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시장에 대해 알고 싶은 당신에게
IT 기업을 찾아보다보면, 적지 않은 기업이 'SI'라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SI가 도대체 뭘까요? 그리고 SI 개발은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우선 SI란, System Integrator 의 줄임말입니다. 거칠게 번역하자면 시스템(구조)을 통합한다는 뜻이 됩니다. SI는 여러 기업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을 통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날, 몇몇 IT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스스로를 SI로 정의 내립니다. 하지만 보통 SI 서비스는 IT 서비스 회사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제공하는 수 많은 서비스 중 하나일 뿐입니다.
SI는 대규모 기업들이 IT시스템의 통합을 모색하기 시작하던 198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1980~90년대 기업 또는 금융기관 등에서 비핵심 IT 부문을 위탁 관리하거나 운용해주는 IT 아웃소싱과 자원이나 서비스 운영 및 관리를 제잠자를 통해 대행하게 하는 매니지드 서비스(Managerd Service)의 등장, 그리고 2000년대 클라우드 서비스제공으로 혼합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습니다. IT 서비스 제공업체는 컨설팅, 시스템 통합,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혼합하여 제공합니다.
SI 업무는 클라이언트와 여러 번 미팅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어떤 기술을 요구하는지 정의하기 위함입니다. 미팅을 통해 설정된 결과는 후에 이어질 통합 프로세스의 기반을 이룹니다. 이 SI 프로세스에는 디자인, UX 설계, 애플리케이션 제작, 하드웨어나 네트워크의 통합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국내 SI 업체 중 잘 알려진 곳으로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이 있습니다.
한국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서 통계법 제27조(통계의 공표)에 따라 2018년 8월 공표한「2018년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통계승인 제37501호)」에 따르면, SW기술자의 평균임금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SW기술자를 나누는 기준은 각각 해당 자격증 보유의 경우에만 따르는 경우이며, 실제 업계 내에서 SI를 위해 적용되는 SW개발자의 임금과는 상이합니다.
자격증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조사된 IT직무별 SW기술자 평균임금을 보는 경우에도, 실제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아래와 같은 평균임금은 다룰 수 있는 기술, 스택, 연차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값입니다.
게다가 이는 논란이 되었던 ITSQF(IT분야 역량인정 체계)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ITSQF는 2016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발표한 체계로, 학력, 자격, 현장 경력, 교육훈련, 대회 수상 경력 등을 평가 기준으로 반영해, SW기술자 개인의 역량 수준을 직무별로 분류했습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실력이 천차만별이고 개인 역량에 따라 시장에서 다른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실상 개발자의 실력을 정량적 기준으로 평가해 등급으로 매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실력을 정량적 기준으로 평가해 등급으로 매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이 학력, 경력, 자격증, 교육훈련 같은 것이라면, 실제 업무? 고려하지 않은 기준입니다.
구루, 프리랜서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프리랜서나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 혹은 다루는 툴에 대한 능숙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연관 포트폴리오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임금은 프리랜싱 팀 혹은 기업이 제시한 시간당 임금으로 책정하며, 업무시간에 대한 구분이 확실한 편입니다. 클라이언트가 프로젝트나 직무별로 계약금액을 제시하고 그에 맞추어 프리랜서나 기업이 지원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국내와는 다르게, SI 업무를 하는 실무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상당히 효율적인 계산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SI 개발자의 등급을 초급, 중급, 고급 (400, 500, 600) 으로 세 개의 등급으로 나눕니다. 일반적으로 세 개의 등급은 각각 프로젝트 투입 1개월을 기준으로 초급은 월 400만원 전후, 중급은 월 500만원 전후, 고급은 월 600만원 전후의 임금 책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업체나 프로젝트마다 상당히 다릅니다. 어떤 프로젝트이며 어떤 직무로 어떤 기술 및 스택이 요구되는지 그리고 연차나 직급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등급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면, 7~10년차 풀스택 개발자를 고급, 백엔드가 가능한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중급, 간단한 프론트엔드 업무가 가능한 퍼블리셔를 초급으로 나누는 식입니다. 보통 초급개발자는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개발 SI에는 투입되지 않습니다. 중급개발자와 고급개발자는 연차와 업무 능숙도에 따라 나뉘며, 실제 다룰 수 있는 언어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고급 이상의 개발자는 하나의 특화된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문제는 클라이언트마다 개발자의 등급을 나누고 그에 따른 적정 임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매우 상이하며, SI 업체는 클라이언트의 기준에 맞출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업무시간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다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업무에 투입되는 각 실무자의 근로계약을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제 4장 제 50조 1항의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와 2항의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에서 명시하는 근로시간에 대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시간당 임금으로 계약하는 해외와는 다르게 프로젝트 완료일을 기준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 수당이 따로 지급되지 않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A업체에서는 30일을 기준으로 모든 요일에 일 8시간 근로를 한다고 생각하여 임금을 책정하고, B업체에서는 법정근로일을 제외한 일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삼고, C업체에서는 탄력적으로 일 N시간 근로의 기준 없이 아무때고 연락하여 프로젝트 진행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 SI의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SI업체 혹은 SI개발을 하는 프리랜서 개발자들도 자신들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법정근로일 기준으로 일 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하거나, 토-일을 제외한 평균 한달 근로 일수인 21~20.8일 근로를 기준으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 및 스택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프로젝트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그에 적합한 임금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To know thyself is the beginning of wisdom.” 그러니까 스스로에 대한 앎이 지혜의 시작이다(너 자신을 알라) 라고 했습니다.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클라이언트의 계약에서도 지혜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참고링크1: https://searchitchannel.techtarget.com/definition/systems-integrator
참고링크2: https://www.sw.or.kr
참고링크3: https://www.zdnet.co.kr/view/?no=20161220153050&re=R_20161222090915
참고링크: http://www.law.go.kr/%EB%B2%95%EB%A0%B9/%EA%B7%BC%EB%A1%9C%EA%B8%B0%EC%A4%80%EB%B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