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포크너 <압살롬, 압살롬!>
“그렇게 하여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보아도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고, 다만 말들과 상징들 그리고 환영들 그 자체만이 무섭고 피비린내 나는 불행한 인간 사건을 흐릿한 배경으로 신비스럽고 조용하게 버티고 있는 거야.” (145쪽)
“나는 되풀이해서 이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나? 그는 생각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다시 들어야만 할 것이다. 나는 벌써 반복하여 다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나는 다시 반복하여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나는 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이 이야기만 영원히 들어야 하는가 보다. 인간은 자기 아버지보다 더 오래 살 수 없고, 그의 친구나 지인들조차도 그렇다.”(396쪽)
“어음을 지불해야 할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도 말이지. 왜냐하면 아버지는 너무 나이가 많아 무력해졌기 때문에 아들이나 자손이 그것을 지불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어. (…) ‘주를 찬양하시오. 나는 내가 범한 부정과 박해의 죗값을 대신 걸머지고 내 양과 소를 강탈당한 자의 손에 다시 돌려주려고 많은 자식을 낳았소. 그래서 내가 죽어서도 대를 이어 몇 백 배로 불어날 내 재산과 자손들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도록 말이오’. 그는,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462쪽)
“나는 사랑하고 있다. 나는 그 대용품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와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 만약 아버지가 옳았다면 나는 두 번 다시 그와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아버지가 잘못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말에 따를 것이다. 만약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행복해질 것이고, 괴로워해야 한다면 기꺼이 괴로워할 것이다.”(175쪽)
“아니야. 아니야. 난 남부를 증오하지 않아! 난 남부를 증오하지 않아!”(5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