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iopea / Mint Jams / Alfa Records
거진 30년 만에
새 레코드판을 사봤다
가격은 10배 정도 뛰었더라
원판으로 친다면 5배 정도?
30년 만에 그 정도 가격이면
나쁜 건가 착한 건가
갖고 싶은 앨범이
차고 넘치지만
요 놈을 고른 이유는 분명타
큰 그림 탓이다
앨범 제목처럼
민트잼 유리병과
잼을 막 뜨는 수저가 그려져 있다
이런 1차원적인 갬성, 너무 좋다
팝아트스러운 톤앤매너에
시원한 컬러감 또한 멋지다
탁자인 듯 민트잼 컬러를 받쳐주는
노란색 배경 또한 탁월하다
무엇보다, 잼라벨에 그려진
카시오페아 빨간로고 너무 마음에 든다
뭐랄까, 분명 기계로 찍어낸 듯한 느낌을 주려 했으나
손으로 그린 것임을 숨길 수 없는
그 어찌할 수 없는 아날로그적 한계가
오히려 그림을 살렸다
볼 때마다 너무 흐뭇한 탓에
레코드판들 사이에 끼워 놓기 아까워
거실에 액자 대용으로 놓아봤다
5만 원짜리 소리나는 그림을 얻은 셈이다
(라고 아내를 설득했다)
물론, 직사광선이 두려워
레코드판은 다른 레코드판과 함께 두었다
'동향 아파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쨍한 아침햇살'을 조명삼아
라이브 앨범이다
하지만, 모르고 들으면
누구도 라이브 앨범이라 생각지 못할 것이다
녹음 완성도도 높고
연주 또한 노련하고 여유롭다
시원하고
상쾌하다
민트같다
사이사이
현란한 기교들은
탄산같다
그래서 나에겐
민트잼보다는
민트사이다같다
사실,
‘Mint Jams’란 앨범제목은
이미지적인 것 외에도
숨은 뜻이 또 있다고 한다
Mint라는 단어는 앨범 콜렉터들 사이에서는
‘새것과 다름없는, 최상급의’로 쓰인다
‘급’이라는 단어와 붙여서 ‘민트급’이라고들 한다
Jam은 재즈의 ‘Jam Session’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재즈 멤버들이 모여 악보 없이 즉흥적으로 맞춰보는
공연형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두 가지를 조합해 보면
‘최상급의 즉흥공연’ 정도로 풀이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미리 정해진 곡들을 연주한 것이지
즉흥공연은 아니다
찔려서인지
한 가지 장치를 더했다고 한다
바로 멤버의 이름을 조합하여
만든 일종의 ‘아나그램’이라는 것이다
Noro Issei
Mukaiy Minoru
Sakurai Tetsuo
Jimbo Akira
이 바닥에도
쓸데없는 데에 힘주는
나 같은 카피라이터가 살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