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5
예쁜 소녀!
송화가 달라졌어요.
거울을 보고 예쁜 옷을 찾아 입었어요.
오늘은
대추농장 농막에서 동서기(동석) 오빠를 만나는 날이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송화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서울에서 사 온 선물을 에코백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어요.
동서기(동석) 오빠와 만나기로 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는 데 사뿐사뿐 걷는 모습이 예뻤어요.
"고양이는 잘 크고 있겠지!
보고 싶다.
새끼들이 많이 컸을 거야."
송화는 정류장 의자에 앉아 동서기(동석) 오빠를 기다리며 생각했어요.
대추농장 농막 창고에 사는 고양이 가족이 보고 싶었어요.
버스가 정류장으로 다가왔어요.
버스에서 내린 동서기(동석)와 송화는 대추농장으로 향했어요.
송화는
서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동서기(동석)는 들으며 걸었어요.
"오빠!
선물 사 왔어요."
송화가 에코백에서 선물을 꺼내 동서기(동석)에게 주었어요.
일기장 한 권
삼색 연필 한 자루
가을이야기 동화책 한 권
송화가 준 선물이었어요.
송화는 <가을이야기> 동화책이 재미있다며 주인공 이야기를 했어요.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동서기(동석)는 조용히 들었어요.
대추농장은 조용했어요.
송화가 농막 창고로 향했어요.
그런데
창고에는 고양이가족이 없었어요.
"이상하다!
어디로 이사 갔을까.
오빠!
고양이 밥 잘 주었지?"
하고 송화가 물었어요.
"응!
여기 있잖아."
하고 동서기(동석)가 가리킨 곳에 고양이 밥이 담긴 도자기 그릇이 보였어요.
그릇 안에는 고양이 밥이 많이 남아있었어요.
송화와 동서기(동석)는 대추농장을 돌며 고양이가족을 찾았어요.
학교 가는 길!
송화는 동수를 만났어요.
송화를 괴롭히고 놀리던 동수가 다가왔어요.
"언제 왔어!
서울서 살지."
동수가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송화가 와서 좋은 동수는 겉으로는 놀리듯 말했어요.
송화는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제 누구랑 대추농장에 가더라.
둘이 사귀는 거야?"
하고 동수가 말하자
송화는 깜짝 놀랐어요.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았어요.
"아니야!
어제 새끼고양이 한 마리 달라고 해서 간 거야."
하고 송화가 크게 외쳤어요.
그런데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새끼고양이!
몇 마리 있는데?
나도 한 마리 줘."
하고 동수가 말했어요.
"세 마리!
그중에 한 마리 준 거야."
하고 송화가 변명하듯 말했어요.
"그럼!
두 마리 남았구나.
나도 한 마리 줘.
그 형이랑 사귄다는 소문내지 않을게."
동수가 웃으며 말했어요.
송화는 심장이 더 크게 뛰었어요.
비밀을 동수에게 들킨 것 같았어요.
"안 사귀어!
누가 사귄다고 그랬어.
동서기(동석) 오빠에게 새끼고양이 한 마리 준 것뿐이야."
하고 송화가 더 크게 말했어요.
송화는 짜증이 났어요.
"그러니까!
새끼고양이 한 마리만 줘."
동수는 송화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어요.
"알았어!
학교 끝나고 같이 가.
한 마리 줄게."
송화는 어쩔 수 없었어요.
동수에게 새끼고양이 한 마리 안 주면 동서기(동석) 오빠랑 같이 대추농장에 간 이야길 할 것 같았어요.
"고마워!
학교 끝나고 정류장에서 봐.
참!
그 형 이야기는 말하지 않을게.
남자로서 약속해."
하고 말한 동수는 학교를 향해 뛰어갔어요.
송화는 학교 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어요.
하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동서기(동석) 오빠를 생각하면 얼굴이 더 많이 빨개지는 것 같았어요.
동수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남자로서 한 약속을 믿기로 했어요.
그런데
자꾸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대추농장 농막 창고에 살던 새끼고양이 세 마리는 분양되었어요.
마지막 새끼고양이는 송화이모가 데리고 갔어요.
엄마고양이는 송화가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송화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 아빠를 도왔어요.
일기도 열심히 썼어요.
서울에 있는 두 오빠에게도 편지를 썼어요.
방학이 되면 서울에 또 가고 싶었어요.
송화는 서울 생활이 그리웠어요.
깨끗한 환경
편리한 환경
세련된 환경
모든 것이 살기 편한 서울이 그리웠어요.
오빠들처럼 서울로 중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동서기(동석) 오빠와 헤어지는 건 싫었어요.
"오빠도 서울로 중학교 가면 좋겠다!
그럼
서울에서도 볼 수 있잖아."
송화는 동서기(동석) 오빠가 서울 중학교에 가길 바랐어요.
오빠들(우재, 우길)이 사는 동네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농촌 생활은 특별한 게 없었어요.
그렇지만
정이 넘치고 활기찬 시골이었어요.
송화는 동생들(윤재, 고운)에게 서울 이야기를 해주며 지냈어요.
보름달이 뜨는 날은 밖에 나가 보름달을 보고 이야기를 했어요.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고 시골길을 걸었어요.
비를 맞으면 기분이 상쾌해졌어요.
눈 오는 날은
하루 종일 눈을 치우며 놀았어요.
눈 사람도 만들고 동생들과 눈싸움도 하며 지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