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은 각자 몫
You`re old enough to pack your own lunch
개학날 둘째의 단짝친구 T가 내가 점심시간에 일하는 학생리셉션에 인사를 하러 왔다. 동생이 올해 입학을 했는데 혹시 동생(Z) 지나가는 것 보았냐고 물었다.
" 혹시 Z 못 봤어요?"
"동생은 왜 찾아?"
"점심 도시락 같이 먹고 싶어서요. 엄마가 동생은 맛있는 점심 싸주고 저는 안 싸주셨어요. 저는 이제 제가 충분히 자기 도시락은 스스로 쌀 줄 아는 나이라고 하셨어요."
T의 나이는 만으로 13살이다. 이제 13살이면 본인 도시락은 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끔 수업 들어가면 아이들 가방에 금방 냉장고에서 꺼내온 듯한 당근, 오이 등이 보일 때가 있다. 한 번은 학생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오늘 요리수업이 있냐고, 그럼 학생들은 나의 질문에 의아해하며 "이거 제 점심 스낵인데요?"라고 대답했던 것이 이제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특히 부모 모두가 일을 하는 경우 학생들이 직접 자기 도시락을 싸야 하다 보니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그냥 이것저것 주워 담아 등교를 하는 것 같다.
17살 딸아이 도시락을 아직까지 고심하며 입맛 고려하며 싸주고 있는 내가 뭔가 중대한 결정을 할 때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