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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liy Feb 27. 2023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respectively, Peter Weibel. Art as an Act of Cognition)》

2023. 2. 3 – 2023. 5. 1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Seoul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페터 바이벨 Peter Weibel


'형식과 내용은 공간의 유서깊은 홀에서 형제이자 자매이다. 나는 나 자신이 시라고 믿는다. 가장 나다운 나는 시이다.’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처음 관람객을 맞는 작품 <항등 정리: 트리티티> (1975) 의 혼합된 인용구이다. 디지털 몰핑 기법의 전신과도 같은 효과를 통해 겹쳐지며 나타나는 시인 니콜라우스 레나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예수 그리스도 초상은 작품을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전, 전시 전체를 정의내리며 시작을 알린다.


1960년대부터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로 활동한 페터 바이벨은 삶의 주축이 되는 사회와 정치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과거 관습적인 예술에 의의를 제기하며 실험 문학, 퍼포먼스, 실험 영화, 미디어 아트등 끊임 없이 형식의 차원에서 세계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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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언어와 미디어, 나아가 실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고유한 작품 세계를 통해 ‘논리적 접근이 지닌 치유의 효과에 대한 믿음(페터 슬로터다이크)’을 기반으로 관객에게 세상을 단순화하여 해석하는 기존의 모델들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출처: 국립 현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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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되는 포트폴리오에서>,1968/1969, 디지털 16mm 필름, 컬러, 무음, 1분 39초. 작가 소장

<감정의 화산학>, 1973, 3채널 비디오 설치, 디지털 비디오, 흑백, 사운드, 9면 모니터 벽, 가변 크기, 7분 18초. 작가 소장


누구나 추악하고 아름다운 욕망들을 가지고 살지만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았거나 차마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내재하는 욕망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존재들은 주로 예술가이다. 안료, 물감, 연필같은 재료로 직접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거나 혹은 재료를 감하고, 재료에 가하여 욕망의 모양을 조각하거나 혹은 서사를 가진 한편의 영화로 만들기도 한다. 그들은 분출하지 못해 속에서 곪아드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욕망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박찬욱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잡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열망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솔직한 자만이 곪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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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블러드. 텔레 액션VII> 1972, 1983, 디지털 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4초, 작가소장


예술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고향이 들어있다. 예술은 인류 역사의 아방가르드이다. 예술은 한편으로 정치와 예술 사이의 간극에서 나온다. 마찰과 충돌이 생기고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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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문화와 그것을 둘러싼 지식을 연구하는 마커드 스미스 Marquard Smith 넘치는 시각 문화 서적들이 이미지, 대상, 주체, 환경이 서로 겹쳐지고 흐릿하게 되거나 수렴되고 서로 매개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페터 바이벨은  지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활용하여 인식론적 의구심들을 실험해보는  같았다. 가능한 모든 감각기관을 총동원하여 감상해야 하는 그의 작품은 , 영화, 미디어, 종교, 언어, 과학, 의술, 카메라와 같은 기술의 발달 등이 감각들이 연계되고 작용해 만나는 지점임을 말한다. 상호 의존적이고 교환적인 작품과 관람객의 모습은 사회를 이루는 많은 논의와 발화들이 모두 예술의 소비 주체이자 대상, 그리고 생산 주체이자 대상이   있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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