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교회가 궁금해서 탐방 예배 다닙니다.
장마 시작이다. 각종 매체에서는 역대 최대 비가 내린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 오후의 세찼던 바람은 약간 잦아든 듯하다. 출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갤럭시탭, 키보드, 약간의 간식 등을 백팩에 챙겼다. 이어폰을 왼쪽 귀에 꽂고 현관 바닥에 있는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비도 온다는데 오늘은 집에서 영상으로 예배드릴까 하는 잠깐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출발했다. 오늘은 강남의 대형교회 사랑의 교회로 간다. 지도앱으로 검색해 보니,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집에서 나왔을 때 약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10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에서 8시 10분에 출발했다.
교회 주변으로 안내하시는 분들이 보였다. 예배당 위치를 물었더니 지하 3층이라고 알려 줬다. 예배당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예배가 시작되었고, 대표기도가 끝날 때까지 입구에서 대기시켰다. 찬양대의 찬양이 시작되기 직전에 예배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먼저, 기도를 드렸다. 찬양대의 아름다운 곡조를 들으며 앞쪽과 좌우를 둘러보았다. 찬양대원들이 악보를 보지 않고 모두 외어서 찬양을 하고 있는 모습과 선율이 천사들이 하나님을 경배하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예배당의 규모가 대단했다. 타원형의 예배당은 내가 본 예배당 중에 가장 컸다. 단상, 성가대석, 성도들이 앉는 의자와 전면의 대형 스크린까지 최신식 공연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도 잘 꾸며져 있었다.
오늘 말씀은 사도행전 13:1~5절이다. 사회자와 회중이 교독으로 읽고 5절은 함께 읽었다. 다음으로 세계적인 설교자인 브라이언 채플 목사가 소개되었다. 설교의 제목은 '성령님의 선교'였다. 안디옥교회의 선지자들과 교사들인 바나바, 시므온, 루기오와 사울이 같은 교회에서 함께 사역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함께 교회 지도자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전했다. 열정적이고 간결한 메시지가 은혜와 감동을 주는 시간이었다. 나는 통역을 의존하지 않고 영어 설교를 듣고 이해하려고 귀를 더욱 쫑긋 세웠다. 들릴 듯 말 듯 머릿속에서 해석하는 사이에 통역해 주시는 분의 음성 쪽으로 나의 귀가 먼저 가서 통역내용을 귀 속으로 빨아들였다. 작년 우간다 갔을 때 한국인 선교사가 설교하면 영어와 우간다 현지어로 통역했던 시간이 잠시 오버랩됐다.
설교가 끝나고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가 나왔다. 헌금시간이다. 헌금위원들이 각 맡겨진 위치에 질서 정연하게 헌금주머니를 들고 섰다. 헌금 특송을 여성이 부를 때 헌금 주머니가 헌금위원의 손에서 예배자의 손으로 넘어갔고, 옆사람으로 전해지고, 뒤로 전달되면서 내 손에까지 왔다. 헌금 주머니를 받아서 옆사람에게 넘겼다. 헌금주머니에 헌금을 넣지 않는 분들이 상당히 보였다. 헌금주머니를 돌리는 상황은 많이 어색했지만, 헌금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헌금을 넣지 않는 사람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불특정 다수인들 앞에서 헌금을 넣지 않았던 나도 이 교회에 나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익명성 때문인지 나도 전혀 의식되지 않았다. 교회 행사 및 소식 안내, 찬양, 공동체 고백, 찬양, 축도 등으로 예배가 끝났다.
나는 옆사람이 나오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빠르게 의자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나가는 쪽으로 따라 나갔다. 예배당에 내려올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는데 빠져나갈 때는 계단을 이용해서 나왔다. 그 통로는 교회 밖 외부로 연결되어 있었다.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예배당을 가느라 사랑의 교회를 둘러보지 못해 다시 교회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1층 넓은 홀에 안내데스크, 새신자등록처, 카페와 서점 등이 위치하고 있었고, 사람들로 붐볐다. 서점이 내 발걸음을 이끌었다. 거기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서점에는 대부분이 기독교 서적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사랑의 교회를 설립하신 옥한음 목사의 책들도 많았다. 그 좌측으로 현 담임목사인 오정현 목사의 책도 여러 권 보였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책들을 눈으로 스캔했다. '고난은 선물이다'는 책이 눈에 들와 왔다.
그 책을 펴서 작가 소개, 머리말과 목차를 읽었다. '고난은 선물이다'는 책이 내 눈을 끌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고난은 홀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 온지가 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난과 함께 나에게 왔던 여러 가지 행운들을 글로 정리한 적이 있다. 소제목과 일부 초고만 써 논 상태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고난과 조정민 작가의 '고난이 선물이다'는 고난에 대한 거의 같은 의미를 갖고 있었다. 어려움을 견뎌 내고 나면 나도 모르는 성장과 행운이 함께 하고 있음을 나는 나의 삶 속에 알게 됐다. 책이 함축적이면서 간결하여 책장이 잘 넘어갔다. 책 읽는 사이에 점심시간이 되었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교회에 식당이 있냐고 물었더니 13층에 있다고 해서 올라갔다. 가격은 5천 원, 메뉴는 한 가지였다. 콩나물비빔밥으로 배추된장국과 세 가지 반찬이 나왔다. 쪽파와 참기름, 참깨 등으로 만든 간장을 밥에 넣고 비볐다. 맛이 달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 치웠다. 단백질이 부족한듯하여 간식으로 준비해 갔던 삶은 계란 2개를 더 먹었다. 든든했다. 1층으로 내려왔다. 로비를 지나 중앙광장을 거쳐 옆 건물로 갔다. 들어서는 입구에 안내자들이 인사하며 맞이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눈으로 둘러보고 광장으로 다시 나왔다. 아침에 내리던 비도 그치고 엷은 햇볕이 비췄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사랑의 교회 건물을 둘러보았다. 양쪽으로 세워진 현대식 유리 건축물이 번쩍이며 빛을 반사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세상의 빛인 사랑의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2024. 6. 30. 주일. 사랑의 교회에서 예배드린 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