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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ya Nov 04. 2019

프랑스의 열린 성교육

10대 자녀들을 위한 프랑스 부모들의 성교육법

한국의 초등학생이 임신을 하는 소식을 듣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도시에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빠는 한 살 위인 6학년이라고 한다.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이제 막 생리를 시작할, 만 11세의 나이에, 덜컥 임신을 했고 아이를 지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과연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가 될 아이들은 남녀의 성관계에 대해 얼마큼 알고 이러한 결과를 안게 되었을까? 


최근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2018년 한국의 청소년 성관계 경험률은 중학생 2.6%, 고등학생 8.5%라고 한다. 이들 중 성관계 시작 연령은 평균 13.6세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 중 피임 실천율은 겨우 절반에 그쳤다. 청소년들이 피임을 하지 않는 이유에는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초,중,고, 대학 교육까지 받아 온 나로서 한국에서 이뤄지는 성관계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학교 수업 시간에서 배우는 생물학 시간을 제외하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남녀의 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금기시되고 있었다. 기껏 부모님을 통해 교육받은 내용은 '여자의 몸은 소중이 지켜야 한다'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전부였던 것 같다.  


10대 청소년 자녀의 피임약을 직접 사다 주는 프랑스 부모들


한국의 쉬쉬하는 성교육 환경에서 자라 온 나로서, 이곳 프랑스에서 살면서 종종 겪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이 있다. 바로 10대 청소년 자녀를 가지고 있는 부모들의 성교육법이다. 


만 18세의 딸과 20세의 아들을 두고 있는 프랑스인 친구가 있다. 어느 날,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딸아이가 경구 피임약을 사용 중이라 최근 살이 많이 쪘다는 소식을 나누는 것을 보았다. 10대의 혈기 왕성한 나이에 막 고등학교를 끝내고 동갑내가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는 딸의 성관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주는 모습이었다. 대신 부모로서 10대 딸 아이를 위한 임신을 예방하는 성교육 및 피임교육을 책임지고 공유하는 것을 보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10대의 자녀를 두고 있을 경우, 부모들이 서스름 없이 아이들과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아들을 가진 아버지들은 남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해 주고 콘돔을 직접 사다 주기도 한다.  


프랑스의 열린 성교육

파리 뛸레히 공원 @Juyapics, France 2019


한국의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성이 문제나 금기, 위험한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결혼하기 전에, 특히 10대의 청소년들이 부모님 앞에서 혹은 학교 선생님이나 이웃 어른들에게 감히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주제가 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우리와 달리 프랑스에서는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을 당연히 인정한다. 특히 첫 경험을 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한 인식과 관점, 실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조언을 해 줌으로써 성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 준다. 성의 쾌락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밝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에서,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환경 속에서 진보적인 교육을 해 나감을 깨달았다.  


아마 이러한 프랑스의 개방적인 성교육 법이 프랑스가 유럽 국가 중에 출산률이 비교적 높고 미혼모의 비율이 낮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첫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지. 서로 주고받는 감정들에 집중하는 거야.

그렇게 사랑을 나누는 거야. 천천히 내가 원하는 걸 상대가 알게 해줘.

그럼 마법 같은 순간이 될 거야.

피임의 일반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

- 프랑스의 일반 학교에서 이뤄지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성교육 대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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