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약초 캐는 모습!-9

by 동화작가 김동석

추위를 녹이는 차!




마을이장은 춘심에게 부탁할 것이 있었어요.

춥고 긴 겨울 동안 마을어르신들이 차를 끓여 먹을 것이 필요했어요.

약초 캐는 춘심에게 부탁하면 들어줄 것 같았어요.


"춘심아!

마을어르신들이 차를 끓여 먹을 약초가 있을까?

몸에 좋은 약초면 좋겠다."


마을이장이 춘심에게 부탁했어요.

엄마도 춘심에게 부탁했어요.

춘심은 잠깐 생각했어요.


"알겠어요!

제가 약초를 준비해 가져갈게요."


하고 춘심이 말했어요.

마을이장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어요.

춘심은 창고로 향했어요.

어르신들에게 좋은 약초가 뭘까 생각했어요.

춘심은 앞닫이 자물쇠를 열었어요.

앞닫이에 가장 소중한 약초가 들어 있었어요.


"이것을!

따뜻하게 우려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춘심은 약초 가방을 들고 마을회관으로 향했어요.

마을회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춘심이 마을회관 문을 열고 들어서며 인사했어요.


"춘심아!

또 뭘 가지고 온 거야.

가방이 무겁다."


약초 가방을 받아 든 동수할머니였어요.


"네!

겨울에 차 끓여 먹을 약초를 가져왔어요."


하고 춘심이 대답했어요.

춘심은 가방에서 약초를 꺼냈어요.


"이것은 상황버섯이에요!

약탕기에 20~30g 정도 넣고 물 2~3리터 정도 부어 달여주세요.

약한 불에 약 4시간 정도 달여 한 잔씩 마시면 좋겠어요.

그런데

많이 마시지 마세요.

식후에 한 잔씩만 드세요.

많이 마시면 몸에 좋지 않아요."


하고 춘심이 상황버섯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요.


"비싼 버섯인데!

우리가 먹어도 괜찮겠어.

팔면 돈 많이 벌 텐데."


마을어르신들은 상황버섯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몸에 좋은 불로초라고 생각하는 어르신들도 있었어요.

춘심이 준 상황버섯은 꽤 많았어요.

마을어르신들이 겨울 내내 끓여 먹을 만큼의 양이었어요.


오랜만에

춘심과 복남은 여우고개에서 만났어요.

약초도 캐고 숲 속 동물이야기도 하고 싶었어요.

물무산!

서쪽 골짜기를 걷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춘심과 복남은 가던 길을 멈추고 들었어요.


'끼낑 끼깅!

낑낑 끼깅!'


새끼 울음소리 었어요.

춘심과 복남은 소리 나는 곳으로 걸었어요.


"저기야!

새끼강아지야.

귀엽다.

귀가 노란색이야!"


춘심이 보고 놀랐어요.

복남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강아지는 굴속으로 들어갔어요.

마을과 가까운 곳에 새끼를 낳은 걸 보니 들개 새끼 같았어요.


"요요요요!

이리 나와 봐."


복남이 외쳤어요.

그런데

새끼강아지는 나오지 않았어요.

춘심이 약초 가방에서 삶은 고구마를 꺼냈어요.

고구마를 작게 조각내어 굴속으로 던져주었어요.


"요요요요!

이리 와서 고구마 먹어.

요요요요!"


춘심이 속삭이듯 말했어요.

고구마 냄새가 새끼강아지 코를 자극하는 것 같았어요.


춘심과 복남은 동굴에서 멀리 떨어져 지켜봤어요.

하얀 새끼강아지 두 마리와 노란 새끼강아지 한 마리가 고구마 조각을 먹으며 나왔어요.


"귀엽다!

이런 곳에 새끼를 낳다니 엄마개가 대단하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이야."


춘심이 말하며 다가가자

새끼강아지들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안 잡아 가!

그런데

엄마는 어디 갔어?

먹이 찾으러 간 거야."


하고 춘심이 말하며 일어났어요.


"춘심아!

새끼강아지 한 마리가 죽었어.

넌!

안 보는 게 좋겠다."


하고 복남이 말했어요.

춘심은 심장이 멈춘 것 같았어요.

새끼강아지가 죽다니 춘심은 마음이 아팠어요.


"복남아!

새끼강아지 묻어주자."


하고 춘심이 말했어요.

벌써

복남은 약초 캐는 호미로 땅을 파고 있었어요.


"날씨가 추우니까!

바닥에 낙엽을 많이 깔아줘야겠다.

따뜻하게."


하고 말한 복남은 땅속 깊이 낙엽을 채워갔어요.

폭신하게 낙엽을 채운 뒤 죽은 새끼강아지를 들고 와 편안하게 눕히고 또 낙엽을 덮고 흙으로 덮었어요.

춘심은 조용히 지켜봤어요.

복남이 새끼강아지 무덤 주변을 깨끗이 정리했어요.


그 뒤로도

춘심과 복남은 새끼강아지에게 찐빵, 떡, 물, 고구마를 가져다주었어요.

멀리서

엄마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어요.



복남은 동남쪽 숲을 걷고 있었어요.

참나무와 박달나무가 많은 곳이었어요.

뽕나무도 많은 숲이었어요.

복남은

나무에 매달린 상황버섯을 처음 봤어요.

상황버섯이 있는 곳 주변이 신비로웠어요.

복남은

상황버섯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따 약초 가방에 담았어요.


장터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 사이를 뚫고 한 사람이 복남과 춘심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어요.

돌팔이약장사였어요.


"이게 뭐야!

이것도 먹는 거야."


하고 돌팔이약장사가 복남이 앞에 서서 말했어요.


"또또!

수작 부리는 군.

귀한 버섯을 봤으면 감사하고 고마운 줄 알아야지."


하고 지리산 약초꾼(삼봉아저씨)이 말했어요.


"귀한 버섯!

숲에 가면 쌓여있는 게 버섯이요.

얼마 받을 거야?"


하고 돌팔이약장사가 말했어요.

돌팔이약장사는 복남이 가져온 상황버섯도 싸게 사고 싶었어요.

빨리 흥정해 사가고 싶은 것 같았어요.

복남이

가져온 상황버섯은 서울에서 오신 분이 비싼 가격을 주고 사갔어요.

복남은 약초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찐빵집으로 향했어요.

돌팔이약장사가 복남의 뒤를 따라갔어요.

복남에게는 상황버섯 판 돈이 많았어요.

춘심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으아악!

도와줘."


돌팔이약장사가 길에서 넘어졌어요.

내리막길에서 작은 돌을 밟고 미끄러졌어요.

앞서가던 복남과 뒤 따라오던 춘심이 보고 뛰었어요.


"나 좀 도와줘!"


돌팔이약장사는 넘어지며 다리룰 다친 것 같았어요.


"아저씨!

병원에 모셔다 드릴게요."


하고 말한 춘심과 복남이 돌팔이약장사를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어요.


다음날!

춘심은 상황버섯 차를 들고 병원을 향했어요.

돌팔이약장사에게 가져다줄 것이었어요.


"아저씨!

몸은 괜찮으세요."


하고 춘심이 병실 문을 열고 인사하며 물었어요.


"응!

괜찮다.

뭐 하러 왔어."


춘심을 본 돌팔이약장사는 기분이 좋았어요.


"이건!

상황버섯 차예요.

식후에 한 잔씩 드세요."


하고 춘심이 말하자


"그 비싼 걸!

끓여 왔단 말이야.

나는 나쁜 사람인데!

내가 너희들을 속이려고 했었어.

그런데

너희들은 날 도와주고 상황버섯 차까지 끓여다 주는구나.

춘심아!

미안하다.

앞으로는 나쁜 일 하지 않고 살아야겠다."


하고 돌팔이약장사가 말했어요.

거짓말하고 나쁜 짓 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남의 물건에 욕심부린 것도 후회했어요.

춘심은 병원을 나왔어요.


눈발이 날렸어요.

첫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더 많은 눈이 내리기 전에 춘심은 숲에 가보고 싶었어요.

새끼강아지들이 잘 있는지 궁금했어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