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의 순간
아버지의 임종을 못 지켰다.
서울에 있는 작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셨는데 매주 매일 밤 찾아뵙다가 마지막 날 함께하지 못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데리러 가야 했다. 기차를 타고 내려가며 내내 울었다. 그러면서도 임종을 지킨 것이나 매한가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내내 마음에 남아 있다. 애도의 시간이 누구보다 길게 이어지는 이유도 그 탓이 아닐까. 아버지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등허리가 딱딱해지신 것까지 만져봤다. 그런데도 마지막 숨을 지켜보지 못해 꿈에서도 아버지는꼭 그때처럼 생기라곤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마음을 아리게 한다.
올해로 벌써 3년이다.
한없이 따뜻했고 너그러웠던 아버지.
의식이 잠깐 돌아왔을 때 나를 가리키며 “내 딸이오”라고 자랑하듯 간병인에게 말씀하셨던 분.
아버지의 두툼한 손을 참 좋아했는데,
그 촉감마저 점점 흐릿해져가는 것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