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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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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Apr 13. 2024

팔방미인 명이나물

명이나물:산마늘:wild garlic

영국에 이사 오고 나서 어느 봄날 남편이 본인이 자란 동네의 산책로에 산마늘이 많다고 한 번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가게 된 곳에서 우리는 그날 먹을 만큼보다 조금 더 많이 산마늘을 뜯어와서 삶아 나물로 무치고, 전을 부치고, 된장국을 끓여 참으로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산마늘 요리를 찾아보니 유럽에서는 페스토만들어 먹는다고 해서 가서 페스토를 만들 만큼 뜯어오게 되었다.


그 뒤로 매년 봄 부활절 즈음 되면 우린 그곳에 가서 우리가 영국에 지내면서 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를 누린다. 작년에 친정엄마가 다녀가셨을 때 같이 가서 나물도 뜯고 이것저것 해 먹었는데 엄마는 한국에 살면서 산마늘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해 먹는 것을 처음 봤다며 이것저것 참 맛있게 드시다 가셨다.

특히 된장국을 끓이면 맛있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며 드시는 모습을 보고는 올해 된장국을 끓이는 나나 그것을 먹는 아이들이나 모두 엄마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큰딸이 된장국을 보자마자 한마디 툭 던졌다. '할머니가 이거 엄청 맛있게 드셨는데, 할머니 다시 오시면 안 되나?'


산마늘이라는 나물의 장점은 파의 식감과 마늘의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슨 요리에 넣든 파와 마늘을 추가로 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물 자체가 물기가 많이 없어서 만두, 부침개, 잡채, 김밥에 넣어도 물컹하지 않고 아주 좋은 식감과 맛을 낼 수 있다.

지천으로 자라는 산마늘 덕분에 우린 매년 봄마다 만두, 잡채, 김밥, 부침개, 페스토, 수프, 된장국, 나물, 장아찌, 김치등 다양하게 해 먹으며 원기를 보충한다.


페스토: 산마늘 200g, 올리브유 125g, 잣 40g, 파마산 치즈 50g, 소금 한 꼬집을 넣고 푸드프로세에 갈아서 유리병에 넣고 페스토가 잠길 만큼 올리브유를 부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1년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주로 파스타에 넣어 먹거나, 피자 베이스로 쓰거나, 마늘빵처럼 바게트에 발라 구워 먹는다.


산마늘버터: 산마늘 50g, 버터 250g을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섞고 소금은 맛을 보아가며 넣는다. 다 되면 랩에 넣고 김밥 모양으로 돌돌 말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먹을 때 꺼내 조금씩 잘라가며 빵에 발라먹거나 갈릭브레드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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