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쩌면 좋아!
풀잎 위로 이슬이 고였다.
벌레들이 살짝 건드리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언덕 위 나무 아래서 하얀 토끼 한 마리가 들판을 향해 달렸다.
고양이 <망치>에게 똥 싼다고 따라오지 말라고 한 하얀 토끼 <흰둥이> 었다.
<망치>!
야생화 꽃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토끼를 기다렸다.
호숫가에서 새까만 것이 들판을 향해 걸어왔다.
너구리였다.
밤마다
들판에서 놀다 하천으로 돌아가는 너구리 <탕탕>이었다.
<탕탕>은 들판에 사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흰둥아>!
거북이랑 달리기 시합할래?"
달려온 토끼를 보고 <탕탕>이 물었다.
<탕탕>은 하얀 토끼를 <흰둥이>라 불렀다.
"거북이는 하지 않을 거예요!"
들판에 사는 동물들은 <거북이와 토끼> 경주를 다시 보고 싶었다.
하지만
토끼는 달리기 시합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거북이를 잘 설득해 볼게!"
<탕탕>은 토끼를 따라가며 또 말했다.
사실
토끼가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에서 지면 잡아먹기로 했었다.
"설득해도 소용없어요!"
토끼는 거북이 마음을 알았다.
거북이는 겸손했다.
자신이 이긴 경기에 대해 자랑도 하지 않았다.
또
거북이는 토끼와 경주하면 이길 확률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연히
한 번 이긴 경주에 대해서 거북이는 자랑도 또 누군가에게 말도 하지 않았다.
달리기 잘하는 토끼가 느린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졌다는 소문이 들판에 퍼졌기 때문이었다.
"거북이 녀석!
한 번 이겼다고 다시는 경주를 하지 않겠다고 하다니."
<흰둥이>는 거북이를 원망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거북이를 찾아가 달리기 시합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들판!
그곳에서 <탕탕>은 거북이를 찾았다.
"경주를 하겠데!"
토끼는 다가온 <탕탕>에게 물었다.
"아직!
대답이 없어."
<탕탕>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 하길 바랐다.
경주에서 토끼가 지면 가장 먹고 싶은 토끼 간을 빼먹을 생각이었다.
"토끼 간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데!"
<탕탕>은 들판에 사는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이야기했다.
장미꽃 넝쿨이 꿈틀거렸다.
하천에 사는 족제비 <통통>이었다.
장미꽃 넝쿨을 밀치며
<탕탕>과 <흰둥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이봐!
토끼 간보다 너구리 간이 제일 맛있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족제비 <통통>은 너구리 <탕탕>을 놀리는 게 즐거웠다.
"누가!
누가 그런 소문을 내고 다니는 거야."
"그건!
소문이 아니고 사실이야.
호랑이!
그 녀석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고 <통통>이 말하자
"뭐라고!
호랑이가 그렇게 말했다고."
"그래!
너구리 간을 먹었더니 맛있었다며 자랑했어."
<통통>이 신나게 말했다.
"언제!"
"며칠 전!
저기 바위 위에서 자랑했어."
<통통>은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
<통통>은 호랑이처럼 몸을 길게 늘어뜨리며 무서운 표정까지 지었다.
"나쁜 호랑이!"
<탕탕>은 소름이 돋았다.
며칠 전에
새끼 너구리 한 마리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까!
토끼 간보다 너구리 간이 훨씬 맛있다는 걸 들판 친구들은 다 알고 있다고."
"뭐라고!
벌써 너구리 간이 맛있다는 걸 다 안다고?"
"그래!
토끼들도 너구리 간을 먹고 싶어 밤마다 너구리 찾아다니는 걸 모르지?"
"뭐라고!
토끼도 너구리 간을 먹으려고 한다고.
토끼는 풀만 먹잖아!
<흰둥아>
너도 너구리 간을 먹고 싶은 거야?"
하고 <탕탕>이 물었다.
"아니!
난 풀만 먹고 싶어."
하고 <흰둥이> 대답했다.
"그런데 말이야!
좀비가 되고 싶은 토끼들이 너구리 간을 노리고 있어.
<탕탕>!
너만 모르는 사실이야."
<통통>은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
"내 간을 빼먹겠다고!"
<탕탕>은 놀랐다.
토끼를 잡아먹는 것보다 자신의 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다.
"안 되겠다!
<토끼와 거북이> 경주보다 내가 멀리 도망가 살아야지."
<탕탕>은 넓은 들판을 지나 숲 속을 향해 달렸다.
"똥!
똥이 좋아
사람들은 말하지
더러운 똥이라고 말이야
똥!
똥은 맛있어
파리들은 말하지
맛있는 똥이라고 말이야
똥!
똥은 소중해
농부들은 말하지
똥 거름이 최고라고 말이야
똥!
똥을 모으자
똥!
똥을 굴리자
똥! 똥! 똥!
세상에서 가장 더럽다는 똥
들판에서 가장 맛있다는 똥
똥을 굴리자
똥을 모으자
똥! 똥! 똥!"
달빛 사이로 노래가 들렸다.
쇠똥구리와 들쥐 <또리>, 고양이 <망치> 었다.
세 녀석이 똥을 굴리며 어딘가로 향했다.
들판 친구들도 노래를 따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