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노 noNo May 25. 2022

나는 했다, 졸업을.

그러니까 그게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지난번에 올린 글 이후로 1년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사이에 박사 학위를 땄다. 그렇지만 역시나 순탄한 시간은 아니었다. 올해 안에 졸업하겠다던 다짐이 물 건너가고 있음을 느낄 무렵, 또다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차라리 외부적인 상황이 날 가로막고 있는 것이었다면 핑계라도 댈 수 있었을텐데 철저히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으로 인한 계획 실패였다.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인생 같으니라고! 그래, 언제 내 인생이 나한테 예의를 갖춘 적이 있었다고.. 그래도 위기 같은 건 깜빡이라도 좀 틀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럼 미리 마음의 준비라도 하지.


유일한 핑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계획의 차질이었지만 사실 하던 일의 환경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그것 역시 비겁한 변명일뿐이었다. 어찌저찌 무기력과 슬럼프를 통과해 드디어 학위 논문 최종심사 dissertation defense 날짜를 잡았다. 통상 커미티 교수님들께 2주 전에 완성된 논문을 보내고, 지도 교수님께는 그보다 먼저 보내기에 논문 심사 날짜 3주 전쯤 논문을 완성했다. 여전히 부족하고 마음에 안드는 것 투성이었지만 성취감에 취해 며칠은 짧고 굵은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또한 오래가진 못했지만...


되돌아보니 논문 심사 날짜를 정하고 나서 최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던 것 같다. 마감이 영감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누구나 아는 팁을 덧붙이자면 마감 전에 벼락치기로 쓸 수 있으려면 기본 재료는 그 전에 넉넉히 마련해 두는 게 좋다. 당장에 필요해보이지 않더라도 선행연구든 본인의 분석이든 한 파일에 모아 저장해두면 나중에 실질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최종 심사의 날이 다가왔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보통은 하면 누구든 참여할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메일을 보내온 사람이 없었기에 지도교수님과 , 그리고 커미티 교수님  ,  다섯 명이 참석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발표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진행됐다. 떨릴  알았는데 다행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들은  잠시 나가 있으라는 ! 받고 회의방에서 나가   분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들어갔더니 교수님들께서 "Congratulations Dr. H"라고 박수를 쳐주셨다. 짙은 농도의 후련함.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는 ... to be continued



작가의 이전글 나만의 무기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