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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al Eclipse Oct 24. 2022

덕분입니다

-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변명 






  혹시나 <한겹 뒤 제주>의 후속 글을 기다리셨던 분이 계셨다면 변명부터 드려야 마땅하겠습니다.

출간을 앞두고 있던 책의 본 내용이 거의 그대로 담겨있던 <한겹 뒤 제주>를, 판매 전에 구독자님들께 한 편 씩 검사받는 심정으로 올려왔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교정과 수정이 더해지고 난 후 <진심,제주!>란 제목으로 최종 출간이 되었습니다만 총 19편을 출판에 임박해 모두 공개해드리려는 게 당초 생각이었죠.

 그러나 책 제작의 마지막 과정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현미경을 들이민 듯한 수 차례의 교차 교정과 사진들의 선택,배치와 더불어 제목과 저작권 관련 확인까지... 초보 작가의 부담감은 상당했습니다.

 변명은 그겁니다. "그래서 <한겹 뒤 제주>를 지속해 올려드리지 못했다."


 그래도 기쁜 건 사실입니다. 무려 서점에 깔리는 '책'이 나왔으니까요.

긴 시간 구독과 댓글로 격려해주신 여러분의 정성이 거름이 된 건 분명하고요, 별 것 아닌 사람이 브런치란 플랫폼에 애정을 갖고 꾸준하게 글을 올리니 결국 결과물이 두 손에 들려지게 된 것도 현실입니다. 저보다 감성과 집필능력이 훨씬 뛰어난 여러분에게 너무도 확실한 힌트는 드린 게 아닐까요? 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도 얼마든지 훨씬 훌륭한 작품을 실제 결과물로 낼 수 있다는 당연한 논리 말입니다.


   


 출핀일은 10월24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지난 월요일 인쇄소에서 첫 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일주일간은 생전 처음 부닥친 과제로 정신도 없었거니와 무척 바쁘기도 했습니다. 왜 아니었겠습니까? 풋내기 데뷔 작가는 오죽 떨리고 막막했을까요. 카톡을 제외한 SNS에는 흥미가 없어 손을 놓고 있던 것이, 출간을 하게 되니 바빠진 몸을 반대급부로 선물합니다. 지인들에게 유선과 카톡으로 홍보하며, 감사했던 분들에게는 저에겐 소중한 책 한권씩을 바치기 위해  이리저리 운전하고 다닌 거리만도 꽤 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이만하면 뿌듯하다고 할까요? 온라인 판매량이 생각보다 많았고, 교보문고 등에서도 전국 매장에 깔아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명백합니다. 출판의 극초기 판매는 지인들의 열띤 성원과 협조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판매량의 그래프는 언제 수평에 가까운 선을 그릴지 모릅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진심,제주!> 안 내용에서와 마찬가지로 실물의 책이 주는 감동을 느끼게 됐으니까요. 그것도 제 글로 쌓여있는 책이 말입니다.

 


 그렇게 눈에 불을 켜고 확인했는데도 오타가 보입니다. 35페이지입니다. 출판사에 확인해본 결과, 우리의 교정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교정을 끝내고 인쇄를 위해 파일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오타들이 가끔 생성된다고 하는데, 그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죄송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마음도 ㅁ 멀어지는 법이다." 가 되었습니다. 테어나 제일 보기 싫은 '미음'이었습니다. 감안하시고 보아주시길.



 모든 분들이 온라인으로, 혹은 서점에 가서 구입하겠다고 해 주시지만 그럼에도 직접 서명을 담아 두 손으로 전해드릴 분들은 계시는 법이죠. 50권을 인쇄소에서 받아왔는데 지금은 20권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번주 내에 전달이 끝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바쁜 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감사한 일이니까요.


 일정량 이상 책이 팔리면 '강원도'에 관한 책을 내기로 했습니다. 출판사와 처음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설마 괜히 나눈 대화는 아니었겠죠? 하하하. 브런치에 올린 부끄러운 과거의 글들을 보면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큰 줄기였습니다. 그래서 제주 뿐 아닌 강원도, 서울, 경기도, 남부지방 등 다양한 지역에 대한 글이 있었죠. 이미 써놓은 강원도 관련 글들과, 지금 다시 돌아와 살고 있는 강원도의 기타 스폿에 대해 쓸 글들을 합쳐 조금 더 성숙해진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첫 책 나오자마자 너무 서두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집필에서 출간까지의 과정이니까요. 사실 지금 간접적으로 응원 부탁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사연이 있으니 <진심,제주!> 많이 읽어주세요!( 사 주십시오 제발..)" 라고. ^^


 출간을 앞두고 모요사의 대표님,실장님과 원고 편집을 하면서 얼마나 모자란 것들이 많았고, 글에 기름이 잔뜩 끼어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무자비하게 허점이 많았던 터라 두 번째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해도 곳곳에 부족한 것들이 생길 거라 확신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첫 번째 글보다는 글의 구조와 맥락, 문체가 약간은 성장해 있겠죠? 그렇게 믿으면서 또 한 계단씩 밟아보려 합니다.


 다시 한번 전합니다. 브런치에 첫 글을 옮기고 한 분씩 한 분씩 늘어나는 구독자를 확인하고, 못난 글임에도 잘 읽었다는 댓글이 달리는 것을 목격하고, 한때는 옛날 이야기로 채운 한 단락의 글로 인해 오랜 지인과 다시 연락을 하게 된 에피소드까지... 바로 이런 경험이 실물의 책을 낼 수 있었던 힘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글을 읽어주시는 한 분 한 분이 곧 <진심, 제주!>의 각 페이지와 단락입니다. 보답은 식상하고 단출하게도 "고맙습니다." 하는 말 뿐입니다. 그리고 그 고맙다는 말이 진심으로 가닿을 수 있도록 문장 하나 하나를 채워나가는 것이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장은 <진심,제주!>에 많은 사랑 기대한다는 뻔뻔함으로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글 마무리하려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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