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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Oct 11. 2019

[독서 리뷰] - 구글의 미래

디지털 시대 너머 그들이 꿈꾸는 세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구글의 미래>라는 책을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토마스 슐츠라는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기자가 썼는데, 구글의 굉장히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중에 구글에 관한 책은 무수히 많은데, 이렇게 다양한 시각에서 깊이 있게 구글을 분석하는 책은 처음 접해봅니다. 구체적으로 책의 내용이 어떠한지 요약을 하기보다는, 제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과 그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밝히는 것을 위주로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구글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기업입니다. 처음에는 검색엔진 기업으로 이름을 알려졌지만, 지금은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유튜브, 구글 지도, 지메일 등 디지털이 일상이 된 우리에게 구글은 검색엔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처럼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로 우리의 삶을 바꿔 놓은 구글은 혁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혁신 기업이라고 항상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역사상 많은 혁신 기업이 망한 이유는 기업이 혁신을 일으킨 후 그 성공적인 성과에만 자원을 쏟아붓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 이를 흔히 ‘혁신 기업의 딜레마’라고 말합니다. 많은 혁신 기업이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데, 다행히 구글은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 이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모험을 즐기고, 실패를 하기도 하지만 또 엄청난 성과를 거두어 새로운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어가는 모범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구글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부문에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대표적으로 소개된 사례는 구글 X라는 비밀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구글 X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사업의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고, 세상을 좋게 만드는 기술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개발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수익성은 이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마인드입니다. 기업이 이렇게 무모하게 투자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구글은 기업의 존재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읽으면서 정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제3세계에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풍선을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 자율 주행 자동차, 생명 연장 프로젝트, 양자 컴퓨터 등 먼 미래에나 이루어질 법한 기술들을 현실로 앞당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글은 우리보다 훨씬 먼 미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구글을 예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었던 데에는 사생활 침해가 큰 역할을 하였고, 이에 대해 유럽연합, 특히 저자의 고국인 독일 정부의 견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저는 이 문제가 단순히 구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수많은 다국적 IT 기업들이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처럼 수많은 개인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유출이 일상인 요즘과 같은 세상에서 단순히 구글만을 탓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그저 상상하는 기술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하는 우리의 일상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연결되는 사회가 올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구글은 열심히 이러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 중에서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자율 주행 자동차만 하더라도 당장 수많은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류를 이롭게 하는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 기술의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철저히 고민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 중에 <블랙 미러>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미래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 세계관이 하이테크를 바탕으로 두지만 동시에 아예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발전된 기술 속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아가고 어떤 문제점을 마주할지 성찰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술 성찰적 자세를 가져보면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것들이 진정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가령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생명 연장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후 인류의 생명이 연장되어 몇 백 년을 살 수 있는 것이 정말 좋기만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이란 끝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이 떠오르는데, 만약 끝이 없는 무한과 가까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우리가 가지는 삶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합니다. 기술은 분명 시장의 필요에 의해 등장하게 되지만, 그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치 칼이 수술할 때 사람을 살리는 일도 하지만,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것 같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입니다. 발전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도 몹시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안정된 제도와 철학으로 그 기술을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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