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브런치에 합격했다', '나는 오늘 작가가 됐다'에서 이미 밝혔듯 나는 7번의 낙방과 8번의 도전 끝에 브런치의 작가 타이틀을 얻었다. 타이틀을 얻자 자만하는 마음이 생겼고, 활동도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간간이 올리는 글 중 '창작'이라기보다는 '배설'에 가까운 글들도 있었다. 작가 타이틀을 얻는 순간부턴 좋든 싫든 공인이 되는 것인데, 그 무게를 알지 못하고 스스로를 가벼이 여겨 쓴 글들이 결국은 탈이 났다.
한동안 공사장 소음으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조용히 자습을 하고 있는데 무자비하게 두드려대는 공사 소음에 학생들 보기도 민망하고, 화도 난 상태에서 두서없이 감정을 따라 적은 글을 브런치에 올렸다. 공사장 소음으로 시작한 글이, 점차 격앙되는가 싶더니, 최근 마음을 무겁게 하던 일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던 일들을 인과관계없이 나열하기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에게 돌팔매질을 한 격이 되고 말았다.
생각 없이 뱉은 말이 날카로운 흉기가 되어 누군가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걸 뼈 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기억을 되짚어 보고 사정을 살피는 동안에 내 잘못을 알게 되면서, 나의 경솔함에 견딜 수 없이 낯이 뜨겁다. 사실 무슨 말로도 속죄가 될 수 없겠지만, 자숙의 의미로 한동안 브런치 활동은 중단할까 한다. 성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충분한 자숙의 시간을 가지지 않고서는 스스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더 큰 실망만 안겨드릴 것 같아 그렇게 결정하였다. 또한 스스로를 돌아보고 충분한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한 발판으로 삼자는 뜻이기도 하다.
사과는 늘 어려운 일이다. 죄송하고, 미안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엔 배움이 짧고 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하지만 서툴게나마 내 경솔함이 당신에게 상처가 되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그간 당신과 나누었던 대화들에 진심 아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음을 꼭 전하고 싶어 이렇게 부랴부랴 거친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
학생들도, 학부모님들도, 심지어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도 마음대로 들어와 제 글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란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짧아 죄송합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순간부터 저만의 작업 공간이 생겼다고 기뻐하며, 어느 순간부터 교사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배설에 가까운 글들을 써서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좋은 글은 늘 독자들의 감정과 입장을 두루 헤아리는 것이어야 함을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번 절절하게 느끼고 또 배웠습니다. 저의 경솔함과 거친 글들이 상처가 되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신중한 마음가짐으로 언행을 삼가고, 제가 선 위치의 무게감에 어울리는 근력을 키우겠습니다. 한 번의 말과 글로 넘어가기보다는 실천하는 모습으로 증명하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채찍질로 알고, 한동안 자숙하는 의미로 글은 쓰지 않겠습니다. 제 경솔한 감정 표현에 크고 작은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제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