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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을 Nov 28. 2021

2023 수능까지 앞으로 1년!

2023 대입 수능 D-365

  오늘은 2021년 11월 18일이다. 2022년 대입 수능날이다. '나 때'는 날씨가 되게 추웠는데. 오늘은 포근하다. 

  수능날이면 꼭 아침 뉴스나, 커뮤니티 글을 찾는다. 수능날 아침엔 이야기 많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역시 그러면 그렇지, 수능 이야기가 한창이다. 

 "지금 8시야! 택시 타고 가고 있는데 학교까지 제시간에 못 갈 거 같아 어떻게 해?"라는 글이 있다. 마음이 급해 보인다.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가까운 학교 가면 돼!" "가서 얘기해! 그럼 가까운 시험장에서 볼 수 있어!" 아, 갑자기 수능날 시험본부가 그려진다. 바쁘게 움직이는 선생님들.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 속에서 "저, 시험장까지 못 갈 것 같아서 다른 시험장에서 보려고 하는데요..." 걱정과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에, 전화받은 감독관은 이후에 해야 될 것들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수험생과, 이어서 또 다른 전화를 받는 감독관.

 아,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한 재수생은 오늘 시험 보러 못 갔다고 한다. 너무 우울해서. 우울증이 문제라. 도저히 못 나갔다고. 댓글에 응원이 달린다. 괜찮아. 시험이 전부가 아니야. 

 1년 뒤면 내 동생도 수능을 본다. 코로나가 학교 안까지 장악하지 않는 한, 정확히 365일 뒤다. 

 일단 드는 걱정만 세 개다.

 


  첫 번째 걱정

  공부하느라 바쁜 학생들. 고등학교 2학년이면, 지금 한참 바쁠 때다. 나는 내 동생이 볼 수능이 걱정이다. 요즘 공부를 안 하던데. 근데 핸드폰은 많이 하던데. 며칠 전에 나는 "내년에 수능이야!"라고 한 마디 했다. 학생 대부분이 수능날까지 공부를 많이 안 해서 힘들어한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런저런 것 탓에 귀중한 시간을 놓친다. 지금부터라도 공부해야 된다, 나는 이런저런 잔소리를 했다. 


  두 번째 걱정

  아침 10시인데도 자고 있다. 수능은 8시 10분까지 입실인데. 이렇게 하면 시험을 어떻게 볼까. 방문을 여러 번 똑똑이고 일어나 보라고 해도 동생은 투덜대며 잠을 잔다. 아,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했으면 하는 건 내 욕심이겠지? 아무리 오빠라도. 일찍이 수능을 겪어본 선배라도. 공부하라고 일찍부터 일어나라고 하면 그건 내 욕심이겠지?


  세 번째 걱정

  수능날엔, 일어나서 아이 추워, 아, 시험 보러 가기 싫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방문을 나와 밥을 먹고 양치를 하는 너의 마음은 또 얼마나 무거울까. 시험 잘 볼 수 있을지 몇 달 걱정하다가 그 스트레스가 네 배를 아프게 하면 어쩌나. 듣기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 중에 위장 장애 환자가 그렇게 많다고 하던데. 스트레스받아서 소화도 제대로 못 시키고, 날마다 배 아파 화장실 들락거리면 어쩌나.



  그래. 동생도 학교 공부가 힘든 거다. 그래서 우울한 거다. 그러니 닦달해선 안 되겠다. 묵묵히 곁에서 도와주기만 해야겠다. 공부 안 한다고 다그치면 안 되겠다.

  오늘로부터 1년이 지났을 땐 어떨까. 수능이 끝나고 나면 어떨까. 나는 1년 뒤를 기다리며 일기를 시작한다. 수능을 마친 너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나저나 아침에 나는 호빵을 세 개 쪘다. 야채 호빵 두 개와 피자 호빵 한 개. 야채는 각자 한 개씩 먹고 피자는 반 나눠 먹으려 했는데. 동생이 누워 있으니 피자 호빵은 내가 다 먹었다. 일찍 일어나야 피자 호빵도 먹을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싶어서.










제 동생이 이제 수능까지 1년 남았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365일 남긴 (2021. 11.18) 시점부터 일기 같은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수험생 동생을 바라보는 오빠의 이야기요. 


편하게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발행된 작품들보다는 내용이 아쉬울지도 모릅니다. (물론, 제 생각만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그런데도 브런치에다 발행하는 건, 수능을 준비 중이거나, 다시 준비하는 학생들이 남 같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발행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수능이나 임용고시 또는 어떤 시험이든, 수험 생활을 해 본 분들껜 공감이 되고,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며, 울고 있는 그대에겐 따듯한 포옹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아, 달아주시는 댓글에 답 댓글을 일찍 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일단은 댓글 칸을 막아두었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더하여, 철학 이야기는, 전면 수정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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