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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Feb 05. 2019

멜번 여행을 시작하기 전.

책상에 앉아 만나는 멜번, 제1화. 알쓸신잡 of 멜번.

사실 저는 멜번으로 이민을 결심하여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호주에 대해 아는 것도, 호주에 와본 적도 없는 일명 '호주 무식자'였습니다. 그저 현실 도피가 우선이었던 저에게 호주라는 낯선 땅은 '인생 뭐 있어, 일단 고!'라는 무식한 용감함을 장착하고 이민가방 두 개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떠나온 여행지이자 도피처이자 또 안식처와 같은 도시였습니다.


이곳에서 벌써 햇수로 4년을 버텨온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면 마음 일부분에는 여행객의 마인드를 장착하고 또 다른 부분에는 치열하고도 독한 서바이버의 마인드를 장착한 채 가끔은 쉴 새 없이 또 가끔은 길을 잃은 채 이 자리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오늘은 제 마음 절반쯤을 차지하고 있는 여행객 모드를 장착해 알쓸신잡 of 멜번을 논하며 아직은 여러분에게 생소할 멜번에 간단한 소개를 드려봅니다.



멜번의 밤, 기억에 의하면.. 2017년 9월 어느 날.


알쓸신잡 of 멜번 - 1 시작.


위 사진은 어느 겨울 끝무렵의 저녁, 멜번 야라강가를 산책하다가 남긴 사진입니다. 2017년도인 재작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자리를 7년간 유지한 도시인만큼 편리한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넘쳐나는 곳이랍니다. 1800년대 중반, 참 운이 좋게도 금이 발견된 이곳 멜번은 북미, 남미에 이어 뉴질랜드와 함께 골드러시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마침 항구로 사용되기에 적합한 바닷가들도 위치하고 있어 여러모로 멜번은 당시 굉장한 부자 도시로 성장하게 되며 멋진 건축물뿐만 아니라 선진 복지 제도 등을 갖춘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을 시작하게 되었죠. 1880년부터 이곳은 살기 좋은 도시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의 이주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알쓸신잡 of 멜번 - 2 리틀 런던.



런던만큼이나 다이내믹한 멜번의 날씨 - facebook출처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다수 존재하는 이곳은 영국 런던 다음으로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건축물이 가장 많이 현존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이곳은 사시사철 변덕스러운 날씨와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머금은 빌딩들로 가득한 턱에 '리틀 런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연방 국가답게 영국의 특별 이벤트나 역사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기도 하며 한때는 *앵글로색슨족만을 우월한 유전자로 인정하며 *백호주의를 활발하게 펼쳐온 인종 차별을 심하게 하였던 나라이기도합니다.


* 앵글로색슨족 : 북유럽 게르만 바이킹 혈통을 가진 영국인 중 앵글인, 색슨인, 주트인을 일컫는 말. 희고 붉은빛의 피부를 가진 것이 특징. 

* 백호주의 : 비백인 이민 제한 정책. 1975년 인종 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 시행되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까요? 멜번은 오래전부터 리틀 런던이라는 별명을 유지해오고 있답니다.



알쓸신잡 of 멜번 - 3 최초의 호주.


앞에서 살짝 언급하였듯이 호주 최초의 수도는 현재의 캔버라가 아닌 멜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멜번 출신의 호주인들은 타도시 출신들에 비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도 있답니다. 수도 이전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이 내려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 더 자세히 논해보도록 하며 이번 화에서는 호주 최초의 수도로써 이곳에서 시작된 많은 것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주 최초의 기차역 Flinders Street Station  플린더스 스트릿 스테이션.


최초의 기차역 Flinders Street Station

현재까지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호주 최초의 기차역입니다. 이곳은 과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도 등장했던 곳인데요, 가장 큰 특징은 입구에 걸려있는 여러 개의 아날로그시계들이 오늘날에도 각 노선별 출도착 시간을 부지런히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1854년 세워진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멜번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소화해내고 있는 곳으로 현재 매일 평균 약 11만 명의 사람들이 이 역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멜번 시내 자유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곳 플린더스 스트릿 스테이션을 시작 기점으로 하여 여행 루트를 계획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Parliament House - google image


최초의 연방 의회 Commonwealth Parliament 

호주 수도를 캔버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호주 연방 의회로 사용되어오던 곳이며 현재는 빅토리아주 의회로 사용되는 곳입니다. 여기서 잠깐 의회와 관련이 있는 호주 정치 이야기를 하자면 호주 정치 구조는 영국 그리고 미국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가장 쉽게 설명을 한다면 영국 미국과 같이 상하원 구조를 띄고는 있지만 상원은 미국과 비슷하게 각종 법률, 예산 등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며 하원은 영국과 비슷하게 의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집단입니다. 또한 호주는 영연방 국가답게 영국 여왕을 국가 원수로 하는 입헌군주제도를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답니다. 따라서 영국과 호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Eureka Tower - google image


호주 민주주의의 시작 Beginning of Democracy in Australia

멜번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유레카 타워, 특히 꼭대기에 위치한 유레카 스카이덱은 많은 여행객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들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이 타워는 사실 호주 민주주의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 "Eureka Stockade 유레카 방책 봉기-1854년 12월 3일"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 사건은 골드러시 시절 영국 총독의 결정으로 채광 작업자들에게 면허 제도와 허가세를 부가하기 시작하며 광산업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켜 결국은 정부 측에 선 경찰들과의 충돌로 번진 사건인데요, 이날 비록 광산업자들과 광부들은 싸움에서 졌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더 많은 권리를 부여받게 되었고 개혁 법령 가속화로 인해 1854년 광부 면허를 소유한 사람들은 선거권을 부여받고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간단히 설명드렸지만 어쨌든 유레카 타워는 그때 그 시절을 기념하기 위해 사건이 발생했던 Ballarat 발라렛 지역에서 가까운 멜번 시내에 세워지게 되었으며 꼭대기 부분을 금빛으로 만든 것은 골드러시를, 적색 줄무늬는 그때 흘린 피를 의미하며 청색 유리창은 그때 사용되었던 깃발을, 백색 실선은 그 깃발에 그려져 있던 십자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호주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유레카 타워는 현재까지 호주에서, 그리고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도 알려져 있답니다.



Australian Open - google image


호주 최초의 테니스 경기 First Tennis Played in Australia

매년 연초 이곳 호주 멜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선수권 대회 중 하나인 Australia Open 호주 오픈이 열리기 때문이죠. 테니스 강국 호주의 최초 테니스 경기는 이곳 멜번에 위치한 Melbourne Cricket Club 1880년도에 개최되었답니다.



First Espresso Machine - google image



호주 최초의 커피 머신

1928년, 호주에서 최초로 개발된 에스프레소 머신은 현재도 운영 중에 있는 멜번 시내에 위치한 카페 Cafe Florantino에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계는 Massoni 가족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가족 구성원이었던 Rinaldo Massoni에 의해 처음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세계 2차 대전 이후 당시 커피 문화가 뚜렸했던 남부 유럽인들이 호주 멜번으로 대거 이민을 오게 되면서 이곳 멜번에도 커피 문화가 정착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Degraves Street, Melbourne 3000


특히 멜번 도심 속 카페 골목의 시초로 알려져 있는 이곳 Degraves 스트릿에는 정확히 언제 오픈했는지도 모를 만큼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카페들이 곳곳에 숨어 있답니다.




알쓸신잡  of 멜번 - 4 높은 교육 수준 (호주 G8 명문대)



G8 명문대 로고 - google image


미국에 아이비리그 그리고 영국에 러셀그룹이 있다면 이곳 호주에는 G8이라고 하는 8개의 세계적인 명문대가 있습니다. G8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요, 이번 편에서는 이곳 멜번에 위치하고 있는 G8 대학 중 멜번에 위치하고 있는 '멜번 대학교 Melbourne University'와 '모나쉬 대학교 Monash University'를 간단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멜번은 런던, 파리, 뉴욕에 이어 가장 많은 학생들이 모여 공부를 하는 유수한 학술 도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멜번 대학교 Melbourne University

호주 내 1위, 세계 32위에 선정된 명문대로써 1853년에 설립된 학교입니다. 특히 교육에 관련된 전공으로는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통과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그밖에 법대, 의대, 상경대, 공대 등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을 갖추고 있답니다.


모나쉬 대학교 Monash University

1958년 설립된 학교로 멜번 대학교에 비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세계 곳곳에 국제 캠퍼스 설립과 본인 전공과 연계한 다양한 복수 전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보다 실용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호주에서 유일하게 7년제가 아닌 5년제 의과 대학을 운영하여 의대 지원생들에게 아주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재학생의 30%가 유학생인 만큼 국제적인 대학교로도 인정받고 있답니다.






알쓸신잡 of 멜번 - 5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1위


Kings Way에서 촬영한 야라강의 모습.


친절도, 치안, 물가, 분위기, 복지 등 많은 것을 반영해 종합 평가한 결과 멜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라는 타이틀을 7년 연속 명예롭게 유지해 왔습니다 (2018년도는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선정됨). 시내를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료 트램과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외국 그 어느 도시에 비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잘 갖추어져 있는 대중교통 노선과 시스템, 친절한 멜번인들, 밤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치안, 멜번만의 특색을 한껏 갖춘 분위기 등 많은 부분들은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가득 심어주기에 충분합니다. 호주 최초의 수도라는 타이틀 덕분에 곳곳에 많은 스토리들도 가지고 있으며 호주에서 손꼽히는 유명 대학들도 다수 위치하고 있어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자부합니다.



알쓸신잡 of 멜번 - 6 그래서 멜번은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 여행 마케터로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콘셉트입니다. 건물 앞에 도착해 사진만 찍고 떠나는 초스피드 여행은 절대 멜번 여행과 어울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야라 강변에 위치한 플로팅 바에서 마시는 로제 한 잔.


골목골목 때로는 운치 있게 때로는 아찔하게 서있는 건물들에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커피 한 잔에도, 와인 한 잔에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들이 담겨 있죠. 인증샷이 여행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여행 스타일이지만 여러분의 사진 속에는 남다른 그리고 특별한 이야기들을 더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커피 한 잔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아가는, 와인 한 잔에 나만의 기억을 담아가는 저만의 멜번 여행을 하나하나 공개합니다.


 


# 4년 차 *멜버니안의 멜번 알쓸신잡, 아직도 할 이야기 그리고 소개하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며 다음번에 더욱 다양한 정보를 기록해보겠습니다. 매력 가득한 도시 이곳 호주 멜번으로의 온라인 여행, 앞으로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부터는 멜번 필수 관광지에 대한 소개를 하나씩 진행해볼까 합니다.


 *멜버니안 : 멜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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