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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Nov 20. 2024

엄마의 눈빛!-12

유혹에 빠진 동화 285 봄이 오는 소리!

12. 봄이 오는 소리!





시간은 멈추지 않았어요!

겨울방학도 끝나고 봄이 오는 소리가 검은산 골짜기에도 찾아왔어요.

민지엄마는 무릎관절 수술이 잘되어 걷는 재미에 빠졌어요.

<영광저수지>에서 <불갑저수지>로 이어지는 하천 길을 따라 걷는 날도 많았어요.

민지도 엄마와 함께 걷는 게 좋았어요.

새롭게 포장한 하천길을 따라 걷는 건 너무 좋았어요.

공기도 맑고 운동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좋았어요.


"엄마!

봄이 오면 길가에 꽃씨 뿌리자."


"좋지!

코스모스

해바라기

채송화

튤립

꽃씨를 사야겠다."


엄마의 눈빛이 빛났어요.

엄마는 상막한 하천길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었어요.


"딸!

엄마가 초등학교(국민학교) 다닐 때는 길가에 꽃씨를 심었단다.

코스모스 씨를 많이 심었지.

심었다기보다 씨를 뿌리고 다녔지."


"엄마!

씨앗을 뿌리기만 해도 자랄까요?"


"그럼!

바람에 날려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겠지만 자리 잡으면 무럭무럭 자랄 거야.

때가 되면 꽃망울을 터트려 줄 거야."


"엄마!

빨리 봄이 오면 좋겠어요."


"금방 온다!

봄은 오더이만 가더이다

이런 말이 있단다.

봄은 오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린다는 뜻이야.

우습지!"


"맞아요!

봄은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민지와 엄마가 걷는 하천 둑 위로 곧 꽃이 만발할 것 같았어요.

영광읍에 사는 사람들도 하나둘 <물무산> 산책길을 따라 <영광저수지>를 지나 <불갑저수지>로 이어진 하천길을 따라 걸었어요.



그림 김유빈




새 학기가 시작되었어요.

민지와 새미도 6학년이 되었어요.


"민지야!

너랑 같은 반 되었을까?"


"몰라!

학교에 가 봐야지.

같은 반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너랑 같은 반 되면 좋겠어.

담임선생님도 민복기 선생님이면 좋겠어."


"맞아!

담임선생님.

민복기 선생님이 부르는 <바람 바람 바람> 노래도 계속 듣고 싶어."


"민지야!

담임선생님이 바뀌면 어떡하지?"


"글쎄!

잘 모르겠어."


민지는 담임선생님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전학 온 새미는 친구들과 담임선생님과 6학년 때도 같이 공부하고 싶었어요.


5학년 교실 앞 복도 벽에 6학년 반 편성표가 붙어 있었어요.

학교에 일찍 온 친구들은 반 편성표를 보고 6학년 교실로 이동했어요.


"민지야!

나랑 같은 반이야."


영숙이었어요.


"새미!

너도 같은 반이야."


영숙은 민지와 새미랑 같은 반이 되어 좋았어요.


"선미는!

동수랑 철수는?"

민지가 물었어요.


"선미는 3반!

동수와 철수는 둘 다 다른 반이야."


영숙이 말하자


"안 돼!

삼겹살이랑 칠면조 고기는 어떡해.

졸업 파티는 못하잖아!"


민지는 6학년 마지막 파티를 화려하고 멋지게 하고 싶었어요.

동수가 돼지 잡는 것보다 철수가 타조 한 마리 잡겠다는 말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사면되잖아!

돼지저금통에 돈을 많이 모으면 큰 돼지도 잡을 수 있을 거야."


영숙은 파티보다 민지와 새미랑 같은 반 된 것이 좋았어요.


민지와 친구들은 6학년 교실로 향했어요.


"영숙아!

담임선생님은 누구야?"


하고 새미가 물었어요.


"몰라!

아침 조회 시간에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래.

그러니까

지금은 알 수 없어!"


영숙이 말한 건 사실이었어요.

6학년 교실에 들어온 친구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수다를 떨었어요.

학교 건물 5층 복도에 6학년 교실이 있었어요.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


복도 끝에서 민복기 선생님이 노래 부르며 걸어왔어요.


"선생님!

몇 반 담임이세요?"


교실 창문을 열고 어린이들이 물었어요.

6학년 1반부터 6반까지 긴 복도 창문 사이로 어린이들이 얼굴을 내밀고 민복기 선생님을 바라보고 어디로 들어가는지 지켜봤어요.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왔다가 사라지는 복기

그대 이름은 복기 복기 복기

날 울려 놓고 가는 복기


민복기 선생님은 5층 복도 끝에서 끝까지 걸으며 노래 불렀어요.


"선생님!

빨리 들어오세요."


"여기!

6학년 2반."


어린이들이 소리쳤어요.

민복기 선생님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여긴가!

아니 아니야."


민복기 선생님도 6학년 2반 교실 앞에 멈춰 서서 교실을 들여다보며 한 마디 했어요.


"선생님!

거긴 아니에요.

6학년 3반 교실로 오세요."


"선생님!

6학년 5반으로 오세요.

여기요!

여기."


복도가 떠나갈 듯 어린이들 목소리가 켰어요.

민복기 선생님은 복도를 걸으며 노래 불렀어요.

6학년이 된 어린이들이 모두 따라 불렀어요.

<영광초등학교>가 시끌시끌했어요.

교무실을 나온 선생님들이 하나 둘 담임을 맡은 교실로 들어갔어요.

민복기 선생님도 노래를 멈추고 자신이 새로 맡게 될 6학년 교실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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