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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Oct 11. 2019

애플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애플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출시된 아이폰 11 모델이 출시되었는데,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던 애플이 이제는 혁신을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시장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과연 스티브 잡스 때의 혁신 기업의 이미지를 포기한 것일까요? 애플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사실 올해 3월에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Apple Special Event)로 돌아가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이벤트를 통해 애플의 차후 기업 전략이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3월의 애플 스페셜 이벤트 키노트(keynote)에 어떤 내용이 발표되었고, 애플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애플 스페셜 이벤트


올해 3월 애플 파크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스페셜 이벤트의 독특한 점은 애플 제품이 하나도 발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키노트에는 한두 개의 신제품 발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는 총 4가지의 애플의 서비스가 공개되었습니다.




1. 애플 뉴스+


애플 뉴스+

애플은 가장 먼저 애플 뉴스+(Apple News+)를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애플 뉴스에서 잡지 구독 서비스를 덧붙인 서비스인데, 약 300개의 매거진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자사 제품으로 쾌적하게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기기로 매거진 구독이 가능한 만큼 GIF, 영상 등도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리고 한 달에 9.99달러를 지불하면 추가 요금 없이 가족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영어로 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약 300개의 매거진을 제공하는 애플 뉴스+

또한 내부의 추천 알고리즘이 구독자의 취향에 맞는 글을 추천해주며, 애플은 이러한 맞춤형 개인 정보를 광고사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상당히 무감각해졌기 때문에 이러한 애플의 장점이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2. 애플 카드


애플 카드

다음으로 소개한 서비스는 애플 카드(Apple Card)입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마스터카드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애플 페이(Apple Pay)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애플 카드는 아이폰과 연동되어 돈을 언제, 어디서, 얼마나 썼는지, 잔액은 얼마인지 등을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애플 카드 디자인

깔끔한 디자인도 눈길을 끕니다. 또한 연회비가 없고, 국제 수수료와 같은 연체 대금 발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캐시백도 지원되며, 애플에서 무언가를 구입하면 3%, 애플 페이를 이용할 경우 2%, 물리적 애플 카드를 이용할 경우 1%의 적립금을 줍니다. 그리고 이 적립금은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반 신용카드와 애플 카드의 차별화

물리적 카드에는 카드 번호, CVV 코드, 만료일, 서명 등의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아이폰과 연동을 통해서 일회용 결제 비밀번호를 매번 발급받아 결제할 때마다 완벽하게 다른 식별 번호를 가진 카드가 된다고 합니다. 애플은 매번 완벽한 보안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금융 정보는 모두에게 매우 민감한 정보이기에 보안 강조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애플이 이번에 물리적 카드를 내놓은 이유는 많은 가맹점에서 애플 페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발표를 통해 애플이 핀테크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애플 아케이드


애플 아케이드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는 애플의 게임 구독 서비스입니다. 원래는 사용자들이 애플 스토어에서 게임 앱을 개별적으로 다운로드해 사용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애플 아케이드를 구독하면 제공되는 게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독 기간 동안 광고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서비스는 올해 가을에 정식으로 출시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플 아케이드에 어떤 게임이 있는지에 따라서 사용자의 수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아서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인 것 같습니다. 4가지 서비스 중에서 가장 빨리 한국에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4. 애플 TV+


애플 TV+

애플 TV+(Apple TV+)는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애플 판 넷플릭스, ‘애플릭스’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경쟁사와의 차별화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등의 거장들이 나와서 애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는 이유는 막대한 자본을 콘텐츠에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면 넷플릭스와 충분히 경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미 넷플릭스가 시장의 질서를 정립해 두었고, 다양한 OTT 기업들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판국에 애플은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있을 수밖에 없고, 애플의 성공 여부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독특한 점은 다른 서비스는 모두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한데, 애플 TV +는 삼성, LG, 소니의 스마트 TV와 아마존 파이어 TV에도 등록이 되어 다른 기업 TV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애플이 OTT 산업의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애플 기기에만 서비스를 제공하면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합니다.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애플


Hardware + Software + Services

저는 이번 발표가 애플의 '서비스 기업 선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키노트를 통해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아이맥 등의 하드웨어와 iOS, macOS 등의 소프트웨어로 애플 생태계를 만들던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애플은 수많은 디지털 기기로 전 세계 사용자들을 사로잡으며 애플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애플 기기들을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OS로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으며, 뛰어난 기기 간 연동성으로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애플 제품의 판매가 이제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애플은 향후 10년, 20년의 미래를 내려다볼 때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이미 잘 구축된 애플 기기 생태계에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애플은 이미 제공하고 있는 애플 뮤직을 비롯해 뉴스, 게임, 영상 콘텐츠 및 금융 분야까지 뛰어들며 생태계를 더 굳건히 할 것이며, 앞으로 서비스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업이 운영될 것이라고 내다볼 수 있습니다.


iPad mini 5, iPad 6, iPad Air 3

애플의 서비스 기업 전환은 3월 키노트 이전에 수많은 디바이스를 아무런 예고 없이 무더기로 발표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키노트 이전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아이맥 등을 공개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간 줄 알았던 아이팟 터치까지 출시되었습니다. 이러한 디바이스를 갑자기 출시하는 이유는 애플이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입니다. 애플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애플 OS가 작동하는 기기가 필요한데, 다양한 가격대와 라이프 스타일에 포지셔닝될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애플 생태계를 확대해 서비스 구독자를 더 늘리려는 전략과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애플 키노트를 본 이후 예전 혁신의 애플은 떠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은 그의 사후 매출액 확대를 위해 혁신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자주 보여왔습니다. 이번 키노트 역시 이미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편승하는 것밖에 되지 않으며 후발주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실망을 주는 속에서 항상 기대감도 주었던 애플이기에 앞으로 서비스 기업으로서 어떤 혁신을 내놓을지 계속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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