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약초 캐는 소녀!-5

by 동화작가 김동석

위험한 순간!




엄마를 따라가지 못한 새끼멧돼지 한 마리!

춘심이 다가가자 놀란 눈을 하며 꿀꿀거렸어요.

그런데

도망치지는 않았어요.

넝쿨식물이 자신을 숨겨준다는 걸 알았어요.

춘심은

넝쿨이 뒤엉킨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었어요.


"나와!

고구마 줄게."


춘심은 가방에서 고구마를 꺼냈어요.

고구마를 손에 들고 새끼멧돼지를 불렀어요.

배고픈 새끼멧돼지는 고구마 냄새를 맡고 조금씩 춘심이 앞으로 나왔어요.


"이리 와!

옥수수도 줄게."


춘심은 가방에서 옥수수도 꺼냈어요.

배고픈 새끼멧돼지는 고구마와 옥수수 맛을 따라 넝쿨식물 속에서 나왔어요.


"먹어!

더 줄 테니 많이 먹어."


춘심은 고구마와 옥수수 먹는 새끼멧돼지를 지켜봤어요.


"엄마를 찾아줘야지!

어디로 갔을까.

새끼를 찾고 있을 텐데.

그렇지!

동물들에게 부탁해야겠다."


춘심은 숲 속 동물들을 불렀어요.

노루, 토끼, 새들이 달려왔어요.


"새끼멧돼지!

엄마를 찾고 있어.

빨리

연락해 주면 좋겠다."


춘심은 새끼멧돼지를 안아 들고 말했어요.


'엄마꾸울!

엄마꾸울!'


새끼멧돼지는 내려달라고 했어요.

춘심이 높이 들자 무서웠어요.

춘심은 새끼멧돼지를 내려놓고 가방에서 옥수수 하나를 꺼내 주었어요.

새끼멧돼지는 잘 먹었어요.


춘심은 할머니가 말한 약초를 생각했어요.

숲 어딘가에 있을 약초를 찾고 싶었어요.

아픈 엄마를 위해서라도 빨리 찾아 먹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춘심아!

약초 캐러 갈 때는 항상 마음을 정화시키고 가야 한다.

마음을 정화하고 숲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항상 명심하거라!"


춘심은 할머니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춘심은 여우고개를 향해 걸었어요.

그 뒤를 새끼멧돼지가 꿀꿀 거리며 따라왔어요.

춘심은

가보지 않은 골짜기를 샅샅이 뒤져볼 계획이었어요.

숲 골짜기에서 약초를 찾는 춘심에게 엄마멧돼지가 새끼멧돼지를 찾으러 왔어요.

그 뒤로 새끼멧돼지 다섯 마리가 보였어요.


"안녕!

새끼멧돼지 찾으러 왔구나."


하고 춘심이 말하는데

엄마멧돼지를 본 새끼멧돼지가 달려갔어요.

엄마멧돼지는 춘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숲 골짜기 반대편으로 사라졌어요.


"있잖아요!

이 은혜 꼭 갚을게요."


다시 돌아온 엄마멧돼지가 말하고 사라졌어요.

엄마멧돼지는 새끼멧돼지를 찾아준 춘심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어요.


멧돼지 가족과 헤어진 춘심!

춘심은 골짜기 깊은 곳으로 들어갔어요.


"여우야 여우야!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춘심은 반복하듯 노래 부르며 깊은 숲으로 들어갔어요.

약초를 찾다 비가 쏟아져 큰 바위 밑에 웅크리고 앉아있다가 잠이 들었어요.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눈 떠보니 사슴 한 마리가 춘심을 보고


"춘심아!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한 사슴이 앞장섰어요.

사슴을 따라가자 숲에서 자라는 약초가 많이 보였어요.

숲에 사는 동물도 많이 보였어요.

사슴을 따라간 춘심은 뒤돌아 볼 시간도 없었어요.


"사슴아!

상황버섯이다."


춘심이 외쳤어요.

사슴 덕분에 상황버섯을 많이 딸 수 있었어요.

상황버섯을 들고 조금 걷자

큰 바위가 보였어요.

주변에 가느다란 대나무 몇 그루가 보였어요.

대나무옆에 신성스런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그 밑으로 빨간 꽃이 보였어요.


"무슨 꽃일까!"


춘심은 다가갔어요.

야생화 같지 않았어요.

숲을 오르며 봤던 꽃도 아니었어요.

처음 보는 꽃이었어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갔더니 꽃이 없었어요.

신기했어요.


우울증이 심한 엄마는 쉽게 낫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약초를 캐서 생활하던 춘심이 가족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힘들었어요.

다행히

춘심이 약초를 캐러 다니며 집안에 활기를 조금씩 찾기 시작했어요.

춘심은 할머니가 말한 약초만 찾으면 엄마의 우울증도 치료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엄마!

옷 따뜻하게 입고 같이 갈 곳이 있어요.

준비하세요!"


하고 춘심이 엄마에게 말했어요.


"어딜 가려고!

엄마는 집에 있고 싶은데."


하고 엄마가 말하자

춘심은 안 된다고 말하며 외출 준비를 하라고 엄마에게 말했어요.

춘심은

할머니만 생각하면 여우고개가 생각났어요.

그 골짜기 옹달샘이 자꾸만 비췄어요.

춘심은

엄마에게 옹달샘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엄마를 모시고

여우고개를 향해 걸었어요.


"날씨가 좋다!

공기도 아주 좋다."


엄마는 오랜만의 산행이 좋았어요.

딸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엄마!

잠시만요.


여우야 여우야!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노루야 노루야

새끼 잘 낳았니

잘 낳았다."


춘심이 노래 부르듯 크게 외쳤어요.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여우고개를 넘을 때마다 부른다는 딸의 노래가 가슴을 파고들었어요.

엄마는 무엇인가 일어나는 것처럼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여우고개를 넘어온 춘심은

옹달샘 앞으로 엄마를 안내했어요.


"춘심아!

이곳은 신성스럽구나.

저 나무가 살아있다.

옹달샘!

물도 맑게 차 있고 낙엽이 덮어주어 먼지가 들어가지 않겠구나.

생명수야!"


하고 말한 엄마는 손으로 옹달샘 물을 떠 한 모금 먹었어요.


"와!

시원하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

이 옹달샘은 누가 만들었을까!

산신령일까

아니면

숲에 사는 동물들일까!"


하고 엄마가 말하자


"엄마!

숲에 사는 산신령이나 동물이 함께 만들었을 거예요."


하고 춘심이 말했어요.

자신이 만들었다는 말을 할 뻔했어요.

엄마는 기분이 상쾌해지는 걸 느꼈어요.


"이곳에 자주 와야겠다.

기분이 아주 좋다.

춘심아!

고맙다.

이런 곳으로 엄마를 데려다줘서."


엄마는 아픈 병이 다 나은 것 같았어요.

춘심도 엄마가 좋아해 기분 좋았어요.

엄마는

여우고개 주변을 둘러봤어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많은 여우고개가 맘에 들었어요.


"엄마!

이제 집으로 돌아가세요.

저는

저쪽 골짜기에 갔다 갈게요."


하고 말한 춘심은 약초 가방을 들었어요.

엄마는 춘심을 혼자 두고 집으로 향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핀 것 같았어요.


춘심은 여우고개를 넘어 골짜기로 들어갔어요.

소나무가 많은 숲길을 걷는 데 갑자기 다람쥐가 춘심이 어깨 위로 뛰어내렸어요.

춘심은 깜짝 놀랐어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