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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역띠 Apr 25. 2022

코로나 이후로 지구는 얼마나 더 아파졌을까?

_작은 습관 하나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면?


△ 위 이미지는 www.istockphoto.com에서 발췌하여 차용하였습니다. :)



코로나 이후 일회용품 사용량은 얼마나 증가했을까?


일회용 마스크, PCR, 신속항원검사 키트, 일회용 수저, 일회용 컵, 알코올 소독 티슈, 일회용 위생 장갑…


다른 건 몰라도 일회용 마스크와 각종 일회용 검사 도구의 사용량은 어마무시하게 증가했을 것이다. 그로 인한 환경 오염도 어마무시할 것이고. 이런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줄일 수 있는 쓰레기는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 이 기회에 무의식적으로 범하고 있었던 일회용품 사용의 사례들을 정리하고 내 습관들도 점검해 보도록 하자.






일단, 간단한 것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겠지. 

내가 쓰는 일회용품이 뭐가 있을까. 사실 별로 없다. 카페 가면 쓰는 일회용 빨대 정도. 그런데 이마저도 요즘은 잘 안 쓴다. 그냥 컵에 입을 대고 후루룩 마시면 되니까 굳이 빨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일회용품보다는 '내 것'을 마련해 두고 오래 쓰는 편이다. 아, 최근에는 작은 위생 비닐을 매일 한 장씩 사용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먹을 과일들을 싸고, 다 먹고 남은 과일 껍질을 담아가기 위한 것인데 요것도 작은 도시락통을 준비하거나 해서 비닐 사용을 줄여야겠다. 안 그래도 매일 비닐 한 장을 쓰는 건 좀 너무했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먹고 남은 과일 껍질은 일회용 위생 비닐에 싸서 버린다. ;ㅁ;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자가용을 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주유를 해야 하니까, 결국 화석 연료의 소비 주체가 되고 만다. 이제 아이도 곧 태어날 것이고, 산모를 위해, 또는 부모님을 모시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는 자가용을 운용해야겠지만 출퇴근길이나 혼자 어디 좀 다녀야 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는 편이다. 대중교통에 적응하면 좋은 게 내가 운전대를 놓게 되니 이동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 책을 봐도 좋고, 글을 써도 좋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다. 그리고 주차를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이동 중 어디 딴 데 잠깐 들르기도 좋다. 게다가 은근 걷는 시간이 많아져 운동도 되고, 최근에는 날씨도 많이 풀려 따릉이 6개월치 정기권을 끊어 출퇴근길 역에서 집앞까지 타고다니는 중이다.


반납 시 나오는 "하늘이 떠 깨끗해졌어요"라는 문구는 정말 그런 것 같아 기분을 좋게 만든다. :)



웬만하면 대용량으로 구매하기. 

나는 꽤 다양한 물건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고 있는데, 몇몇 상품은 편의성 차원에서 소분되어 있는 형태로 구입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탄산수 300ml, 콜드브루 원액 30ml, 아몬드 브리즈 190ml, 닭가슴살 100g, 하루견과 20g… 뭐 이런 것들인데 대부분 대용량 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지만 나의 편의를 위해 사실 소포장된 상품으로 구입하는 것이다. 소포장된 상품을 이용하면 편한데, 이게 죄책감이 들 정도로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비닐 쓰레기가 어마무시하게 나오는데 비닐만 따로 모아 재활용한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대용량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웬만하면 대용량으로 구입하려고 노력 중이다. 단백질 파우더 5kg, 쌀 20kg, 가루 세재 5kg, 굵은 소금 3kg… 뭐 이 밖에도 시리얼, 각종 간식들, 샴푸, 화장품 등 대용량으로 살 수 있는 건 대용량으로 산다. 대용량 상품의 비율을 점차 높여가야겠다. 아참, 그리고 비닐 쓰레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에는 시중에 "무라벨"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생수 쪽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생수를 구입해서 먹는 사람들은 이 무라벨 생수를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사실 무라벨로 제품을 출시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렵기 때문에 불리한 측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하나도 없다. 환경도 지키고, 나중에 분리수거할 때 라벨을 따로 분리 배출할 필요도 없고. 적극 추천이다. 무라벨 생수.


소분된 포장 커피와 무라벨 상수



배달 음식 자제. 

이건 환경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항목이다. 역시 문제는 편리함이다. 이 편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저녁 시간, 굳이 주방을 들락거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손가락질 몇 번이면 직접 한 것보다 맛있고, 자극적인 그런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진짜 어마무시한 양의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를 생성해낸다는 것이다. 진짜 어마무시하다. 나는 다 쓰고 남은 큰 쌀자루나, 강아지 사료 봉투를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는 용으로 사용 중인데, 일주일에 두세 번만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포대를 넘쳐 흐른다. 어디 둘 데도 마땅치가 않다. 게다가 배달 음식에 사용된 플라스틱 용기에는 각종 양념과, 기름기 등이 묻어 있어 세척도 일이고, 세척을 해도 완전히 깨끗해지지 않아 고역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분리수거장에 가 보면 제대로 세척도 되어 있지 않은 플라스틱 용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처럼 배달부가 그릇을 회수해 가는 것도 아니고, 100% 일회용기를 사용해 버리니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로 인해 배달 문화가 성행하고, 업체가 우후죽순 성장한 건 일견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레기가 나와서야… 후손들에게 면목이 없고, 일단 보기에도 좋지가 않다. 이제 슬슬 코로나도 종식되어 가는 분위기이니, 가능하면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 건 어떨까. 그냥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든지.



육식 줄이기.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육류의 소비라고 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가금류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이들의 몸을 키워 고기량을 늘리기 위해 먹이는 사료는 탄수화물 비율이 매우 높아 메탄의 형태로 배출된다고 한다. 소 네 마리가 뿜어내는 메탄 가스의 양이 차 한 대 수준이라 하고, 이들의 배설물은 주변 하천, 토양 등을 오염시켜 심각한 환경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 자, 여기까지는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육류를 계속 소비해야겠냐는 것이다. 나는 편식이 매우 심하고, 고기가 없으면 밥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한다. 마음 같아선 채식에 동참하고 싶지만, 그건 나를 죽이는 방법이니 아쉽지만 포기했다. 대신 식사량과 함께 고기의 소비량도 줄여보기로 했다. 그래서 요즘은 대용량으로 고기를 구입해다가 손질 이후 소분하여 냉동시켜 놓고서, 식사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꺼내어 요리해서 먹고 있다. 그마저도 메인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국에 조금 넣는다거나, 볶음 요리에 곁들이는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다진 고기를 써 조리를 하는 것도 좋다. 식감은 덩어리 고기에 비해 덜하겠지만 고기의 향과 맛은 충분히 우려낼 수 있다. 다음 주쯤에는 아내와 함께 사찰 음식을 먹으러 가볼 예정이다. 채식을 즐기는 아내와 달리, 육식파인 나에게는 고역인 시간이 되겠지만 그래도 경험해 보고 싶다. 이렇게 조금씩 노력하는 것과 노력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꽤 크지 않을까? 아예 먹지 말잔 얘긴 못 하겠다. 그건 나부터 못 하니까. 대신 좀 줄이는 것만이라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요리할 때 사용하는 냉동 차돌박이. 두 팩 정도 사 두면 꽤 오랫동안 사용한다.








요컨대, 환경 보호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 독립 투사의 마음으로 아예 고기를 끊고, 아예 일회용품 사용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무분별하게 매 끼니마다 고기를 먹고, 매 순간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의식을 가지고 줄이는 건 이런 우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예 끊으라는 것이 아니다. 좀 줄이자는 얘기다.


최근 같이 이것저것 공부하는 선생님 한 분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말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 주시니 할 말이 없다. 그런 선생님을 곁에서 자주 보다 보니, 나도 환경 문제에 예전보다는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떤 블로그를 보니 스팸 메일함을 자주 비워주는 것만으로도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이것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사실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우리 모두 조금씩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실천하자. 그러다 보면 조금쯤 기분 좋은 나날들이 지금보다는 많아지지 않을까? 어제보다 좀 더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어제보다 햇볕이 덜 따가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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