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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E Sep 12. 2020

왜 투자해야 하는가?

우리가 투자해야 하는 이유: WHY?

 


초등학교를 입학하며 가장 먼저 배운 것은 6하원칙을 기반으로 문장을 구성하고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매일 일기를 검사받고 6하원칙에 기반해 지적을 받았던 것 같다.


‘누가, 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의 6개의 원칙을 살면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럴 것이다.


“나는 오늘 학교를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함께 PC 방에 가서 4대 4로 스타크래프트를 했다”

“학교를 땡땡이 친 게 걸려서 나는 오늘 엄마에게 크게 혼났다”

“하지만 난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게임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일기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작문이 되고 에세이로 심화되지만 한 장 짜리 일기도 수 십장의 에세이도 글의 구조는 6하원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6하원칙이란 틀에 맞춰 사고를 정리해 학창 시절 내내 글을 써서 그런지 6하원칙은 단순히 글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6하원칙의 사고는 대학교 졸업 이후에도 중요한데 대표적인 예가 회사에서의 기획안 작성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기획은 대게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초콜릿 A 기업의 신규 프로젝트 기획안-

WHY?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인가? 

▷ 회사 매출을 올린다


WHO? 프로젝트의 타깃은 누구인가? 

▷ 상대적으로 단 맛을 좋아하는 젊은 층


WHAT? 프로젝트의 상품은 무엇인가? 

▷ 초콜릿(기왕이면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초콜릿)


HOW? 어떻게 팔 것인가? 

▷ 연애 시작 후 100일 혹은 1년 때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것처럼 초콜릿 교환을 하나의 이벤트 데이로 지정(=마케팅을 열심히 한다)


WHEN? 언제 팔 것인가? 

▷ 1년에 한 번 밸런타인데이(자주 하면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낀다)


WHERE? 어디서 팔 것인가? 

▷ 소비자와 접점을 가장 많이 갖는 전국의 편의점에 진열


위의 예시는 매우 단순하지만 한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바로 무언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6하원칙(혹은 그 일부)을 기반으로 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기 위해서라도 6하원칙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정리가 필요하다. 가령 초콜릿 공장 A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사람들에게 ‘특정 이벤트 날에는 연인끼리 초콜릿을 교환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마케팅이 필요함을 6하원칙을 통해 알게 됐다.


문제를 잘 정의할수록 솔루션이 명확해진다. 최소한 WHY는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는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야말로 6하원칙 중 WHY를 명확하게 집어야 하는 분야다. 하지만 대게 투자와 관련해서 사람들의 관심사는 WHERE(어디에 투자할까?)에 집중된다. 무턱대고 앞을 향해 돌격하는 것은 소설 속의 돈키호테가 아닌 이상 현실 세계에선 그리 멋지지 않다. 당연히 오래가지도 못하며 대게 실패한다. 


WHY에 대해서 알아보자.




저금리와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


WHY에 대한 답변은 우선 저금리 때문이다. 저금리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조로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의 기준 금리는 현재 0%을 전후로 위치해 있다. 가령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이며 스위스의 경우 -0.75%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데 이자를 못 받거나 되려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아니러니 발생한다.


물론 국민의 예금계좌에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반발을 낳을 수 있어 선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중이다. 가령 EU의 기준금리는 -0.5% 이지만 실제로 예금 계좌에 부과하는 금리는 -0.5% 액면 그대로가 아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저금리 혹은 마이너스 금리의 등장은 가장 보편적인 無 위험 자산 증식의 수단인 예/적금의 효용을 퇴색시킨다. 


즉 저금리 시대에서 동일 액수의 이자 소득을 얻기 위해선 고금리 시대보다 "더 적게 소비"하고 "더 많이 저축" 해야만 한다.


더불어 저금리는 국민의 노후를 지탱해 주는 연금 수령액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노년이 되어 받는 연금은 흔히 세금을 기반으로 연금 기관이 운용하는 연금 펀드(Pension Fund)에서 나온다. 연금 펀드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국민연금이며 국민연금 외에 공무원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무원연금과 사학 제단의 교직원 및 교사 등의 노후를 책임지는 사학연금이 대표적이다. 연금 펀드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모든 연금 펀드는 (1) 투자와 (2) 신규 유입(세금)을 통해 사이즈를 지속적으로 키워간다. 즉 신규 자금 유입이 고정이라면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수록 향후 지금 가능한 연금의 액수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규 자금 유입은 고정일 수 없다. 저출산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연금 펀드의 투자 대상은 다양하지만 국민의 노후를 책인지는 펀드의 특성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의 비중이 높다. 높을 뿐만 아니라 자산배분 비율에 맞춰 일정 비율 이상을 유지해야만 한다. 수익률은 높지만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고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낮은 채권에 자산의 일정액을 넣어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전략의 기본 골자다.


문제는 기준 금리가 저금리로 내려감에 따라 모든 금리 관련 자산들(예금 및 채권 등)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점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수록 채권에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만 하는 연금 펀드의 수익률은 구조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게 됨을 뜻한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될수록 연금 수령으로 보호받는 노년의 삶은 빈곤의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우리는 보다 오래 그리고 보다 많이 일해야만 한다.


저금리의 공포는 일본과 대만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금리 레벨이 높은 아시아 국가에선 조명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오래 지속되어 온 일본 및 유럽에선 점차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유로존의 기준 금리는 -0.5%로 저금리/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찬반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다. 



출처: Tradingeconomics


※기준 금리: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초과 지준금에 부과하는 이자율. 예금자가 시중 은행에 예치하고 받는 예금 금리와는 다르다(유로존의 예금 금리는 현재 0%)


유로존의 중앙은행인 ECB(European Central Bank)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가장 강렬하게 반대표를 날리는 곳은 현재 독일이다. 대공황 때 겪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트라우마로 재정 건전성 유지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진 독일은 ECB의 마이너스 금리에 엄청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BILD)는 마이너스 금리가 독일 국민들의 소득을 빨아먹는다며 전 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를 드라큘라 백작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출처: BILD

Mario Draghi(마리오 드라기) + Count Dracula(드라큘라 백작) ▶ Count Draghila(드라길라 백작)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0.50%다. 선진국과 같은 제로 바운더리에서 금리 수준이 그리 멀지 않다. 어쩌면 일본 및 유럽과 같이 제로 ~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금리가 내려갈수록 이자 소득은 점진적으로 증발하고 우리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더욱 멀어지게 된다.


드라길라 백작님의 희화에서 나타나듯이 저금리는 예금자들의 명백한 적이다. 그리고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드라길라 백작님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함께 이제 한국에도 와 계신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저금리 시대의 라이프 스타일은 무엇인가? 


이는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일하는 삶이며 

동시에 더 적게 소비하고 더 많이 저축하는 생활이다. 


저금리 시대에 위 와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다. 투자는 필수다.


저금리라이프 스타일 – 투자의 6하원칙의 WHY에 해당되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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