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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 콘서트!-10

by 동화작가 김동석

즐거운 시간!




왕자와 감로화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날마다

웃고 울고 재미나고 신명 나는 시간이었어요.

하루가 몇 분도 안 되는 듯 지나갔어요.

아침이 오면

금방

저녁이 되었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영광농악>의 발전과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후배를 양성하는 일도 시작했어요.

전국을 돌며 공연하는 것도 꾸준히 했어요.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감로화집에 배달되었어요.

보낸 곳은 용궁이었어요.


"왕자님!

편지가 왔어요.

용궁이라는데 누가 장난 편지 보냈을까요."


감로화는 편지를 들고 왕자에게 갔어요.

왕자는 감로화가 준 편지를 자세히 살펴봤어요.


"신기하다!

편지에 그려진 물고기가 움직이는 것 같아.

돌고래도 있고 꽃게도 있다.

거북도 있고 문어도 있어.

뭐야!

장구치고 북 치고 놀잖아."


왕자가 펼친 편지는 용궁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은

수천 년 전 용궁의 왕자를 잊지 않고 있었어요.


"감로화!

이 편지 읽어 봐.

신기하고 이상해."


왕자가 준 편지를 보는 순간 감로화는 깜짝 놀랐어요.


"왕자님!

이 소녀는 저 같아요.

제가 용궁에 갔었나 봐요.

신기해요!

제가 용궁에서 장구치고 있어요."


왕자가 봐도 감로화였어요.


"왕자님!

용궁의 왕자님.

이제

용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고 돌고래가 편지에서 고개를 내밀고 말했어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어요.

편지 속에서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나와 왕자와 감로화에게 인사했어요.


물고기들이 왕자와 감로화를 둥글게 감싸고 농악놀이를 했어요.

<박금례> 선생에게 배운 장구 북 소고 징 꽹과리 피리를 불며 놀았어요.

모두

잘 배운 것 같았어요.


한바탕!

농악놀이가 벌어졌어요.

연주자는 모두 바다에 사는 물고기였어요.

장구 치는 돌고래의 연주가 왕자와 감로화를 놀라게 했어요.

피리 부는 꽃게도 맑고 청아한 피리 소리를 내며 왕자와 감로화를 감동시켰어요.


왕자가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자 물고기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감로화는 왕자가 준 편지를 방에 갖다 놨어요.


용궁에서는

왕자의 생일날과 감로화의 생일날 편지를 보냈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북과 장구를 들고 꽃밭으로 갔어요.

신명 나게 놀고 싶었어요.

장구 치는 공주와 북 치는 왕자 같았어요.


"천 년을 쳐온 장구와 북이야!

앞으로도 천 년 아니 수천 년을 더 장구치고 북 치고 살아갈 거야.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우리가 후손들에게 잘 가르치고 남겨줄 유산이야.

감로화!

북과 장구를 신나게 치며 놀아볼까! "


왕자가 말했어요.


"네!

왕자님."


하고 대답한 감로화가 장구채를 잡았어요.

한바탕

신명 나게 놀 것 같았어요.


풍악을 울려라!

북 치고 장구 치며 놀아보자.

덩 덩 쿵따쿵

덩 덩 쿵타꿍

툭탁 궁궁탁

툭탁 궁궁탁


북소리와 장구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바람개비가 꿈틀거리며 돌았어요.

들판 허수아비 어깨가 씰룩거렸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해가 지고 달이 떠도 멈추지 않았어요.

북 치고 장구 치며 신명 나게 놀았어요.


어느 날!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왕자와 감로화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어요.


응아

응아왕

응아왕


아이 울음소리는 우렁찼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아이를 용왕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바다에 갈 준비를 했어요.

용왕에게 바칠 선물도 준비했어요.

물무산 여우고개에서 따온 상황버섯과 막걸리 사들고 염산 바다로 향했어요.

왕자는 기뻤어요.

용왕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행복했어요.

감로화도 아이를 안고 가며 행복했어요.

왕자의 아이를 낳아서 기쁘고 행복했어요.

아이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어요.

왕자와 감로화는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용왕님!

아들과 손자가 왔어요.

용왕님!

감로화도 왔어요.

제가

사랑하는 감로화도 왔어요.

용왕님!

보고 싶어요."


하고 왕자가 외쳤어요.


파도가 치며

상황버섯이 흘러갔어요.

왕자가 바다에 막걸리를 부었어요.


북 치고 장구 치고!

얼씨구 좋다

북 치고 장구 치고

장구 치기 싫으면 북 치고

북 치기 싫으면 꽹과리 치고

그것도 싫으면

피리 불고 징 치고

신나게 놀아보자


감로화가 노래를 불렀어요.

바다에 울려 퍼졌어요.

노래는 파도를 타고


천상을 향하고

용궁을 향하고

온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메아리가 되었어요.

왕자도 감로화 옆에서 아이를 안고 함께 노래 불렀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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