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대학 졸업 후 서른 일곱이 되는 지금까지(아! 이젠 38살이구나) 잡지 기자로 살았지만 두 아이 양육에 대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퇴사를 결정, 어느덧 4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어쩌다보니 프리랜서' 입니다. 글도 쓰고, 아이들도 돌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기회가 되면 장사도 할 요량으로 시부모님이 쓰시던 사무실을 물려 받았으나, 공간을 꾸미고 계획한다는 게 말처럼 쉽진 않았어요. 짐을 비우고, 바닥을 깔고, 벽면을 칠하고, 책상을 들여놓고... 상상으로는 참 별거 아니었던 일들을 힘겹게 힘겹게 달팽이 걸음처럼 해나가고 있는 1인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공간이 탄생했는지, 또 이 곳에서 어떤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지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은 어떻게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까?
한 켠에 물건을 팔아볼까?
의미있고 좋은 물건들의 쇼룸을 자처해 볼까?
하루 한 분씩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 5분 분량의 1인칭 에세이를 써드릴까. 이걸 모을까?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잠들기 전 아드레날린을 뿜어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만한 진전은 없었어요.
늘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미했던 제 인생을 돌아보니자신이 없어지네요.
하지만 이럴까? 저럴까? 왔다갔다하는 마음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훗날 좋은 자산이 될 것 같아
1분 1초가 아쉬운 마감 날 이런 끄적임을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ps 저는 언제쯤 잘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