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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하는 창업가 Nov 30. 2019

[웹기획]우물 안의 웹기획자

"기획 누가 한 거예요?" 이 한마디에 나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웹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계기

다모임 때문에 한국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 같던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2005년 쯤에 미리 가입은 했지만 어려운 UI와 익숙하지 않은 기능 때문에 바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지인들이 늘어가면서 몇 년이 지난 한참 후에 페이스북을 다시 사용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을 자주 사용할 때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유행했고 IT 문외한이었던 내가 IT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시 스마트폰의 영향도 컸었다.)

IT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지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은 충동이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을 잘 만들면 전 세계 사람이 내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2012년에 처음 창업지원사업에 지원하였고 그 과정에서 외주 개발사를 찾아보았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네이버 검색을 통해 외주 개발사를 검색하고 몇 곳에 직접 전화를 했다.

똑같은 요구사항인데 어떤 곳은 1000만 원, 어떤 곳은 5000만 원의 견적서를 보내주었다. 그 당시에는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처음 제작한 웹기획서


웹기획자로 첫 출근

2014년 알고 지내던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무급인턴도 좋으니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30살이라는 적지 않는 나이에 불구하고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할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반플레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기회를 주었다.

나는 3개월만 일을 배우고 다시 창업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IT 관련 업무를 많이 배우지 못했고 결과적으로는 2년 넘게 '어반플레이'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IT 관련 업무보다는 지금 사업하는데 필요한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IT업무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는 할 수는 없었고 모든 회의에 참관하였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IT에 대한 공부를 했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나는 성장하지 못했고 나의 무기력함을 느꼈었다.

그 당시의 경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인턴이 새로 합류하면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한다. 처음은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투자한 시간만큼 성장한다.

6개월 정도 프로젝트 회의에 참여해보니 무엇을 배워야 할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사수가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회의에 참여하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간혹 상대방이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힘들어하는 내색을 하면 커피나 밥을 사면서 끝까지 질문을 했었다. 그리고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T아카데미(https://tacademy.skplanet.com/frontMain.action)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들으러 갔었다.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좋은 교육 콘텐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환경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접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콘텐츠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감도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는 많이 접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회사 외부에 멘토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정도 멘토를 얻을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상의 문제 때문에 멘토와 연결이 되지 못했다. 멘토를 해주시겠다는 분이 옆 회사의 대표님이셨는데 지금은 EXIT을 하고 다시 창업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20개월 동안 3개 정도의 프로젝트에서 기획을 하다 보니 앱 기획 외주를 받을 정도의 업무 스킬이 쌓이게 되었다. 앱 기획에 대한 공부를 통해 실력이 증가된 것도 있지만 여러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실무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었다.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떻게 기획을 하는 것이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었으며,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커뮤니케이션을 줄일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경험한 다른 기획자의 장점 혹은 단점을 들으면서 내게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갈 수 있었다.


실력이 출중한 사람일수록 실력이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넷플릭스의 사훈을 빌려 말하면 '좋은 팀원이 있는 곳이 복지가 좋은 회사다.'


찾아오는 자만심

2년 차가 넘어가면서 회사 주요 프로젝트의 PM과 동시에 기획, 마케팅, 특허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다행히 경험이 많은 개발자 덕분에 실무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고, 6개월간의 개발을 통해 미팅 자리에서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는 정도의 단계가 되었다.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외부 미팅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러던 중 다른 스타트업의 대표님에게 "이 앱 기획은 누가 한 거예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 대표님의 한마디가 나의 자존감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물론 그 대표님은 인사치레로 하신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다 보니 자존감에서 자신감으로 편하게 되었다. 그럼과 동시에 초기에 공부하는 자세와 시간들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마치며

나는 웹/앱 서비스 기획을 한 지 5년이 되어가고 있다. 초기에는 앱 서비스를 기획을 했고 지금은 웹 서비스를 기획을 하고 있다.

이 글은 내가 처음 웹/앱 기획을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스킬을 쌓았는지를 돌아보며 쓰는 회고록이다.

5년 정도 기획을 해왔던 나는 좋은 성과를 내는 기획자일까? 최근 업무를 하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나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부족한 기획자다."라는 결론을 내려야 했다. 개발자도 현직에서 계속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개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처럼 기획자도 자신이 만드는 서비스 분야를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했었지만 지금의 내가 만드는 서비스, CRM 시스템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 것이 나의 현실이다. 즉, 내가 몇 년 동안 웹기획을 했는지보다는 어떤 분야의 오래 동안 지속해서 기획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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