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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yeon Aug 20. 2022

본고딕이 질렸다면, 이런 폰트는 어떤가요?

한글 무료 폰트 추천


 디지털 환경으로 제공되는 프로덕트 디자인 및 개발에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폰트입니다.

UI 시스템에서 폰트를 적용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3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1. 국문과 영문을 모두 지원하는가

2. 국문과 영문의 형태와 크기가 조화로운가 (가능하다면 숫자와 기호까지)

3. 다양한 웨이트(weight)를 지원하는가.



어디서 본 폰트같은데..?


 국내 사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국문 폰트는 아마도 맑은 고딕, 본고딕(Noto Sans KR), 애플산돌고딕네오(Apple SD Gothic Neo) 이 세가지입니다. 


맑은 고딕

 맑은 고딕은 Microsoft에서 한국의 글꼴회사인 '산돌'에 제작을 의뢰하여 만든 폰트이며 한글 Windows와 Office에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한글 폰트입니다. 국문과 영문의 차이가 크지 않고 무난하고 가벼운 인상을 줍니다. 다만 Windows내에서만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며, 모든 상업 이용 시 별도의 라이센스가 필요합니다.


본고딕

 본고딕(Noto Sans)은 Google과 Adobe가 공동으로 개발한 폰트로, 구글은 노토산스(Noto Sans)라는 이름으로, 어도비는 본고딕(Source Han Sans)이라는 이름으로 배포했습니다. 구글의 노토산스(Noto Sans)는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어도비는 자체 폰트 클라우드 이용 시에만 사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5.0버전 부터 노토산스(Noto Sans)를 시스템 폰트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산돌고딕네오

 애플산돌고딕네오(Apple SD Gothic Neo)는 맑은 고딕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글꼴회사인 '산돌'에 제작을 의뢰하여 개발한 폰트입니다. Apple 제품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폰트이며, Apple 제품 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가능합니다.

애플 법적고지 지적재산권



이게 최선일까?


 사실 한글 폰트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여 만드는 한글의 특성상, 영문 폰트보다 제작 난이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영어와 다르게 초성, 중성, 종성을 가지고 있어 하나의 자음도 조합에 따라 다른 형태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국어사전에 명기된 표준 글자로 폰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 2350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적절한 폰트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리소스가 필요하다보니, 기업이 주도하여 폰트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문 폰트는 기업이 아닌 개인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폰트를 만들고, 배포 또는 판매하기도 합니다.)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운 폰트를 사용하여 프로덕트의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글자가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도, 일정이나 리소스의 문제로 결국 기본 시스템 폰트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본고딕(Noto Sans)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오픈 소스 폰트가 배포되어 디자인계에 화제가 되었습니다. 두 폰트 모두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높은 완성도로 제작되었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프리텐다드(Pretendard)

제작자: 길형진(Orion Cactus)

배포: Tistory blog, Github

Apple의 system-ui가 익숙한 나로서는 San Francisco와 Apple SD 산돌고딕 Neo가 없는 다른 환경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글꼴을 꾸준히 갈망해왔다.
 (중략)
본문용 무료 글꼴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는 Noto Sans KR—본고딕은, 그 글자를 조형하는 여러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자간을 조정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과, 본고딕의 한글 크기가 대부분의 한글 글꼴들과 비슷하게 다국어 타이포그래피 환경에서는 조금 크게 자리잡아 라틴 글자와 섞어쓸 때 글자 비율을 어느정도 조정해서 쓰는 점이 제품을 만드는 데 어느정도 부채가 쌓이는 상황이라 보았고, 이처럼 적합하지 않은 글꼴로부터 생기는 추가적인 소요를 줄이자는 데에서 이 프로젝트를 2020년 11월부터 천천히 다듬어왔다. 

Apple의 타이포그래피 환경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제작한 system-ui를 대체하는 글꼴로, Inter와 본고딕, 그리고 M PLUS 1p을 바탕으로 다듬어진 Pretendard는 읽기 환경에서 가독성과 시각 보정을 위해 추가적인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본고딕에는 없던 SemiBold와 ExtraBold 굵기를 지원하여 총 9개의 글자가족(Font Family)를 제공해 좀 더 섬세한 굵기를 요하는 타이포그래피 트렌드에 맞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폰트 자체의 비율, 형태, 글자 높이, 자간을 수차레 조정하여 정밀하게 정돈된 스타일을 만들었으며, @,  ₩, 화살괄호, 낫표, 말줄임표 등 한국어 환경에서 자주 쓰이는 기호 등을 추가하거나 모양을 다듬는 등 섬세한 미적 완성도를 추구했습니다. 배포 후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 크게 화제가 되어,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활용 중에 있습니다. 

 최초 배포는 2021년 6월이며, 최근(2022년 6월)까지도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출처: 제작자 블로그
출처: 제작자 블로그
프리텐다드(Pretendard)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


수트(SUIT)

제작자: 윤병선(SUNN-US)

배포: Blog, Github

많은 프로덕트에서 다양한 사용자의 환경과 무관하게 동일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본고딕―노토산스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한글과 어울리지 않는 그로테스크 계열의 라틴 글자와 숫자, 어긋나 있는 버티컬 메트릭스, 넓은 자간 같은 이슈들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완성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개발자와의 언어 차이, 출시 스케줄, 리소스 부족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그 노력을 프로덕트에 반영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SUIT―수트는 반복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완성도 높은 형태를 유지하며, 소모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줄일 수 있도록 제작한 UI 본문 전용 폰트입니다.

 SK PLANET에 재직중인 디자이너 윤병선님의 사이드프로젝트로, 'SUIT'은 'UI에 최적화된 글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본고딕 한글꼴 기반으로, 글리프형태가 좀 더 부드럽고 버티컬 메트릭이 중앙이라 정렬 이슈가 적습니다. 그래픽 메타포로 흔히 사용되는 기호는 그 자체로 UI요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형태로 제작했고, 구두점과 괄호 등의 위치를 한글에 맞추고 부피감을 조절했습니다.

 특히 놀라운 디테일은 UI디자인 환경을 고려한 행 높이, 수직 정렬, 자간, 크기 조정 등으로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꿔왔던 고품질의 한글 폰트입니다. 

 최초 배포는 2022년 1월이며, 최근(2022년 7월)까지도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출처: 제작자 블로그
출처: 제작자 블로그
수트(SUIT)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



이 글꼴들이 개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기업에 의해 채택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오픈소스' 덕분입니다. 오픈소스란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만든 결과물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개된 결과물은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해 사용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이를 다시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폰트 디자이너들은 "노동 강도에 비해 보상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보통 디자이너 폰트는 10만선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출판, 로고, 영상, 웹 등 상업적 사용 권리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한글 폰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로 인해 국내 폰트 제작 환경이 개선되어 폰트 디자인 시장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랍니다. 





*이 글은 본고딕으로 작성했습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참고1: "오픈소스 고마워" 한글 글꼴 다양성에 날개 달았다 - 매일경제

참고2:  "한글인데 왜 돈 내?" 한글서체의 현실 - 한경 뉴스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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