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은 뭐라도 쓰고 싶어 쓰는 글
결혼, 청첩장, 집들이, 친구...
신혼집에서 두 번의 청첩장을 주는 행사를 치렀다. 이것은 집들이일까? 집들이는 아닌 것일까? 코로나 시국이라 조촐하게 집에서 청첩장을 주게 되었다. 뭐 이 또한 잘한 일도 아니라 글로 남기기도 애매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두 번째 청첩장 이벤트를 마친 나는 기분이 묘하다.
나와 정말 가까운 나의 친한 친구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많은 신경들이 쓰였다. 집을 깔끔하게 준비해야 했고, 친구들에게 대접할 요리가 혹여나 부족하거나 성의 없다고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했고, 그에 맞춰 예비남편인 남자 친구 또한 정신없이 바빴다.
그 자체가 싫거나 귀찮았던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회사일, 결혼 준비, 다이어트(누가 보기엔 하고 있나 싶게 더디게 빠지고 있지만 나 나름대로는 힘들고 고된) 등으로 힘든 일상에서 이 준비들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처음 살림을 꾸린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다니'라는 묘한 감정으로 친구들이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왜 글이 쓰고 싶어 졌을까? 그런데 왜 나는 기분이 묘할까? 이 기분은 무엇일까? 두 모임에서 다 친구들과 함께 거나하게 술에 취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뭔가 무척 거리가 있는 사람들과 만남을 한 것처럼 어느 순간 이 자리를 마무리하고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던 건 왜일까?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마저도 주변에 묻지 못하는 이유는 혹여나 나와 나의 친구들의 멀쩡한 우정을 괜히 시험받게 되는 게 아닌가 싶고 또 평가받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 그렇다.
브런치에 글은 쓰고 싶고 솔직한 글이 걱정되면서도 또 솔직하지 않게는 쓰질 못하니 어렵다. 그런 걸 보면 나 자신을 드러내면서 솔직하게 무언가 들을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일까?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일까?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은 맞을까?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까? 등등 정말 많은 물음표가 요즘의 나를 따라다닌다.
어렵지만, 하나씩 정답이 없는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그래도 조금씩 선명해지리라 믿으며, 이 고민을 한다는 자체로 스스로 아직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지치기보단 더 힘내고 화이팅하길 스스로에게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친구들과의 시간도 온전히 몰입하지 못한 것 같아 어렵게 와준 친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무슨 소린지 모를 이상한 소리를 끄적이며 쓰고팠던 마음만을 남기고, 피곤한 몸을 뉘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