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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26. 2024

부럽다 부러워!-2

상상에 빠진 동화 0484 어쩌면 좋아!

2. 어쩌면 좋아!




풀잎 위로 이슬이 고였다.

벌레들이 살짝 건드리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언덕 위 나무 아래서 하얀 토끼 한 마리가 들판을 향해 달렸다.

고양이 <망치>에게 똥 싼다고 따라오지 말라고 한 하얀 토끼 <흰둥이> 었다.


<망치>!

야생화 꽃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토끼를 기다렸다.


호숫가에서 새까만 것이 들판을 향해 걸어왔다.

너구리였다.

밤마다 

들판에서 놀다 하천으로 돌아가는 너구리 <탕탕>이었다.

<탕탕>은 들판에 사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흰둥아>!

거북이랑 달리기 시합할래?"

달려온 토끼를 보고 <탕탕>이 물었다.

<탕탕>은 하얀 토끼를 <흰둥이>라 불렀다.


"거북이는 하지 않을 거예요!"

들판에 사는 동물들은 <거북이와 토끼> 경주를 다시 보고 싶었다.

하지만

토끼는 달리기 시합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거북이를 잘 설득해 볼게!"

<탕탕>은 토끼를 따라가며 또 말했다.

사실

토끼가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에서 지면 잡아먹기로 했었다.


"설득해도 소용없어요!"

토끼는 거북이 마음을 알았다.


거북이는 겸손했다.

자신이 이긴 경기에 대해 자랑도 하지 않았다.

거북이는 토끼와 경주하면 이길 확률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연히 

한 번 이긴 경주에 대해서 거북이는 자랑도 또 누군가에게 말도 하지 않았다.

달리기 잘하는 토끼가 느린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졌다는 소문이 들판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거북이 녀석!

한 번 이겼다고 다시는 경주를 하지 않겠다고 하다니."

<흰둥이>는 거북이를 원망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거북이를 찾아가 달리기 시합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들판!

그곳에서 <탕탕>은 거북이를 찾았다.


"경주를 하겠데!"

토끼는 다가온 <탕탕>에게 물었다.


"아직!

대답이 없어."

<탕탕>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 하길 바랐다.

경주에서 토끼가 지면 가장 먹고 싶은 토끼 간을 빼먹을 생각이었다.


"토끼 간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데!"

<탕탕>은 들판에 사는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했다.


장미꽃 넝쿨이 꿈틀거렸다.

하천에 사는 족제비 <통통>이었다.

장미꽃 넝쿨을 밀치며

<탕탕>과 <흰둥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이봐!

토끼 간보다 너구리 간이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족제비 <통통>은 너구리 <탕탕>을 놀리는 게 즐거웠다.


"누가!

누가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니는 거야."


"그건!

소문이 아니고 사실이야.

호랑이!

그 녀석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고 <통통>이 말하자


"뭐라고!

호랑이가 그렇게 말했다고."


"그래!

너구리 간을 먹었더니 맛있었다며 자랑했어."

<통통>이 신나게 말했다.


"언제!"


"며칠 전!

저기 바위 위에서 자랑했어."

<통통>은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

<통통>은 호랑이처럼 몸을 길게 늘어뜨리며 무서운 표정까지 지었다.


"나쁜 호랑이!"

<탕탕>은 소름이 돋았다.

며칠 전에

새끼 너구리 한 마리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까!

토끼 간보다 너구리 간이 훨씬 맛있다는 걸 들판 친구들은 다 알고 있다고."


"뭐라고!

벌써 너구리 간이 맛있다는 걸 다 안다고?"


"그래!

토끼들도 너구리 간을 먹고 싶어 밤마다 너구리 찾아다니는 걸 모르지?"


"뭐라고!

토끼도 너구리 간을 먹으려고 한다고.

토끼는 풀만 먹잖아!

<흰둥아>

너도 너구리 간을 먹고 싶은 거야?"

하고 <탕탕>이 물었다.


"아니!

난 풀만 먹고 싶어."

하고 <흰둥이> 대답했다.


"그런데 말이야!

좀비가 되고 싶은 토끼들이 너구리 간을 노리고 있어.

<탕탕>!

너만 모르는 사실이야."

<통통>은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


"내 간을 빼먹겠다고!"

<탕탕>은 놀랐다.

토끼를 잡아먹는 것보다 자신의 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다.


"안 되겠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보다 내가 멀리 도망가 살아야지."

<탕탕>은 넓은 들판을 지나 숲 속을 향해 달렸다.


"똥!

똥이 좋아


사람들은 말하지

더러운 똥이라고 말이야


똥!

똥은 맛있어


파리들은 말하지

맛있는 똥이라고 말이야


똥!

똥은 소중해


농부들은 말하지

똥 거름이 최고라고 말이야


똥!

똥을 모으자


똥!

똥을 굴리자


똥! 똥! 똥!

세상에서 가장 더럽다는 똥

들판에서 가장 맛있다는 똥


똥을 굴리자

똥을 모으자


똥! 똥! 똥!"


달빛 사이로 노래가 들렸다.

쇠똥구리와 들쥐 <또리>, 고양이 <망치> 었다.

세 녀석이 똥을 굴리며 어딘가로 향했다.

들판 친구들도 노래를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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