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시간이 지나고!
왕자와 감로화는 떠났어요.
북 치고 장구 치며 먼 길을 떠났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농악놀이의 즐거움과 장구와 북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왕자님!
판소리도 한 번 해보세요.
제가 장구와 북으로 장단을 맞출게요."
감로화는 왕자의 재능을 믿었어요.
무엇이든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세상에
너와 내가 태어났으니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너는 장구 치고
나는 소리 하고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어깨가 씰룩 다리가 후끈
갈까 말까 갈까 말까
덩 덩 덩더쿵
따쿵다 쿵따따 쿵따
이리봐도 내사랑
저리봐도 내사랑
세상에
너와 내가 태어났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너는 장구 치고
나는 소리 하고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왕자의 판소리가 온 세상에 전해졌어요.
삼라만상을 깨우는 장구 소리와 판소리었어요.
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자!
왕자와 감로화는 파도를 타고 장구 치며 놀았어요.
용궁에까지 들리는 장구 소리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꽃게가 파도를 타고 피리를 불었어요.
문어는 거문고를 연주하고 가오리는 꽹과리를 치며 파도 위에서 놀았어요.
느린 거북도 장구 장단에 맞춰 소고를 치며 놀았어요.
천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왕자는 옥황상제의 사제자가 되었어요.
또 천 년이 지난 뒤
왕자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옥황상제의 공주였던 감로화도 인간으로 태어났어요.
어느 날!
왕자와 감로화는 결혼하였어요.
행복한 사랑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았어요.
한 순간도 보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살았어요.
까마득한 옛날!
왕자가 용궁의 왕자였다는 것도 모르고
감로화가 옥황상제의 딸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두 사람은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런데
두 사람은 용궁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또
장구 치는 것을 좋아했어요.
"용궁 왕자는 돌아갔을까!
용왕님이 데려갔을 거야."
감로화는 수천 년이 지난 이야기를 알고 있었어요.
용궁에 가서 장구 치고 싶다는 말도 했어요.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가끔!
왕자도 용궁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자신이 용궁의 <산소방>과 <파도방>, 또 <어둠의 방>을 기억하고 있는 게 신기했어요.
"감로화!
내가 전생에 용궁에서 살았었나 봐.
가끔!
용궁이 생각나.
신기하지."
왕자는 감로화에게 말했어요.
"왕자님!
저도 용궁에 가서 장구치고 <산소방>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신기하죠.
용궁에 갈 수 있다면 그곳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물어보면 좋을 텐데."
감로화도 용궁에 갔던 기억이 났어요.
오늘은
<영광농악>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축제하는 날 봉사활동을 같이 하기로 했어요.
밥 퍼주는 왕자가 되었어요.
또
안내 코너에서 수다 떠는 감로화가 될 것 같았어요.
사람은
자신의 달란트에 맞게 일하는 것이 좋았어요.
왕자와 공주가 하는 일은 아니지만 봉사활동 하는 곳에서 신분을 포기하고 일하는 것도 아름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