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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 콘서트!-9

by 동화작가 김동석

천 년의 시간이 지나고!




왕자와 감로화는 떠났어요.

북 치고 장구 치며 먼 길을 떠났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농악놀이의 즐거움과 장구와 북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왕자님!

판소리도 한 번 해보세요.

제가 장구와 북으로 장단을 맞출게요."


감로화는 왕자의 재능을 믿었어요.

무엇이든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세상에

너와 내가 태어났으니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너는 장구 치고

나는 소리 하고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어깨가 씰룩 다리가 후끈

갈까 말까 갈까 말까

덩 덩 덩더쿵

따쿵다 쿵따따 쿵따

이리봐도 내사랑

저리봐도 내사랑

세상에

너와 내가 태어났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너는 장구 치고

나는 소리 하고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왕자의 판소리가 온 세상에 전해졌어요.

삼라만상을 깨우는 장구 소리와 판소리었어요.


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자!

왕자와 감로화는 파도를 타고 장구 치며 놀았어요.

용궁에까지 들리는 장구 소리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꽃게가 파도를 타고 피리를 불었어요.

문어는 거문고를 연주하고 가오리는 꽹과리를 치며 파도 위에서 놀았어요.

느린 거북도 장구 장단에 맞춰 소고를 치며 놀았어요.



천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왕자는 옥황상제의 사제자가 되었어요.

또 천 년이 지난 뒤

왕자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옥황상제의 공주였던 감로화도 인간으로 태어났어요.


어느 날!

왕자와 감로화는 결혼하였어요.

행복한 사랑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았어요.

한 순간도 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살았어요.


까마득한 옛날!

왕자가 용궁의 왕자였다는 것도 모르고

감로화가 옥황상제의 딸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두 사람은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런데

두 사람은 용궁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장구 치는 것을 좋아했어요.


"용궁 왕자는 돌아갔을까!

용왕님이 데려갔을 거야."


감로화는 수천 년이 지난 이야기를 알고 있었어요.

용궁에 가서 장구 치고 싶다는 말도 했어요.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가끔!

왕자도 용궁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자신이 용궁의 <산소방>과 <파도방>, 또 <어둠의 방>을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했어요.


"감로화!

내가 전생에 용궁에서 살았었나 봐.

가끔!

용궁이 생각나.

신기하지."


왕자는 감로화에게 말했어요.


"왕자님!

저도 용궁에 가서 장구치고 <산소방>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신기하죠.

용궁에 갈 수 있다면 그곳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물어보면 좋을 텐데."


감로화도 용궁에 갔던 기억이 났어요.


오늘은

<영광농악>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축제하는 날 봉사활동을 같이 하기로 했어요.

밥 퍼주는 왕자가 되었어요.

안내 코너에서 수다 떠는 감로화가 될 것 같았어요.


사람은

자신의 달란트에 맞게 일하는 것이 좋았어요.

왕자와 공주가 하는 일은 아니지만 봉사활동 하는 곳에서 신분을 포기하고 일하는 것도 아름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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