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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찬우 Jun 06. 2020

전후 미국의 인권운동은 '국뽕'에서 비롯되었다.

그것도 소련과 첨예하게 대립하던 와중에, 전혀 다른 이유와 목적으로. 

인종차별 문제나 여성, 성소수자 등 약자들을 포함하여 전후 미국에서 '인권에 대한 인식' 혹은 '인권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2차대전과 냉전에 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2차대전과 태평양전쟁에서의 승리를 통해 명실상부 "자유진영"의 일인자가 되어 "공산진영"과 맞불을 놓게 된 미국은 세상의 반쪽을 진두지휘하는 입장이 되어 "우리가 월드 넘버원"이라는 국뽕을 말 그대로 무제한으로 빨아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이 행하는 것 = 가장 옳은 것이라는 뽕에서 한참 더 나아가 "선한 것을 행하는 국가 = 미국"으로 변질된다.  


그러던 어느날, "미국이 곧 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자국 내 상황을 돌아보게 된거야.


그리고 찬찬히 바라보니 인종차별 쩔고 여성혐오 개쩔고 빈부격차 개쩔고 노동자 탄압 개쩔고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조올라 쩐, 도저히 "넘버 원 컨츄리"라고 말할 지경이 아닌거임.


ㅆㅂ 졸라 "위아 넘버 원!"하면서 국뽕을 열심히 빨고 있었는데 ㅆㅂ 그게 아닌 거임.


그래서 "넘버 원"이 되기 위해 내부의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게 미국의 모던 인권운동의 시작임.


그리고 동시에 베트남전 당시의 반전 운동으로도 이어짐. 아니 ㅆㅂ 우리가 넘버 원이어야 하는데 우리가 넘버 원 부르짖을 상황이 아닌데 왜 ㅆㅂ 남의 나라가서 전쟁을 하고 지랄임?이 베트남전 당시의 반전운동의 핵심이라고.


이걸 두고 무슨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고 자유진영에 대한 배신 운운 하는 건 그냥 생각이 없는 거고. ㅋ


이러한 경향은 오늘날에도 남아있는데, 사실 미국의 인권운동은 미국 내 경제상황이 좋을 때만 활발하게 전개된다는 특징이 있다.


응 그러니까...케네디 존슨 닉슨 때 막 활발하다가 포드 카터 때 가라앉다가 레이건 때 활발하다가 부시 때 가라앉다가 클린턴 때 활발하다가 부시 아들내미 때 주저앉다가 오바마 때 활발하다가 뭐 그런.


아니, 사실 이건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딜 보아도 비슷하다. 먹고 살만 하니 다른 걸 신경쓰게 되는거야.


조올라 아이러니하고 숨 막히는 이야기지만 현실이 그래요. 우리나라도 노동운동이나 소수자에 대한 성찰이라는게 좀 먹고 살만하게 되면서부터 시작했거든. 존나 슬픈데 이게 그래 ㅆㅂ.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니 전두환이니 여하튼 우리 시대의 군사독재정권들의 최대의 업적은, 물론 그들은 이런 걸 전혀 예상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고 천하의 개새끼들이지만, 경제를 살려서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게 최대의 업적임. 졸라 아이러니컬하게도. ㅋㅋ


그래서 사실 흥미로운게 뭐냐면, 반세기 걸려 여전히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그러니까 먹고 살만한 상황이 아닌 트럼프 정권 하의 미국에서 인권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건, 300여년 가까이 되는 미국의 역사 속에서 되게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음.

미국사 전공자인 사람으로써 내가 보기에 그러함. 되게 특이해.


간단히 풀어 말하자면, 작금의 미국의 인권 상황은 최악이라는 이야기인 거지. 찬물 더운물 가려가면서 논쟁할 상황을 벗어난 지 오래되었다는 이야기.


뭐, 그렇다구.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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