했던 세상의 관점을 뒤흔들었다. 그들은 내게 다른 삶의 방식과 가치를 보여주며, 세상은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넓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도파민, 결핍이 만드는 동력


이 모든 경험의 중심에는 도파민이 있었다. 가바사와 시온의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에서 말했듯, 도파민은 새로운 자극과 보상을 추구하도록 뇌를 움직인다. 완전한 충족, 즉 “부족함 없는 삶”은 오히려 도파민 분비를 줄인다. 성공한 유명인이 모든 것을 이루고도 삶을 끝낸 소식을 접하며, 나는 행복이 고요한 만족이 아니라 부족함과 도전 속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런치에서 구독자가 늘 때, 새로운 여행지에서 낯선 풍경을 마주할 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결핍이 만들어낸 도파민의 선물이었다. “욕망이 지연되는 것, 언제나 조금 아쉬운 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취미로 시작한 기타 레슨에서 처음 생각한 기대만큼 되지 않을 때의 실망감은 더 많은 자료와 영상을 찾아보고 연습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더 성장한 기타 연주를 즐기며, 느낀 기쁨은 또 다른 도파민의 순간이었다. 행복의 “파랑새”는 새장 속에 가둘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새로운 도전과 성취 속에 있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


이제 나는 일상에서 오늘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도파민을 자극할 방법을 고민한다. “행복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깨달음은 중요하지만, 감사만으로는 활력 있는 삶에 한계가 있다. 건강한 결핍을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글쓰기를 이어가되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글, 혹은 시나 소설 같은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싶다. 첫 시도가 어설프더라도, 고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나를 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이끌 것이다.

여행도 일상의 일부로 더 자주 하고 싶다. 하루 이틀 시간을 내어 국내의 버스나 기차 여행을 다니고, 긴 휴가가 가능할 때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처럼 낯선 대륙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꿈꾼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짧은 에세이나 영상으로 기록하며, 이를 브런치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공유하고 싶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쓰는 일상은 설렘과 성취감을 줄 것이다. 타인의 피드백과 연결은 또 다른 도파민의 원천이 될 것이다.

아쉬움, 행복의 씨앗
글을 쓰고, 여행을 떠나고, 꿈을 꾸는 삶의 핵심은 작은 도전과 결핍을 즐기는 마음이다. 매일 짧은 글을 쓰거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거나, 악기 연주 같은 새로운 취미를 배우는 것은 거창하지 않지만 도파민을 꾸준히 자극한다. 구독자, 친구, 커뮤니티와의 연결은 그 기쁨을 배가시킨다.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도 새로운 꿈을 꾸는 균형을 유지하고 싶다. 아쉬움은 나를 멈추게 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행복의 씨앗이다. 나는 매일 작은 도전으로 글을 쓰고, 여행을 떠나고, 꿈꾸는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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