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벗하며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만의 자연과 접촉한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2. 인공지능 및 기후 위기의 시대에 자연에 자주 접속하며 생명 및 생태 감수성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굴피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그늘 드리운 오솔길
걷는 일은
삶의 작은 즐거움
푸른 소나무
짙은 분홍빛 배롱나무
귀뚜라미, 산새 소리
홀로 걷는 이의
곁을 반겨줍니다
오늘도 흙과 나무
바람과 청명한 하늘
그리고
멀리 짙푸른 산그늘과
벗하고 옵니다
어제는 음력 9월 6일로 24절기 중 17번째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침저녁 선선한 공기로 인해 ‘차가운 이슬을 맺는다’는 한로(寒露)였습니다. 우리 속담에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가’고 ‘가을 곡식은 찬 이슬에 영근다’는 말이 있는데 출근길 도로 양옆에 펼쳐진 황금 들판이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봄여름 피땀 흘린 농부들과 대자연의 합작품입니다.
요즘 도심에서는 제비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환경이 많이 오염되어 있기도 하거니와 사람과 차, 빛 공해가 심하기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지구 생명공동체에서 하나의 종을 잃어간다는 건 내 마음의 빛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과 인간이 서로 치유하고 공생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시는 숙종, 영조, 정조 세 임금을 모시며 형조판서, 이조판서를 지낸 조선 후기의 시인인 위암(韋庵) 이최중(李最中, 1715~1784)이 아홉 살 때 지은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란 시입니다.
깊어 가는 가을 늘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草虫鳴入床(초충명입상) 풀벌레 우는 소리 책상으로 스며드니
坐覺秋意深(좌각추의심) 가을이 깊어 감을 알아차리네
雲散明月出(운산명월출) 구름 비끼니 밝은 달 드러나고
靑天如我心(청천여아심) 푸른 저 하늘 내 마음과 일심동체
- 이최중(李最中, 1715~1784),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즉경(卽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