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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야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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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추운 겨울이 지난 시골 구석구석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어요.

송화도 6학년이 되었어요.

동서기(동석) 오빠는 서울로 중학교를 진학했어요.

송화와 떨어지기 싫었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로 갔어요.

송화도 동서기(동석) 오빠를 따라 서울 중학교에 진학할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봄이 왔어요!

송화네 대추농장에 대추꽃이 활짝 피었어요.

아빠는 전지가위(나무를 자르는 가위)를 들고 대추나무 가지를 잘라 주었어요.

대추나무 가지에 많은 꽃이 피면 대추가 작다고 하며 이곳저곳을 잘라 주었어요.


"하얀!

대추꽃이 예뻐요."


송화는 동생들(윤재, 고운)과 뛰어다니며 놀았어요.

봄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서울에서 오빠들(우재, 우길)과 언니가 시골집에 내려왔어요.

동생들 선물도 많이 사 왔어요.

그런데

서울 간 동서기(동석) 오빠는 내려오지 않았어요.

송화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오지 않는 동서기(동석) 오빠를 생각하면 할수록 심장이 더 빨리 뛰었어요.


"송화야!

내년에는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 오는 거야.

알았지!

방은 언니(소라)랑 같이 쓰면 되잖아."


큰오빠가 송화에게 말했어요.

송화도 웃으며 대답했어요.

서울로 학교 가면 동서기(동석) 오빠도 만날 것 같았어요.


봄 방학도 끝났어요.

오빠들과 언니도 서울로 올라갔어요.

송화는 마음이 답답했어요.


새 학기가 시작된 학교는 활기가 넘쳤어요.

송화는 동생들(윤재, 고운)과 학교 가는 길에 동수를 만났어요.

동수만 만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았어요.


"송화야!

새끼고양이 많이 컸어.

말도 잘 들어!"


동수는 송화와 이야기하는 게 좋았어요.

동서기(동석) 형이 서울로 중학교를 갔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동수는 송화와 친해지고 싶었어요.


"송화야!

고양이 이름 뭐가 좋을까?"


동수는 새끼고양이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송화가 이름 지어 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몰라!

좋은 이름을 생각해서 지어 줘."


송화는 더 이상 동수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몰라

그런 이름도 고양이에게 어울릴까.

몰라!

잘 몰라

송화

채송화

맞다!

새끼고양이 이름을 채송화로 지어야겠다."


동수가 웃으며 말했어요.

새끼고양이 이름을 채송화로 짓고 싶었어요.


"그건!

꽃이름이잖아.

너 혹시!

날 놀리려고 그러는 거지."


송화는 기분이 나빴어요.


"아니야!

채송화 좋잖아.

몰라!

이름보다 훨씬 좋아."


동수는 송화랑 이야기하는 게 좋았어요.

다른 날보다 긴 시간 이야기 해서 더 좋았어요.

학교에 갈 때마다

동수는 송화를 기다렸어요.

마을 입구에서 송화와 동생(윤재, 고운)이 오면 함께 학교에 갔어요.

특히

동수는 송화와 이야기를 많이 하고 갔어요.

송화도 학교 갈 때마다 심심하지 않았어요.


가을이 오고!

학교에서 중학교 진학 원서를 쓰기 시작했어요.

송화는 서울 중학교에 진학 원서를 썼어요.

서울에 올라가 중학교에 다닐 것 같았어요.


"송화야!

서울로 중학교 갈 거지.

나도 서울 중학교에 원서 썼어.

너랑 같이 학교에 다닐 거야."


동수의 한 마디가 송화를 놀라게 했어요.

송화 얼굴이 빨개졌어요.


"장난이야!

난 시골 학교에 다닐 거야."


동수가 말했어요.

송화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본 동수도 놀랐어요.

송화는 비밀을 들킨 것 같았어요.

그런데

동수가 밉지 않았어요.



대추농장이 바빠졌어요.

오빠들(우길, 우재)과 언니(소라)가 없는 송화네 대추농장에 일손이 필요했어요.

송화 친구들이 놀러 와 대추 따는 일을 도와주었어요.

동수도 대추 따는 일을 도와주었어요.

작년보다 대추는 많이 열리지 않았어요.


"흉작이다!

올해 대추농사는 망쳤다."


아빠가 한 말을 이해할 것 같았어요.

주변에 대추농장도 많이 생겼어요.

사과대추가 인기가 많아 주변 논밭에 많이 심었어요.


송화는 바빴어요.

오빠들이 서울 중학교 정보를 보내주었어요.

공부도 시골에서 하는 것보다 몇 배나 더 많이 해야 했어요.


"서울 가면!

동서기(동석) 오빠도 만날 수 있을 거야.

빨리

중학교에 가고 싶다."


송화는 몇 달 보지 못한 동서기(동석) 오빠가 보고 싶었어요.

동생들(윤재, 고운)도 송화 누나를 따라 서울 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엄마 아빠가 허락하지 않았어요.


첫눈이 내렸어요.

송화는 대추농장으로 향했어요.

서울 가면 자꾸 올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농막에도 들어가 한참 앉아 있었어요.


오빠들과 뛰어놀던 생각이 났어요.

언니와 동생들도 생각났어요.

농막 창고에서 만났던 고양이가족도 생각났어요.


"오빠가 보고 싶다!

서울에서 잘 지내겠지."


송화는 동서기(동석) 오빠가 보고 싶었어요.


멀리

집으로 가는 버스가 오고 있었어요.

송화는 농막 문을 닫고 정류장으로 향했어요.


"잘 가!"


대추나무들이 인사했어요.

송화는 눈물이 났어요.

좀 더

대추농장에 머물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버스를 타지 않으면 집에 걸어가야 했어요.

집까지

걷기에는 먼 거리였어요.


흰 눈이 내리던 날!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어요.

서울에서 온 오빠들(우길, 우재)과 언니(소라)가 송화의 졸업을 축하해주었어요.

동서기(동석) 오빠도 꽃다발을 들고 송화 졸업식에 참석했어요.

송화는 많은 꽃다발을 받고 즐거웠어요.


시간은 잘 갔어요!

송화는 언니(소라)와 함께 서울에 올라갈 준비를 했어요.

엄마도 송화가 입던 옷을 챙겨 가방에 넣었어요.


"차 조심해!

오빠 언니 말 잘 듣고."


엄마는 어린 송화를 걱정했어요.

장난만 치고 놀던 송화가 도시에 가서 잘 적응할 지 걱정되었어요.


송화가 떠난 집안은 썰렁했어요.

동생들(윤재, 고운)도 말없이 지냈어요.

두 형과 두 누나가 떠난 집안은 고요하기까지 했어요.

가끔

동수가 와서 동생들(윤재, 고운)과 놀아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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