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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Oct 11. 2019

우버가 한국에서 계속 실패하는 이유

우버의 도전과 실패의 기록

여러분들은 한 번쯤은 우버(Uber)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공유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이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또 전 세계에서 택시를 위시한 기존 모빌리티 사업과 굉장한 갈등을 빚고 있는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정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 우버가 유독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계속 사업을 정리했는데,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버는 어떤 기업인가?


우버의 설립

우버(Uber)는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차량 공유 업체로 설립되었습니다. 우버는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우버에 등록된 개인 차량을 승객과 중계해주며, 승객이 요금을 지불하면 회사에서 이의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는 곧 기존의 등록된 택시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우버에 자신의 승용차를 등록하면 민간 택시로 활동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버는 일반인들도 택시 기사가 될 수 있는, 일명 무면허 택시를 허용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이것이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놓고 수많은 공판을 벌였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불법 판정을 받았지만, 우버가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모빌리티 사업을 장악하며 사업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버는 2019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였고, 현재 시가총액이 약 88조 원이나 됩니다. 또한 우버는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구글, 테슬라와 더불어 엄청난 선구자이며,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될 경우 자율주행차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사업, 배달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어 몸집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버 한국 진출의 역사




1. 우버엑스

우버엑스

우버엑스(UberX)는 우버를 대표하는 서비스이며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서비스입니다. 개인이 서류를 마련하여서 우버에 개인 차량을 등록하면 바로 우버 택시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즉 택시 면허가 없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버는 기본적으로 우버 앱을 통해서 운영됩니다. 사용자가 앱에서 호출 버튼을 누르면 가장 가까운 기사와 연결되며, 거리와 교통상황을 고려한 가격이 표시되고, 승객은 기사의 평점을 바탕으로 운송을 부탁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요금은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청구됩니다. 승객은 기사에 평점을 부여할 수 있는데, 평균 평점이 4.5점 이하로 떨어진 기사는 본사에서 자격이 정지되며 재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기사가 승객들에게 평점을 매길 수도 있기 때문에 승객 평점이 좋지 않다면 우버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014년 우버엑스가 한국에 출시되었는데, 당연히 기존의 택시업계들은 엄청나게 반발했습니다. 당시 택시 업계는 운송 사업자가 아닌 우버가 운송 사업을 펼치고 있으니 불법이라고 주장했고, 우버는 자신들은 단순히 공유경제 서비스 사업자일 뿐이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서울시는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우버는 스마트 도시 추세와 매우 동떨어지는 대응이라며 이에 반발하였습니다. 이후 서울시는 우버 단속을 위해 우버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하여 승객이 우버 운전자를 신고할 경우 1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강수를 둡니다. 이에 우버는 우버엑스를 무료화하는 초강수를 두었으며, 우버엑스 이용자가 최대 30회, 한 번 탈 때마다 최대 3만 원어치의 거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비영업용 차량의 영리 행위를 금지하므로 돈을 받지 않으면 합법이라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우버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고, 2015년에 서비스를 중단하게 됩니다.



2. 우버블랙

우버블랙

우버블랙(UberBlack)은 우버의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입니다. 고급 차량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며 승객이 타고 내릴 때 기사가 직접 문을 열고 닫아주며 차량 안에 생수를 제공하는 등 고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불법 논란에 휘말리게 되었고, 2015년부터 장애인, 노인, 외국인에 한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 9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2016년 1월부터는 고급택시 면허를 발급받아 우버블랙은 영업용 택시 형태의 서비스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합법인 허가받은 서비스입니다.



3. 우버쉐어

우버쉐어

우버엑스 이후 우버는 많은 논란 끝에 한국에서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합니다. 우버가 한국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한국의 기업들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의 예외 조항을 기반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바로 카풀 서비스입니다. 81조에는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 운송 등의 허가조건을 다루고 있는데, 출퇴근 시간에 승용 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운송 사업자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고, 우버 역시 2017년 9월 우버쉐어(uberSHARE)를 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버 이전에 한국에는 ‘풀러스’, ‘럭시’, ‘티티카카’ 등의 카풀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며, 우버쉐어의 서비스 차별화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용자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카카오가 럭시를 인수하면서 2018년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출범시켰으나, 택시 업계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고, 분신 사건이 빚어지면서 잠정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기존 택시 업계와 카풀 서비스의 정면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풀 서비스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이용자도 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우버쉐어는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4. 우버이츠

우버이츠

택시 사업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에서 한국에서 계속적으로 실패한 우버는 배달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 우버이츠(Uber Eats)로 2017년에 한국에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버이츠는 파트너십을 맺은 레스토랑의 음식을 개인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며 실제로 레스토랑의 수가 굉장히 한정적이라서 한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우버가 한국에서 계속 고전하는 이유


세계적으로는 기존 모빌리티와 배달 업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시장을 위협하는 우버가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할까요? 이는 크게 택시 업계의 반발, 차별화 실패, 이미 잘 갖추어진 모빌리티 및 배달 인프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택시 업계의 반발

우버에 대한 택시 업계 시위

우선 기존 택시 업계의 엄청난 반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택시 노조의 영향력은 굉장합니다. 택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35만 명인데 그들이 부양하는 가족으로만 생각해도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정치권에서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 규모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은 택시 업계의 목소리를 더 유심히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버 이외에도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에 진출하려 하자 분신 사건 등을 통해 엄청난 반발을 했던 택시 업계 때문에 국회에서는 TF까지 열어서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엄청난 규모의 택시 업계의 영향력 때문에 모빌리티 업계 규제가 매우 강력한 한국에서 우버는 힘을 쓰기 어려웠습니다.



2. 차별화 실패


한국의 가장 대중적인 교통 인프라, 지하철

우버는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 때문에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많은 국가에서 각광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택시 이외에도 버스 및 지하철 대중교통이 너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도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택시 호출도 매우 쉬운 편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택시 값은 외국에 비해서 그렇게 비싼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경쟁력으로 발휘되었던 부분이 한국에서는 발휘가 되지 않으면서 우버의 경쟁력이 돋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3. 이미 잘 갖추어진 한국의 모빌리티 및 배달 인프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운송 사업과 관련하여 이미 너무 많은 경쟁자가 있었습니다. 택시 중계 앱 우버택시(uber Taxi)를 출시했을 때도 이미 카카오택시와 티맵이 택시 중계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카풀 서비스에도 풀러스와 티티카카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배달 업계에서도 2010년 배달의 민족, 배달통이 출시되었고, 2012년 요기요가 일찌감치 출시되었습니다. 우버이츠 출시 당시에 무려 7년 넘게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배민에 입점한 음식점은 20만, 요기요, 배달통은 14에서 15만 정도로 우버이츠와 비교가 안 되는 수치였습니다. 가맹 매장도 전국적이고 서비스의 질도 높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버이츠의 프리미엄 서비스 같은 경우도 배민은 '배민라이더스', 요기요는 '요기요플러스'로 독자적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를 마련하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버의 미래


우버의 무인 비행 택시 '우버에어'

앞으로 운송, 배달과 관련된 모빌리티 및 딜리버리 사업은 격동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미국에서는 우버를 비롯하여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이 기존의 유통 체계를 무너뜨리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우버는 헬리콥터 서비스인 '우버콥터'를 제공하며, 헬리콥터 형태의 무인 항공기(드론) 서비스인 '우버에어'도 2023년 상용화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와 드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유통 체계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 것이고, 배달 업계, 택배 업계 등에서도 어떠한 변화의 바람이 찾아올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한 자율 주행 자동차가 등장하게 되면 택시 운전자들이 대량 해고되면서 엄청난 실업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이러한 잡음을 어떻게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그 해결 과정에서 누가 기회를 잡아 성장할지 미지수입니다. 요즘도 '타다'라는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택시 업계와 엄청난 갈등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대가 발전할수록 교류가 많아지며 사람들과 물류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이며, 이를 더 빨리 더 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가 등장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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